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상담의 현황: 노인 상담자와 노인의 상담에 대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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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상담의 현황: 노인 상담자와 노인의 상담에 대한 인식
  • 2020.10.26 08:00

노인상담은 노년학과 상담 분야에서도 생소한 분야로 기존 학문에 비해 많이 연구되어 있지 않다. 국내외 노년학 및 상담과 관련한 학술지에서 출간된 논문들 가운데 노인에 대한 심리상담은 아동, 청소년, 성인에 비해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비록 노인상담 연구가 학술적으로 소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노인상담은 노인의 문제 해결,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 개별적 욕구의 충족 등을 실현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며 필요한 분야이다. 이에 따라 본 논문 리뷰에서는 한국 노인상담의 현황을 파악하고 상담자와 노인 내담자의 입장에서 노인상담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국내외 최신 논문결과를 종합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 노인상담은 한국노인의 전화로 시작되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인전문상담센터와 전국의 노인복지관에서 자체적으로 상담을 하고 있으며 정책적으로는 노인복지법, 치매관리법, 장기요양제도에도 노인상담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정순둘 외, 2020. 이와 같이 노인상담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지 않다. 서울시 정신건강통계(2015)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정신건강 상담비율이 약 4%로 낮은 수준이며 그 내용 또한 법률, 취업과 관련한 상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정신건강문제로 실제 치료와 상담이 연계된 비율은 2.2%로 아동 및 청소년, 성인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국립정신건강센터, 2018. 노인상담이 미비한 대표적인 이유로는 재정 및 예산의 부족, 전문상담인력의 부족, 내담자의 상담에 대한 낮은 기대, 상담에 대한 부족한 정보와 불편감 등을 꼽을 수 있다정윤희, 김희정, 2020. 정순둘, 임정숙, 박나리(2015)는 서울시에 있는 노인종합사회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상담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였는데, 약 65%의 노인이 상담욕구를 가지고 있었으며 상담을 받고 싶은 주제로는 건강(43%), 취업(9.9%), 치매불안(9.2%), 노년기 적응(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희망하는 상담형태는 내방상담이 약 55%, 개별상담이 약 79%로 다수를 차지했지만 희망상담횟수는 1년 평균 2.58회로 낮게 나타났다. 또한 노인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자는 사회복지사가 약 53%, 정신과의사가 약 10%, 성직자가 약 4%를 차지했으며, 기타가 약 3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비록 노인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이지만 전문적인 상담자가 노인상담을 수행하는 경우는 기타에 포함된 34%로 소수에 불과하였다. 이를 종합하여 볼 때 노인의 상담에 대한 욕구와 상담기대감이 높은 편이지만 체계적으로 노인상담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으로 보인다.

 노인상담시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자의 기대도 노인상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Wagner, Mullen, & Sims(2019)는 미국내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는 956명의 상담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상담자가 높은 자기 효능감과, 노인과의 접촉, 그리고 긍정적 연령주의를 가질수록 노인상담에 우호적임을 발견하였다. 노인상담시 어려운 점은 대부분 상담사보다 내담자인 노인의 나이가 많다는 것인데, 오히려 상담사는 연령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차이를 수용하고 자신의 상담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하는 자기 효능감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과의 잦은 접촉과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상담관계에서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상담시 상담사는 Wagner 등(2019)이 언급하고 있는 태도를 함양하여 노인상담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한편 Wagner 등(2019)의 연구는 표본의 산출을 위해 이메일을 통해 상담사들과 접촉했는데 10,000명 중 모든 문항에 응답한 95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기 때문에 10%의 낮은 응답률은 본 연구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내의 2개의 주에서만 상담사들을 선별하였기 때문에 표본의 대표성의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노인상담시 상담사들이 갖고 있는 노인에 대한 태도를 대규모로 조사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노인 내담자의 상담에 대한 인식은 노인상담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희정(2020)은 노인 내담자를 대상으로 상담경험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는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를 진행하여 노인상담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최근 1년 이내에 전문상담가(상담관련 자격 소지자 혹은 석사이상의 전공자)와 5회기 이상 상담을 실시한 65세 이상의 노인 8명이 대상이며, 연구 방법은 이들을 대상으로 수집된 자료(면담, 관찰, 대화기록 등)를 귀납적 분석과 순환적 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하였다. 연구결과 노인 상담경험의 핵심주제는 “가릴 것 없이 드러내고 받아들여 짐으로써 있는 존재로 나아가기”라는 핵심 주제와 “없는 채로 존재하다”, “버림받았던 내가 관심의 대상이 되다”, “나와 너의 경계를 무너뜨리다”, “수십 년을 돌아 나를 마주하다”, “죽음에 가려져 있던 미래를 되찾다”의 다섯 가지 하위 주제를 도출하였다. 상담을 받게 되는 노인은 초기 상담시에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기 보다는 상담자에게 맞추려는 경향이 있지만, 상담자로부터 받게 되는 긍정적 수용, 공감, 지지는 노인이 상담을 꾸준히 받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때로는 상담 도중 노인은 상담자와 내담자라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하길 원하는 경향이 있으며, 좌절될 경우 실망하기도 한다. 또한 노인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결국 죽음에 가려졌던 새로운 자신의 미래를 찾는 과정을 겪게 된다.

 본 논문 리뷰는 노인상담의 현황과 노인상담시 필요한 상담사의 태도, 그리고 노인 내담자의 상담에 대한 태도에 대해 국내외 최신 논문을 통해 각각 살펴보았다. 아직까지는 노인상담이 제한적인 부분이 많지만 갈수록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인상담에 관한 관심도 꾸준히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인상담도 단순히 노인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상담의 형태를 초월하여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전문상담사의 상담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재정과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아울러 학계에서도 노인상담에 대한 연구에도 주목하여 노인에 대한 균형 있는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감수: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김기연]  mind

참고문헌

  • 국립정신건강센터(2018). 정신건강현황 4차 예비조사 결과보고서.
  • 서울시정신건강통계(2015), http://www.seoulmentalhealth.kr/
  • 정순둘, 김혜경, 박화옥, 김범중, 곽민영, 양옥남. (2020). 노인복지학. 공동체.  
  • 정순둘, 임정숙, & 박나리. (2015). 노인의 상담경험과 상담욕구가 상담기대감에 미치는 영향: 노인복지관 이용자를 중심으로. 한국노년학, 35(3), 609-625.
  • 정윤희, & 김희정. (2020). 노인 내담자의 상담경험에 관한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심리치료, 32(2), 693-723.
  • Wagner, N. J., Mullen, P. R., & Sims, R. A. (2019). Professional Counselors’ Interest in Counseling Older Adults. Adultspan Journal, 18(2), 70-84.
최명진 중앙대 심리학과 노년심리 석사과정
노인 심리, 노인 상담, 노인 복지를 중점으로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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