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 감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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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 감사하기
  • 2020.11.16 08:00
행복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살펴보는 심리학자들의 최종 바램은 결국 우리 모두 행복했으면 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잣대를 통해 증명한, 보다 행복해지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감사하기가 꼽힌다.

감사의 가치

사람들은 시대와 문화, 종교를 막론하고 ‘감사’의 가치를 역설해 왔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암송하는 성경의 한 구절이다. 한국 불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정 중 하나인 대방광불 화엄경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세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에 항상 감사하라. 그렇게 하면 부처님의 수호를 언제든 받으리라.’ 이슬람교의 경전 코란에도 어김없이 감사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략) 그분의 은혜를 너희에게 충만케 하려 하시매 너희는 감사해야 되느니라.’ 

감사하는 마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미덕이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신들의 뜻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많은 종교에서 감사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을까?

Henry Ossawa Tanner  (1859–1937), The Thankful Poor, 1894,  oil on canvas,  90.1 * 112.4 cm, 개인 소장.
Henry Ossawa Tanner (1859–1937), The Thankful Poor, 1894, oil on canvas, 90.1 * 112.4 cm, 개인 소장.

감사의 심리학

감사에 대한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심리학이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1세기에 들어서이다. 많은 종교와 문헌이 예로부터 감사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지만 정작 심리학자들이 ‘감사’에 대해 과학적으로 살펴보려 한 것은 최근에 들어서이다. 감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감사를 처음으로 진지한 연구 대상으로 다룬 논문이 있다.

2003년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엠몬스Robert A. Emmons 교수와 마이애미 대학의 맥컬러프Michael E. McCullough 교수가 발표한 이 논문에는 대학생이나 신경근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세 번의 실험에 걸쳐 ‘감사하기’의 효과를 살펴보고 있다. 실험 참가자들은 각각 2주나 3주 간 매일, 혹은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감사한 것 세 가지를 적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시간을 들여 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실험에 참가하기 전과 후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참가자들은 ‘감사하기’ 활동을 한 후 삶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미래에 대해 더 낙관하였으며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느끼고, 부정적인 감정을 적게 느꼈다고 한다. 신체적인 건강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대신 감사하는 것은 수면의 양과 질을 개선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감사하기의 실천 방안

그럼 구체적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해 볼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위의 실험에서와같이 되도록이면 매일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감사일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감사일기에는 그날그날 내 인생에 있어 감사한 일을 세 가지 정도 적으면 된다. 거창할 필요도 없다. 오늘 날씨가 좋았다든지, 오늘이 내가 열렬히 챙겨보는 쇼 프로그램을 하는 날이라는 것 등 아무 일이나 상관없다. 단, 억지로 쥐어 짜내기보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감사편지’를 작성해 보는 것이다. 내가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표현 못 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이다. 혼자만 써 봐도 좋지만 그 사람에게 편지를 읽어주면 더 좋다고 한다. 필자가 고등학교에 재직했던 시절, 긍정심리학 수업에서 학생들과 보다 행복해지는 활동들을 실제로 해 보려 했을 때가 많다. 많은 친구들이 이런 활동들이 ‘오글거린다’며 기피하고 힘들어했지만, 특히 힘들어했던 것이 이 감사편지였다. 정확히 말하면, 편지를 작성하는 그 자체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공공연히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했던 것 같다. 시키는 입장이었지만 나 또한 그렇게 느끼는 마당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이다. 이렇게 오글거린다 하더라도, 그리고 그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을 편지라도 한 번 써 볼 것을 추천한다. 진심으로 편지를 써 보고 나면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것은 특히 힘든 시기에 하면 좋은 활동이다. 그 힘든 시간을 조금이나마 헤쳐나갈 힘을 줄 수도 있을 만한 활동으로, 도저히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을 때에는 상황이나 사건이 나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을 세 가지 정도 찾아보는 것이다. 긍정적인 면을 보아야 인생이 잘 풀린다는 그런 점잖은 조언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익을 찾는 행동이 실제 살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가 여럿 있다.

예를 들어 암 환자들이나 심장마비를 겪었던 사람, 심지어 HIV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이 활동을 했을 때, 추후 병원을 찾는 횟수가 다른 사람들보다 적거나 또다시 심장마비를 겪을 확률이 줄어들고, 에이즈로 인한 사망률까지 낮춰 주었다고 한다Bower et al., 2009. 연구자들은 상황이 나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점을 찾아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춰준다고 보고 있다. 꼭 병을 앓았던 사람이 아니라도, 상황이 주는 장점을 찾는 것은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고 행복감을 증진시켜 주기도 한다Hegelson et al., 2006.

구슬이 서말이어도... 실천해보자!

부끄럽게도 고백하자면,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숙제로 내주면서도 나 또한 말랑말랑한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는 워낙 소질이 없는 터라 내가 직접 감사일기나 감사편지, 이익 찾기 활동을 규칙적으로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감사하는 것이 몸에도 좋고 행복에도 좋다는 것을 알고만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이 글을 쓰며 중간중간 감사한 일들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감사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오늘부로 감사 일기장을 하나 만들어 봐야겠다 싶다.

이 세상에서 제일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인가? 어떤 경우에 처해도 배움의 자세를 갖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이 모습 이  대로를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탈무드의 이러한 격언처럼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어쩌면 하나같이 감사하라고 역설하는 신들이 인간을 향해 가진 뜻은, 그저 행복하게 살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mind

    <참고문헌>

  • Bower, J. E., Moskowitz, J. T. & Epel, E. (2002). Is benefit finding good for your health?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8, 4160-4168.
  • Emmons, R. A. & McCullough, M. E. (2003). Counting blessings versus burdens: An experimental experiment of gratitude and subjective well-being in daily lif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4(2), 377-389.
  • Helgeson, V. S, Reynolds, K. A., & Tomich, Pl L. (2006). A meta-anlaytic view of benefit finding and growth.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74, 797-816.
김여람 ‘민사고 행복 수업’ 저자 사회 및 성격심리학 MA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4년간 심리학 교사로 재직하였다. 행복을 주제로 하는 긍정심리학을 중심으로, AP심리학(심리학개론), 선택교과심리학, 사회심리세미나, 심리학논문작성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진학상담부의 상담교사로서 아이들과 많은 고민을 나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민사고 행복 수업'이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현재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학 교과서를 집필 중이다. 재미있고 유익한 심리학 연구들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이중전공하였으며 동 대학원에서 사회 및 성격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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