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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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와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_3
  • 2020.11.07 10:46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좋게 봐주길 원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다른 사람을 좋지 않게 볼 가능성이 크다. 정말 그들이 부정적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인 걸까?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좋고 바람직하게 생각하기를 원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한다. 그래서 보통은 자신의 긍정적인 점들은 더 크게 부각시켜 평가하고, 부정적인 측면은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한다. 이처럼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동력이다. 스스로 자기를 존중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해야 살맛이 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자기 평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자기 자신이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나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 모두가 무의미하게 된다. 무가치하고 나쁜 사람인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있고 좋은 일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은 모든 일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고 무기력하며 허무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자신을 인정하고 존중하려는 경향을 거의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때 자신을 좋고 바람직하게 인식하는 데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긍정적 평가가 거의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나의 성격이나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다른 대다수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령, 자기를 낮추는 겸손이 서구문화보다는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문화에서 더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것은 동양문화에 속한 다수의 사람들이 겸손한 행동을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타인에 부정적인 우리

같은 맥락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상은 긍정적 자기인식을 크게 강화시켜 준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이러한 보상에는 단순한 칭찬부터 값비싼 선물, 승진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의 비판보다는 칭찬을 원하는데, 그러면 우리는 다른 사람을 좋게 보고 칭찬을 해주기가 쉬울까 아니면 그들을 부정적으로 보고 비판하기가 쉬울까? 일반적으로 우리는 어떤 사람을 좋은 사람보다는 나쁜 사람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왜 우리는 타인을 부정적으로 볼까

그 한 가지 이유로, 어떤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진단할 때 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Skowronski & Carlston, 1989. 가령, 어떤 사람을 정직하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여러 상황과 시간대에 걸쳐 일관적으로 정직하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부정직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부정적한 행동을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처럼 이 사람을 정직한 범주에서 제외하는 데 부정적 행동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우리는 긍정적 정보보다는 부정적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부정적 편향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은 판단의 오류가 가져오는 위험을 추정하고 그것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Nesse, 2005. ,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잘못 판단하는 것보다 긍정적으로 잘못 판단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위험하다. 협동적인 상대방을 사기꾼으로 잘못 판단했을 경우, 우리는 그 사람과 동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사기 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기꾼인 상대방을 정직한 사람으로 잘못 판단해서 사업을 같이 하면, 나는 내가 투자한 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또 다른 설명은 긍정적인 것의 안정성과 관련된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도전과 위협을 수반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행동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지금의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이때 현재의 좋고 유리한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다수의 조건을 충족할 때 가능한 반면, 그 중 하나의 조건이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이러한 상황은 나쁘게 변한다Rozin & Royzman, 2001.

예를 들면, 우리의 건강은 여러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요인들이 제대로 작동할 때 건강이 유지된다. 반대로, 그 중 일부만 문제가 있어도 이 시스템은 멈추게 된다. 그래서 매일 건강을 지킬 때 우리의 삶은 유지되지만, 죽음은 건강을 지키지 않는 단 한 번이면 충분하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을 해치는 사건이나 그와 관련된 정보에 더 민감하게 주목하게 된다(Baumeister et al., 2001).

부정적인 행동이 더 잘 기억

더군다나, 부정적인 행동이 주는 영향이 긍정적인 행동이 주는 영향보다 더 강력하다. 한 연구에서 속이는 사람이거나 믿을 만한 사람의 얼굴에 노출된 참가자들은 일주일 후 사기꾼의 얼굴을 더 잘 기억했다Mealey et al., 1996. 부정적 정보(가령, 부패한, 멍청한)와 긍정적 정보(가령, 청렴한, 영리한)를 함께 제공해서 타인을 평가하도록 하면, 부정적 정보가 인상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Martijn et al., 1992.

나쁜 것과 좋은 것의 효과를 비교한 여러 연구결과에 기초해서, 티어니와 바우마이스터는 나쁜 것의 영향력이 좋은 것보다 최소 2~3배 강력하기 때문에, 나쁜 것을 제압하려면 좋은 것이 4배 더 많아야 한다는 '4의 법칙'Rule of four 제안했다Tierney & Baumeister, 2019.  당신이 회의에 한 번 늦었다면 다음 회의에 한 번 일찍 가는 것만으로 지각의 부정적 영향을 회복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면, 한 번의 좋은 일로 속죄할 수는 없다. 적어도 네 번은 해야 한다.

4의 법칙

이처럼 우리 눈에는 상대방의 부정적인 점이 더 잘 보이고, 그에 따른 우리의 부정적인 반응은 상대방에게 더 큰 상처를 준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의 삶은, 나와 관계하는 상대방은 부정적인 특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까? 라스센과 프리즈믹(이 사람들의 좋은 날과 나쁜 날을 1~3개월간 측정한 결과, 보통 사람들은 좋은 날 세 번에 나쁜 날 한 번을 경험했다. 비슷하게, 뉴스 헤드라인이 아무리 슬프고 절망적이어도 대부분의 날에는 나쁜 일 하나에 좋은 일이 네 개 이상 생긴다Larsen & Prizmic, 2008.

한 개인의 행동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이 우리 눈에 잘 보이는 나쁜 행동을 주로 한다면, 그는 이 사회에서 이미 도태되었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 사람도 우리 눈에는 잘 안 보이는 좋은 행동을 나쁜 행동보다 적어도 몇 배 정도는 더 한다. 그래서 우리가 대인관계를 잘 하려면 상대방의 이러한 행동에 주목하고 그래서 좋게 보고 칭찬해 줄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 속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생긴다. mind

    <참고문헌>

  • Baumeister, R. F., Bratslavsky, E., Finkenauer, C., & Vohs, K. D. (2001). Bad is stronger than good.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5(4), 323-370.
  • Larsen, R. J. & Prizmic, Z. (2008). Regulation of emotional well-being: Overcoming the hedonic treadmill. In M. Eid and R. J. Larsen (Eds.), The science of subjective well-being (pp. 258-289). New York, NY: The Guilford Press.
  • Martijn, C., Spears, R., van der Pligt, J., & Jakobs, E. (1992). Negativity and positivity effects in person perception and inference: Ability versus morality.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22, 453-463.
  • Mealey, L., Daood, C., & Krage, M. (1996). Enhanced memory for faces of cheaters. Ethology and Sociobiology, 17(2), 119-128.
  • Nesse, R. M. (2005). Natural selection and the regulation of defenses: A signal detection analysis of the smoke detector principle.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6(1), 88-105.
  • Rozin, P., & Royzman, E. B. (2001). Negativity bias, negativity dominance, and contag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5(4), 296-320.
  • Skowronski, J. J., & Carlston, D. E. (1989). Negativity and extremity bias in impression formation: A review of explanation. Psychological Review, 105, 131-142.
  • Tierney, J., & Baumeister, R. F. (2019). The power of bad: How the negativity effect rules us and how we can rule it. New York, NY: Penguin Press.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사회및문화심리 Ph.D.
정태연 교수는 사회심리학의 주제 중 대인관계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하고, 현재 중앙대 심리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사회 및 문화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기초로, 한국인의 성인발달과 대인관계, 한국의 사회문제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심리학적 지식을 군대와 같은 다양한 조직에 적용하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회심리학」(2016), 「심리학, 군대 가다」(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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