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위한 심리학 3: 조직과 구성원의 동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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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위한 심리학 3: 조직과 구성원의 동반 성장
  • 2020.09.15 10:00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영화계의 명장 마틴 스콜세지의 말은 인사관리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 목표가 구성원 개개인에게 '나의 목표'처럼 여겨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하며 언급해 유명해진, 영화계의 명장 마틴 스콜세지의 말이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는 오직 자신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새롭고 창의적인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에는 막강한 힘이 있다.

현실의 속살을 드러내는 통계 수치에도, 듣기만 해도 준엄한 추상적인 가치에도 힘이 있지만, 정작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굶주리고 있다는 통계에도, 평등과 박애라는 가치에도 꿈쩍 않던 사람들이 어느 가난한 아이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런 이야기의 힘을 조직의 운용에 활용하는 것은 HRD 부서의 중요한 책무이다.

조직의 목표와 구성원의 업무를 잇는 다리로서의 HRD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조직관리나 마케팅 분야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다음에 제시되는 두 목표는 서로 업종이 다른 두 대기업이 웹사이트에 올려놓은 조직의 핵심 목표이다. 

(1) 창의적 사고와 끝없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함으로써 인류사회의 꿈을 실현하는 것

(2)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

외부인인 필자에게 두 기업의 목표는 서로 바꿔 써도 될 만큼 유사해 보인다. 과연 두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어떤 목표가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목표인지 알 수 있을까? 더 중요하게는 자신이 조직 내에서 하는 일과 이 목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을까? 또 이 기업에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은 앞의 목표가 아니라 뒤의 목표에 혹은 뒤의 목표가 아니라 앞의 목표에 자신의 직업 인생을 걸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을까? 두 목표는 한 기업과 다른 기업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개인적’이지 않고, 아마도 구성원의 가슴을 뛰게 할 힘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HRD 부서의 핵심 임무 중 하나는 조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각 구성원의 업무가 괴리되지 않도록 둘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이루어져야 하는 일은 조직의 리더가 단지 듣기 좋은 겉치레로서의 목표가 아니라 충분히 개인적인 언어로 이야기될 수 있는, 그래서 다른 조직과 구분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목표

기업인들 중에서 조직의 목표를 구성원과 공유하는 데 매우 열의가 많았던 사람 중 하나는 스티브 잡스였다. 특히 자신이 세웠던 회사였던 애플에서 쫓겨나 복귀한 뒤에 잡스는 애플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즉 애플이라 는 기업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 마케팅이 바로 문법을 파괴하면서 만들었던 'Think different'이다.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라는 'Think differently'가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라는 'Think different'가 애플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라는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마하트마 간디, 파블로 피카소 등 세상을 바꾼 여러 사람들을 보여주며 미친 자들을 위해 잔을 들자며 시작하는 이 광고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꾼다는 말로 끝이 난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 전달하고 싶은 ‘애플의, 애플만의’ 이야기다.

여러 자리를 통해 잡스가 제시한 애플의 목표는 '혼을 빼놓을 만큼 훌륭한insanely great 제품을 만듦으로써 사람들의 삶의 방식lifestyle을 바꾸어 우주에 흔적을 남기는 것put a ding in the universe'으로 요약된다. 잡스는 무례하고 독선적인 사람이었지만 애플의 목표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기꺼이 애플의 목표에 동참하였고, 결국 스마트폰이라는 세상에 없었던 제품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영구히 바꾸었다.

조직과 구성원의 동반 성장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주체가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가 일치할 때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곧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것이 되고,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곧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조직과 구성원이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이미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고, 둘째는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의 목표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SK와 현대자동차가 이 둘을 잘 실천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은 여러 크고 작은 자리를 통해 구성원과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이 두 회사가 적당히 능력 있는 인재를 획일적으로 채용하는 정기채용제도 대신 각 부서에 꼭 들어맞는 인재를 그때그때 채용하는 수시채용제도로 제일 먼저 전환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돈으로 사람을 유혹할 수도 있고, 힘으로 사람을 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유발된 동기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목표를 실현하고자 하는 동기에 미치지 못한다. HRD 부서의 역할은 바로 이 동기를 조직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직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추구하는 목표의 의미를 깨닫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때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 mind

※ 본 칼럼은 인재육성 전문지인 『월간HRD』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박선웅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성격및사회심리 Ph.D.
박선웅 교수는 사회 및 성격심리학을 전공하면서 나르시시즘 연구로 노스이스턴대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고려대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한국인들에게 부족해 보이는 개인적 정체성, 그리고 이 둘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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