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심리학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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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심리학이 뭡니까?
  • 2020.11.05 09:37
공학 심리학이 뭐야? 공학이야, 심리학이야?

공학 심리학이 뭐야? 공학이야, 심리학이야?

공학 심리학이라는 타이틀을 이름 옆에 걸고 지금까지 일곱 번의 글을 썼는데, 정작 공학 심리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반성한다! 그래서 찾아봤다. 마인드 저널의 심리학 101 페이지에 나와 있는 현대심리학개론에도 공학 심리학이라는 챕터는 없었다. 안타깝다. 하지만, 이해가 간다. 실제로 공학 심리학이 차지하는 부분은 기존의 전통적인 심리학 분야에 비해서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공학 심리학을 공부하고 연구하시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이 글을 위해서 마인드 홈페이지의 전문가 메뉴를 11페이지까지 모두 찾아보았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공학 심리학을 이름 옆에 전공 분야로 두고 계신 분이 필자 외에는 없었다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적어도 타이틀만 보아서는 안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 준비했다. 공학 심리학은 대체 무엇인가?

그렇다면 공학 심리학은 무엇인가? 두둥!

몇 가지 비슷한 이름들이 있는데 - 예를 들어, 공학 심리학Engineering Psychology, 인지 공학 Cognitive Engineering, 인간 공학/인간 요인 공학Human Factors, 인체 공학/인간 공학Ergonomics,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등등 - 역사와 기원에 차이는 있지만,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퉁치고 넘어가는 것이 간편하겠다). 공학 심리학이 주로 인지과정 (혹은 뇌 활동)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공학 심리학은 인간 공학 중에서 주로 목 위의관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Durso et al., 2010. 한마디로 말하자면, 공학을 하는 데에 어떻게 사람의 마음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걸 우리 분야의 Guru 이신 Don Norman선생님은 “Design with Human in Mind” 라고 표현하셨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사람과 기계 혹은 시스템이 더 나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디자인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좀 멋져 보인다! 그래서 나도 이 일을 내 평생의 업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폼생폼사 아닌가!). 이 정의에 따라서, 먼저 우리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해야 한다. 크게 보아서,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사람의 인지적, 감정적, 행동적인 면을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먼저

인간 공학이 정보 처리라는 인지주의의 패러다임 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에 인간 공학은 인지 심리학과 연관이 깊다. 그래서 공학 심리학 개론에서는 인지 심리학의 주요 개념들을 먼저 다룬다. 첫째로 감각과 지각. 대부분의 수업에서는 시각 중심의 강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처리하는 90% 이상의 정보가 시각이라고 해도 크게 토를 달 사람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청각 정보도 처리하고 있고 (내 강의에서는 시각과 청각이 같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타 여러가지 다른 감각 정보들 역시 알게 모르게처리하고 있다 (후각, 미각, 촉각, 시간 지각, 평형 감각, 운동 감각, 고통 지각, 등등등등. 어쨌든 사람은 오감보다 더 많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주지하시길!!). 다음으로 이보다 더 높은 차원의 인지 기능과 절차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주의, 기억과 사고, 언어와 의사소통, 상황 인식, 훈련, 다중자원이론, 의사 결정 등등.

정서와 사회적 상호작용도 중요!

예전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최근 교과서들에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정서적 상호작용에 대한 챕터가 추가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심리학의 a, b, c에는 정서affect, 행동 behavior, 인지cognition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100여년의 심리학 역사는 반은 행동주의, 나머지 반은 인지주의가 우세하게 점유하고 있었다. 정서는 처음부터(?) 이 순간까지 인간 마음의 중요한 요소로 있어 왔지만, 심리학에서 우위를 점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체화된 인지라든가 사용자 경험과 같은 개념들이 대중화되면서 정서가 심리학에서 또한 인간 공학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전기·전자 기술자 협회의 학술지들 가운데 만들어진 지 10년 밖에 안된 Affective Computing이라는 저널이 그 영향력에서 2위를 기록했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같이 사람과 사람의 의사소통을 연결해주고 증진시켜 주는 시스템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눈부시게 발전되어왔다. (예를 들어, Conference on Computer-Supported Cooperative Work and Social Computing 라는 학회가 가장 큰 모임이다.)

인간의 얼굴과 기계의 얼굴이 만나는 곳: Inter + faces

공학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사람의 마음에 대한 공부와 더불어 기계 혹은 시스템에 대한 측면에 대해서도 공부를 한다. 우리가 컴퓨터나 휴대폰에서 흔히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라고 부르는 부분이 있는데, 크게 컨트롤과 디스플레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컨트롤이 사용자가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부분input이라면 디스플레이는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말을 하는 부분output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두 부분이 사용자와 시스템이 만나는, 즉 얼굴을 대면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터페이스 (inter사이라는 의미, face얼굴이라는 의미) 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공학 심리학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 인터페이스를 잘 만들까, 새롭고 쉬운 인터페이스를 만들까 고민한다. , 키보드, 마우스, 제스쳐 컨트롤, 메뉴 시스템, 모니터, 시각 디스플레이 및 다중 감각 디스플레이, 가상 현실, 증강 현실, 대화형 인터페이스 등등 많은 인터페이스들과 상호작용 방식을 디자인하는 것을 연구한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사람의 인지적인 (또는 물리적인) 능력과 그 한계를 공부하고 그 지식과 방법론을 기계와 시스템 디자인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 공학 심리학의 목표이다.

한 번에 너무 많은 내용을 소화하려면 체할 수 있으니 다음 글에서는 공학 심리학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고,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등등을 다루도록 하겠다!!

더 궁금하신 분들을 위하여

필자가 알기로 국내에 나와 있는 교과서로는 공학심리학이라는 Chris Wickens 선생님의 책을 곽호완 선생님께서 번역하신 책이 있고, 여러 선생님들께서 공동으로 집필하신 인지공학심리학 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라는 책이 있다.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책으로는 Don NormanThe Design of Everyday Things가 디자인과 인간 심리라는 책으로 번역되어 있다. mind

* 혹시 공학 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질문이 있으신 분들은 필자에게 이메일 주시길!! myounghoonjeon@vt.edu

   <참고문헌> 

  • Durso, F. T., DeLucia, P. R., & Jones, K. S. (2010). Engineering psychology. In I. B. Weiner & W. E. Craighead (Eds.), Corsini’s Encyclopedia of Psychology (4th ed.). Hoboken, NJ: John Wiley & Sons.
  • 곽호완 역 (2003). 공학심리학, 서울: 시그마프레스
  • 박창호 역 (2016).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과 인간 심리. 서울: 학지사 
  • 박창호, 곽호완, 김성일, 김영진, 김진우, 이건효, ... & 황상민. (2007). 인지공학심리학 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서울: 시그마프레스.
  • 가장 전통적인 인간 공학 학회 https://www.hfes2020.com/
  • 컴퓨팅 시스템에서의 인간 공학 학회 https://chi2020.acm.org/
  • 컴퓨터 지원 협업 학회https://cscw.acm.org/2020/
전명훈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컴퓨터과학과 교수 공학심리 Ph.D.
가수의 꿈을 접고 전자회사에서 사운드 디자인을 하다가 영화 음악을 공부했다. 영화 음악가의 꿈을 접고 청각 디스플레이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와 컴퓨터과학과에서 Mind Music Machine Lab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기계(컴퓨터, 자동차, 로봇) 사이의 더 나은 상호작용을 디자인하기 위해 소리와 정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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