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_ 느슨한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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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_ 느슨한 연대
  • 2020.09.12 08:30
우리는 삶에 대한 원리와 가치를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스스로 삶의 가치를 창조해야만 한다. 좋은 삶을 사는 한 방법은 좋은 유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느슨한 연대가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방법이 되기 바란다
■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 때,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
하이데거의 '세계-내-존재'는 인간은 나 혼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대상과 연관하여 존재하게 된다. 이것을 '세계내 존재'라고 한다. 사람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의 연관을 통하여 자신의 세상을 만들고 그 속에서 존재하며, 가치를 가지게 된다.

우리는 삶에 대한 원리와 가치를 필요로 한다. 요즘 삶을 위한 지침이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곳은 인터넷인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 피상적이어서, 토론이나 성찰로 이끌어 주지는 못한다. 세속의 지혜가 가지는 약간의 재미가 대부분이다. 상당수가 인터넷 제공자의 판매 술책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문제는 정보들을 검토하고 비교하는 유용한 방법을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들 가운데 어떤 것을 가져야 할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 

우리는 좁은 자아와 세속적 관심의 영역보다 더 넓은 영역 속으로 자신을 풀어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지속적으로 우리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재평가하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선한 믿음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의 과거와 자기 관심이라는 좁은 틀에서, 그리고 우리가 묶여 있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헨리 제임스는 중요한 것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라기보다는 삶 자체를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살아라.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실수이다.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특별한 뭔가를 행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신이 삶을 갖는 것 외에 무엇을 가졌는가?(James, 1986)


우리는 자기 삶의 가치를 스스로 창조해야만 한다.

임시로 연장된 삶의 사막에서 자신을 질질 끌고 가지만, 마음의 배후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의미의 원천을 발견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금의 내가 나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은 재고되어야 한다. 당연시했던 기존 권위의 속내도 까봐야 한다.

우리 삶의 가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깨어진 삶의 흔적과 진흙으로부터 가치의 퍼즐조각을 파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좋은 삶을 산다는 것이 이제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우선 좋은 유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유대를 위한 기초는 상호성 또는 호혜성이다. 상호성은 공동체를 만든다. 이것의 서막은 연대감의 원리를 인지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에게 하는 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실상 모든 삶은 상호 관련되어 있다, 모든 사람은 상호관계의 네트워크로 불가피하게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운명으로 짜여 있다. 한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이든지 모든 사람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Luther King, 1963)


우리 모두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과 내가 당신에게 똑같이 당연히 당신도 나에게 하는 것임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하나이고 같은 것이다.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나이다.

인간의 홀로서기는 너무 과대평가되었다. 개인적 세계에서 우리는 온전성과 결단력을 필요로 하지만, 온전함은 나 자신이 주변 세계와 조화롭게 될 때 존중받을 수 있다. 내가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고, 내가 세계와 관계 맺듯이 자기를 창조하는 방식으로 이 연결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COVID-19의 창궐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을 낳았다. 다중집합으로 인한 감염은 막아야한다. 이런 때일수록 비대면 만남이나 안부묻기 같은 느슨한 연대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비대면 다중소통 플랫폼을 통해 취미활동을 함께하거나, 매일아침 오늘의 소확행 각오를 나누거나, 마스크 공유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이다. 

 

담쟁이 - 도종환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mind

   <참고 문헌>

  • I Have a Dream(1963) King, Martin Luther, Jr.
  • 담쟁이(2012) 도종환 저.
  • Washington Square(1986) Henry James.
  • 심리치료와 행복추구- 상담과 철학의 만남(2017) 에미 반 두르젠 저, 윤희조 역.
정형수 마음터심리상담센터 대표 상담심리 Ph.D.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이자,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1급(No.583). 마음터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피해와 괴롭힘, 상실과 애도, 의미있는 삶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현대인의 마음과 사회문제를 영화로 읽어내는 데 관심이 있다. 아이들과 동화를 보며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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