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도 잠은 편히 자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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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도 잠은 편히 자야 하니까
  • 2020.09.02 09:44
'코로나 불면증(Coronasomnia)'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면 리듬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에는 햇빛에 30분 이상 노출되어야 하고, 저녁에는 거꾸로 최대한 어둡게 생활해야 한다. 눕기 전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 구석구석을 이완해 주자. 고민이 많아서 잠이 안 온다면 고민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수면 환경을 조절하고 수면 리듬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했는데도 3주 이상 불면증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인지행동치료를 받거나 약물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숙면은 안녕하십니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활습관이 바뀌면서 신체 균형이 깨지기 쉬운 시기다.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생필품의 온라인 구매도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 불면증Coronasomnia'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해외에선 코로나로 인한 불면증 검색량이 2배 가량 증가했고, 국내에서도 #코로나19불면 #코로나블루 등의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멀어지고, 경기 위축 탓에 고용과 생계에 대한 불안과 근심도 커진 상황. 확진자 발생 알림 문자에 신경이 곤두서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니 생활소음이나 층간소음에 '열받는다'는 사람들의 화풀이용 SNS도 우후죽순 올라온다. 이전에는 그냥 무시하고 넘겼던 작은 자극에도 과잉 각성 반응을 보이게 된다.

한 잔의 커피는 오후 2시 이전까지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사람들의 각성을 돋우는 대표적인 물질은 카페인이다. 카페인의 반감기를 고려할 때, 마지막 커피는 오후 2시가 적당하다. 개인차가 있지만, 체내에 있는 카페인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데 7.8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달콤한 커피 한 잔이 어느 때보다 소중한 위안이 되지만,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각성의 수준과 긴장과 불안을 높인다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실내 생활만 하다보면 신체 균형이 깨지면서 불면증 등 수면장애에 노출될 수 있다. 생체리듬이 깨져 체내 기능이 저하되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떨어지면서 감염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계속 실내에만 있으면서 tv, 스마트폰만 집중하게 되면 우울증, 만성피로, 불면증 등의 문제로 발전 될 수 있다
실내 생활만 하다 보면 신체 균형이 깨지면서 불면증 등 수면장애에 노출될 수 있다. 생체리듬이 깨져 체내 기능이 저하되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떨어지면서 감염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계속 실내에만 있으면서 TV, 스마트폰만 집중하게 되면 우울증, 만성피로, 불면증 등의 문제로 발전 될 수 있다

신체 리듬을 맞추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수면 리듬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건강을 위해서는 기상 시간과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고, 아침에는 최대한 빛에 노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침에 2,000lux 이상의 빛에 30분 이상 노출되어야 저녁에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아침에 빛을 보지 않으면 잠자는 호르몬 자체가 적거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수면을 위해 아침 햇빛은 필수다. 내근 위주로 근무하는 직장인 경우, 햇빛을 쬐는 것은 쉽지 않다. 오전 9시 이전에 마스크를 하고 햇빛에 노출하도록 해야 한다.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있어도 좋다.

저녁에는 거꾸로 최대한 어둡게 생활 해야 한다. 숙면을 위한 조건은 어둠과 체온저하다. 야간에 밝은 빛에 노출하면 각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멜라토닌 분비를 막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전자기기에서도 블루라이트가 나와 햇빛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저녁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꼭 사용해야 한다면 최대한 멀리 사용해야 한다. 야간 운동도 체온을 올려 입면과 숙면을 방해한다. 잠자기 5시간 이전에는 운동을 마쳐야 한다.

잠들려는 노력, 때로는역효과

눕기 전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 구석구석을 이완해 주자. 굳이 잠이 오지 않는 데 30분이 넘도록 양 수천 마리를 세어 가며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은 오히려 입면을 방해한다. 조건화된 각성을 유지시키기에 불면증을 지속시킬 수 있다. 잠을 자는 곳이 뇌에 잠자리로 인식(연합)되어 있는데 잠자리에서 30분 넘어서도 잠들지 못할 경우, 잠자리가 잠을 자는 장소로서의 인식이 흐려져 버린다. 차라리 거실로 나가 최소한의 조도만 유지한 채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가벼운 내용의 소설 또는 그림책을 보다가, 잠이 오는 걸 느낄 때 바로 잠자리로 향하면 된다.

잠을 자려고 노력할수록 잠이 달아나버리는 청개구리 같은 잠의 속성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잠이 안 오면 차라리 안 자고 말지’라고 적당히 잠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다른 이완 활동을 하고 있다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잠이 스르륵 찾아오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이때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행위는 금하는 것이 좋다. 불안과 각성을 높힐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명상이나 호흡에 집중하며 그저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도 좋다.

인지행동치료로 '굿밤'하기

고민이 많아서 잠이 안 온다면, 고민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만약 그 고민이 실천을 통해 바꿀 수 있는 고민이라면 해결방법을 정해보고, 작은 것 하나라도 당장 실천해 보도록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어찌할 수 없어보인다면, 고민을 최대한 마음에서 제끼도록 노력한다. 고민이 고개를 쳐든다고 고민에 올라타거나, 고민의 꼬리에 매달려서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밝은 대낮에 고민하자며 스스로를 다독여보자

알코올이 입면에 도움이 되는 듯하지만, 자주 깨게 만들어 깊은 잠을 못 자게 하고, 수면의 질을 악화시킨다. 알코올은 내성이 생겨서 술을 점점 많이 먹어야 잠들 수 있기에 금주하는 것이 좋다.

수면 환경을 조절하고 수면 리듬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했는데도 3주 이상 불면증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빠른 치료를 해야 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악화할 수 있고, 이런 경우 치료 시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불면증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원인별 근본 치료를 하면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심리치료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의 상당한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수면전문의를 통한 약물치료도 권유할만 하다.

부디 오늘밤만큼은 잠에 푹 빠지시길! mind

정형수 마음터심리상담센터 대표 상담심리 Ph.D.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이자,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1급(No.583). 마음터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피해와 괴롭힘, 상실과 애도, 의미있는 삶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현대인의 마음과 사회문제를 영화로 읽어내는 데 관심이 있다. 아이들과 동화를 보며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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