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_6
상태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계와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_6
  • 2021.05.28 09:00
사람들은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자신을 좀 더 뛰어난 사람으로 보이고자 노력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신을 높이고 화려하게 포장하는 사람을 좋아할까?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스스로도 자신을 우월하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 이러한 자기고양의 욕구는 매우 강해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포장하거나 편향적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차원에서 평균 위와 아래에 위치한 사람의 비율은 동일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보다 위에 있다고 지각한다. 이것을 평균 이상 효과라고 한다Alicke & Govorun, 2005.

Édouard Manet  (1832–1883), The Balcony, 1868-1869, oil on canvas, 170  * 124.5 cm, Musée d'Orsay.
Édouard Manet (1832–1883), The Balcony, 1868-1869, oil on canvas, 170 * 124.5 cm, Musée d'Orsay.

사람들은 자신의 구체적인 특성까지도 왜곡한다. 가령 온라인에 올린 데이트 프로파일에서 남성의 87%, 여성의 76%가 자신의 키, 몸무게, 나이 등에 대해 틀린 정보를 올렸다Toma et al., 2008. 이러한 편향은 도덕적 차원에서도 나타난다. 도덕성은 사람의 가치나 인성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우 흔하게 도덕성 차원에서 자신을 높게 평가함으로써 자신의 긍정적 특성을 높이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더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많은 연구들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자기고양 편향은 여러 이유로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 자기고양적인 사람은 다양한 사회적 딜레마 상황에서 자신이 남들보다 더 특별한 대우와 권한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집단적 과업에서 사회적으로 태만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고,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함으로써 모두에게 해를 미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식으로 대하면, 그들을 용서하기보다는 공격하기 더 쉽다.

이와 같은 특성이 특별히 강한 사람들이 자기도취자들이다. 그들은 자기를 과시하려는 욕구가 매우 강한 사람들로, 거대하고 화려한 자기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부서지기 쉽고 비판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중요성을 부풀려 지각하고, 자신은 독특하고 창조적인 사람으로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들은 남들보다 더 특별한 대우를 받고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심리적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기개념은 현실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자기고양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Rhodewalt, 2012. 예를 들면 그들은 성공이나 부, 신체적 매력과 권력에 대한 환상에 끝없이 사로잡혀 있다. 또한 그들은 객관적인 기준보다 자기를 더 과대평가하고, 여러 사건을 자기에게 유리한 식으로 해석한다. 과거에 대한 회상에서도 자기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더 많이 떠올림으로써 자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들은 자기의 거대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개인 간 전략도 사용한다Rhodewalt, 2012. 가령,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조정하거나 자신의 인상을 관리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유도하고 부정적 피드백을 둔화시킨다. 또한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를 주목하고 칭찬할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자신을 화려하고 눈에 띄게 치장하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은 폄하하고 멀리한다.

자기도취적인 사람 역시 대인관계에서 매우 불리하다. 그들은 외향적이고, 자신감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낭만적 관계에서는 초기에 매우 매력적으로 보인다Back et al., 2010.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이나 그들과의 관계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취약하다. 또한, 이러한 사람은 특권 의식이 강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자기 중심적으로 이해하고, 그 속에서 자기를 높이는 데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권 의식은 타인과의 단절과 분리, 경쟁을 초래한다. 더군다나, 이들 역시 자신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공격함으로써 관계를 훼손한다.

결론적으로,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만족감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과도하면 장기적으로는 대인관계를 훼손해서 고립이나 배척을 당하기 쉽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자신을 높이고 과대하게 포장하는 것이 대인관계를 잘하는 길은 아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게도 우리는 그러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자신은 높이고 싶으면서도 자신을 높이는 상대방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겸손이 미덕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mind

   <참고문헌>

  • Alicke, M. D., & Govorun, O. (2005). The better-than-average effect. In M. D. Alicke, D. A. Dunning, & J. I. Krueger (Eds.), The self in social judgment (pp. 85-106). New York, NY: Psychology Press.
  • Back, M. D., Schmukle, S. C., & Egloff, B. (2010). Why are narcissists so charming at first sight? Decoding the narcissism-popularity link at zero acquainta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8, 132-145.
  • Rhodewalt, F. (2012). Contemporary perspectives on narcissism and the narcissistic personality type. In M. R. Leary & J. P. Tangney (Eds.), Handbook of self and identity 2nd ed. (pp. 571-586). New York, NY: The Guilford Press.
  • Toma, C. L., Hancock, J. T., & Ellison, N. B. (2008). Separating fact fro fiction: An examination of deceptive self-presentation in online dating profil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4, 1023-1036.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사회및문화심리 Ph.D.
정태연 교수는 사회심리학의 주제 중 대인관계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하고, 현재 중앙대 심리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사회 및 문화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기초로, 한국인의 성인발달과 대인관계, 한국의 사회문제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심리학적 지식을 군대와 같은 다양한 조직에 적용하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회심리학」(2016), 「심리학, 군대 가다」(2016)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