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에 가면 왜 하루 종일 기합만 받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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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에 가면 왜 하루 종일 기합만 받는 걸까?
  • 2021.04.22 20:45
함께 겪는 고통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까.

학창시절 수련회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수련회에서 같은 반 친구들과 단체로 기합 받았던 기억들만 주구장창 떠오릅니다. 왜? 도대체 왜! 우리는 수련회에 가서 하루 종일 기합만 받고 오는 것일까요? 수련회에서 친한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00아 내 돈을 내고 내가 왔는데, 왜 돈 내고 벌만 받냐 우리?’ 친구는 ‘밥 주잖아.’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다른 진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을 항상 품고 있었는데, 이번에 소개할 논문Bastian et al., 2014이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줄 것 같습니다.

팔 벌려 높이뛰기 10회 실시, 마지막 구호는 빼고!

꼭 한 명씩 10번째 구호를 붙이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과연 이런 체력단련과 기합을 주는 것이 학생들 사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연구자들은 팔 벌려 높이뛰기와 같은 여러 신체적 고통을 유발하는 행동들이 실제로 주변 사람들, 집단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실험의 내용은 참가자를 모집하여 두 집단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한 집단에는 아주 건강에 좋지만, 신체적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스쿼트를 시킵니다. 아주 정직한 FM자세무릎의 각도 90로요. 그리고 다른 집단에게는 한 발로 서있기를 시키는데, 이 집단의 사람들이 자신이 힘들거나 고통스러우면 발을 바꿀 수도 있어요. 연구자들은 자신들과 함께 한 주변의 사람들과 느끼는 결속력을 측정연구 1하고, 경제적 게임economic-game paradigm; 연구 2을 하나 하였는데요. 1부터 7사이의 숫자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그 숫자가 낮은 사람이 이기게 되어 상금을 받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모두가 7을 선택한다면 서로 상금을 받게 되는 협력적인 선택이 됩니다. 그러나, 한 명이 낮은 숫자를 선택하면 7을 선택한 사람들은 상금을 받지 못하고 1을 선택한 사람이 상금을 모두 받게 되는 것이죠. ‘스쿼트 vs 한 발로 서있기’ 어떤 사람들이 더 협력적인 결정, 7을 선택했을까요? 그 결과는 스쿼트하면서 함께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더 협력적 선택을 했습니다. 아마 10번째 구호를 외친 친구는 우리 반 친구들의 협동심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불타는 나의 혀 그리고 혀-업력

협력에 대한 고통의 긍정 효과는 신체활동으로 발생하는 고통에만 그런 것일까? 연구자들은 추가로 재밌는 실험을 해봅니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을 모집하여, 한 집단에게는 아주 매운 칠리소스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먹도록 시키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여러 개의 사탕을 나눠 먹도록 시킵니다. 약 2분간 즐거운 간식 시간을 가진 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했던 것처럼 경제적 과제에 참여시킵니다. 과연 매운 음식을 통해 함께 고통을 겪는 것도 협력적 태도를 이끌었을까요? 정답은 ‘네!’. 매운 소스를 먹은 집단의 참가자들은 사탕을 먹은 사람들에 비해 더 협력적 선택을 했습니다. 

저는 이 논문을 통해 수련회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결된 것 같아요. 아마도 이 논문의 결과를 수련회 선생님들이 교육받으시고, 학생들의 협동심을 키우기 위해 기합을 주셨을 거예요. 잠깐? 제가 수련회를 갔던 때는 2010년쯤인데 이 논문은 2014년에 출판되었네요. 아닙니다. 다들 사전 교육을 받고 학생들 간의 협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셨을 거예요.

실생활에서는 주변 사람들과 협력을 위해, 스쿼트를 하는 것보단 매운 소스를 먹는 것이 더 쉬울 것 같은데요. 다들 조별과제를 할 때 적극적으로 맡은 일을 하지 않는 조원들이 있던 경험이 있으시죠? 다음에는 과제를 할 때, 조원들과 함께 매운 떡볶이를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맛도 있고 협력도 증가시켜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세요. mind

   참고문헌

  • Bastian, B., Jetten, J., & Ferris, L. J. (2014). Pain as social glue: Shared pain increases cooperation. Psychological Science, 25(11), 2079-2085.
하창현 충북대 심리학과 사회심리학 M.A.
충북대학교에서 사회심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고정관념 편견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였고, 사회심리학적 접근방식을 활용한 소비자 심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선택을 위하여 소비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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