심리학 거장 50인의 수명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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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거장 50인의 수명분석
  • 2020.08.13 16:00
「50인의 심리학 거장들(Fifty key thinkers in psychology)」 중 44인의 심리학자들의 평균 사망 나이는 77.91세이다. 나머지 6인은 2020년 7월 31일 기준으로 생존해 있으며 그 중에는 왕성하게 활동 중인 학자도 있다. 그들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50인의 수명에 관한 기술통계

심리학 거장 50인 중 현재 생존하는 6인을 제외한 44인의 평균 수명은 77.91세이며 표준편차는 13.39세이다. 최대값은 101, 최소값은 38세이다. 가장 옛날 학자는 헤르만 헬름홀츠(1821~1894)이며 제일 막내 학자는 현재 73세인 존 앤더슨이다. 나이는 연도 만으로 계산한 나이이다. 가장 장수한 학자는 남녀 모두 101세로 제롬 브루너와 엘리너 맥코비이다. 사망한 나이 분포를 보면 그 비율은 80, 70, 60, 50대 순이다. 38세에 결핵으로 사망한 레프 비고츠키는 평균에서 표준편차의 두 배보다 더 아래에 해당되어 아무래도 이탈치outlier로 봐야 할 것 같다. 50인의 거장들의 출생 및 사망 연도 그리고 생존해 있는 경우 2020년 기준의 나이를 기재한 표는 아래에 제시하였으니 평소 흠모했던 거장들을 찾아보라.

101세까지 살았던  제롬 브루너. (C)Santiguana. https://www.deviantart.com/santiguana/art/Jerome-Bruner-221729231
100세를 넘긴 제롬 브루너. (C)Santiguana. https://www.deviantart.com/santiguana/art/Jerome-Bruner-221729231

살아있는 거장

언제 잠을 자는지 모를 정도로 모든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펼치고 있는 노엄 촘스키나, 믿고 싶지 않은 인간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들었던 스탠퍼드 감옥실험으로 유명하지만 이후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은 필립 짐바르도, 이 두 학자는 2020년 기준으로 92, 87세의 고령이다. 현재 생존하고 있는 6인은 101세의 최장수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있다. 이 책을 기준으로 할 때 최고의 장수 기록을 따라 잡을 추격자는 앨버트 반두라이다. 반두라는 현재 95세로 심리학 교과서에만 나오는 과거의 인물이 아니다. 살아 있다.

1인 추가요

50인 외에 심리학 거장에 추가될 학자들의 후보는 많을 것이다. 나는 이 학자를 추천한다. 미국의 양대 APA(미국심리학회, 미국정신의학회) 모두로부터 공로를 인정 받았던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인 아론 벡(1921년생)은 얼마 전에 무사히 생일(718)을 넘겨 만 99세,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는 100세가 되었다. 50인에는 프로이트, 파블로프 등 처음부터 심리학자가 아닌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으니 정신과 의사인 아론 벡도 심리학의 거장이라고 할 만하다 싶다.

결론 내리기 전에

다른 학문분야의 학자나 다른 직업군과도 비교해봐야겠지만 그런 복잡한 절차는 다음으로 미루자. 인그룹in-group에 국한하련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점을 가정하고 생각한다. 병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건강하게 살았던 나날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 상건강수명healthy life years을 산출해 봐야겠지만 그것을 알기도 어렵고 또 우리가 대개 장수라는 것에 부여하는 여러가지 미덕을 감안해서 그냥 장수는 좋은 것이다라고 보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삶의 질은 따지 않는다. 순전히 삶의 양만 보자.

혹시 이것이 장수의 비결?

장수의 그럴듯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밖에 잘 나다니지 않아서 사고 당할 일이 없었다. 따라서 죽을 위험이 낮았다. 둘째, 공부와 연구로 두뇌활동을 활발히 해 누구보다도 뇌 건강이 뛰어났다. 축구를 하는 사람보다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셋째, 혹시 깊은 몰입flow의 결과일 수도... 그 자신도 현재 장수하고 있는 미하이 칙센미하이(1934년생)의 특허인 몰입은 뭔가 하나에 깊이 열중함으로써 경험하는 행복의 한 형태이다. 그에 따르면 몰입과 장수가 관련성이 있다는데 심리학의 거장 50인은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연구에 아주 깊게 몰입했을 것이 분명하다.

또 다른 가능성

3개의 가능한 설명 정도로 짧은 나의 생각에 옆 방 교수님의 의견을 좀 이어 붙여 본다. 그 교수님에 의하면 거장의 삶이란 우리와 같은 아랫 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단다. 거장들은 평범한 사람의 일상을 넘어서서 조화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란다. 당연히 거장은 아니지만 심리학자로서 교수인 나만 보아도 뾰족한 성과 없이 늘 시간에 허덕이는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옆방 교수님 또한 바빠서 그러한 진지한 토의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우리는 거장은 아니지만 어쨌든 열심히 산다.

거장 수명분석의 교훈

향후에는 거장들의 전공분야와 그들이 앓았던 질병, 사망원인 등에 대해서도 탐색해 볼 예정이다. 그럼, 잠정적인 결론이다. 심리학의 거장이라는 말이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닐 것이고 그것도 200년 이상의 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50인 안에 들었다는 것은 그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 아닐까. 그랬기 때문에 그들의 이름과 업적은 지금도 기억되고 회자되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 거인의 어깨에 기대어(예전부터 학위논문을 쓰는 대학원생들 사이에서 자주 인용되는 표현) 심리학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죽도록 공부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오래 살았다라고. mind

* 「50인의 심리학 거장들」은 Noel Sheehy「Fifty key thinkers in psychology를 정태연과 조은영(2009)이 번역한 책으로, 심리학 교과서에서 이름으로만 접하던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학문적 업적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어 심리학도들에게 또다른 루트로 심리학을 배우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표 1. 50인의 심리학 거장들의 출생 사망 년도와 2020 731 현재 나이

학자 이름

나이

출생년도

사망년도

학자 이름

나이

출생년도

사망년도

Jerome Bruner

101

1915

2016

Sigmund Freud

83

1856

1939

Eleanor Maccoby

101

1917

2018

Charles Spearman

82

1863

1945

Albert Bandura*

95

1925

 

Hans Eysenck

81

1916

1997

Anne Anastasi

93

1908

2001

Donald Hebb

81

1904

1985

Raymond Cattell

93

1905

1998

David McClelland

81

1917

1998

Endel Tulving*

93

1927

 

Roger Sperry

81

1913

1994

Noam Chomsky*

92

1928

 

John Watson

80

1878

1958

Erick Erikson

92

1902

1994

James J Gibson

75

1904

1979

Solomon Asch

89

1907

1996

Alekandr Luriya

75

1902

1977

Francis Galton

89

1822

1911

Edward Thorndike

75

1874

1949

Wilhelm Wundt

88

1832

1920

Walter Cannon

74

1871

1945

Richard Gregory

87

1923

2010

John Anderson*

73

1947

 

Robert Luce

87

1925

2012

Hermann Helmholtz

73

1821

1894

Ivan Pavlov

87

1849

1936

Gordon Allport

70

1897

1967

Philip Zimbardo*

87

1933

 

Clark Hull

68

1884

1952

Alan Baddeley*

86

1934

 

William James

68

1842

1910

Carl Jung

86

1875

1961

Donald Broadbent

67

1926

1993

Konrad Lorenz

86

1903

1989

Maximilian Wertheimer

63

1880

1943

Burrhus Skinner

86

1904

1990

Abraham Maslow

62

1908

1970

Carl Rogers

85

1902

1987

Lawrence Kohlberg

60

1927

1987

Herbert Simon

85

1916

2001

Edward Titchener

60

1867

1927

Ulric Neisser

84

1928

2012

Kurt Lewin

57

1890

1947

Jean Piaget

84

1896

1980

Alfred Binet

54

1857

1911

Frederick Bartlett

83

1886

1969

Stanley Milgram

51

1933

1984

Edward Bowlby

83

1907

1990

Lev(Leon) Vygotsky

38

1896

1934

) 거장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중간 이름(middle name) 생략하였고 나이는 출생 월일은 무시하고 출생연도만 기준으로 나이로 계산하였음. * 2020 7 31 현재 생존.

 

<참고문헌>

  • Noel Sheehy (2009). 50인의 심리학  거장들 (조은영, 정태연 옮김). 서울:학지사 (원서 출판 2004).
김근향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 임상심리 Ph.D.
너무 어린 나이에 멋모르고 꿈을 심리학자로 정해버려 별다른 의심 없이 그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 그 여정에서 다시 태어나면 꼭 눈에 보이는 일을 해 봐야지 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의 심리학 대세론에 선견지명이 있었다며 스스로 뿌듯해 하며 또다시 새로운 꿈을 꾸어 본다.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생생한 삶 속에서 심리학의 즐거움과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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