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하세요 어르신, 가짜뉴스일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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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하세요 어르신, 가짜뉴스일지 몰라요!
  • 2021.08.13 07:00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이제 코로나19는 장기화를 넘어 일상화되어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포스트 코로나”가 아닌 “위드 코로나”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고자 분투하는 우리를 괴롭히고 방해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잠시 코로나19 확산 초기를 떠올려보자.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 혼란의 틈을 노린 “가짜뉴스”가 전세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을 기억할 것이다. 단순한 유언비어 수준을 넘어선 가짜뉴스는 합성 사진, 보건소 서류를 사칭하며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특히 TV가 전부였던 옛날과 달리, 현대 사회의 디지털 환경 속에서 가짜뉴스는 유튜브, 소셜미디어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등 개개인의 소셜 네트워킹 앱을 넘나들며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다행히 코로나19 방역과 대응 체계가 안정화되면서 가짜뉴스도 그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 하였으나,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함께 가짜뉴스는 다시 기승을 부렸다. 특히 백신 접종의 첫 순서를 맞이한 노인 분들은 가짜뉴스로 인해 더 큰 불안과 공포를 느끼셨고, 실제 필자의 주변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짜뉴스를 들었다며 백신 접종을 거부하시던 어르신을 종종 만나뵐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 가짜뉴스는 어르신들께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본 리뷰에서는 가짜뉴스가 코로나19 팬데믹 속 노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몇 편의 최신 연구Chu et al., 2021; Lee et al., 2020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짜뉴스fake news란 무엇인가?

가짜뉴스는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는 용어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일반 국민대상 2017, 2019년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불과 2년 사이에 일반 국민이 인식하는 가짜뉴스의 개념이 크게 확대되었다고 한다김민정, 2019. 2017년에 많은 사람들은 가짜뉴스를 “언론사가 아니면서 언론보도인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인식하였으나, 2019년에는 이 뿐만 아니라  “기존 언론사들의 왜곡, 과장보도[1]”까지 모두 가짜뉴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김민정, 2019. 최근에는 해외,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가짜뉴스fake news’라는 용어 대신에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김민정, 2019.

코로나19와 노인, 가짜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어르신들은 가짜뉴스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 한국노년학회KGS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노인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코로나-19로부터 어르신이 안전한 사회를 위한 한국노년학회의 권고한국노년학회, 2020를 배포하였다. 서로 안부 묻기, 스스로 위로해주기, 식사 잘 챙기기 등 ‘어르신을 위한 권고’뿐만 아니라, 어르신과 정서적 거리 좁히기, 이웃 어르신에게 관심 가지기 등 ‘가족 및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위한 권고’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년학회KGS에서 안내하는 ‘어르신 당사자를 위한 6가지 권고’ 중 마지막은 바로 가짜뉴스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2]

건강정보를 찾는 노인과 가짜뉴스

한국 노인들의 온라인 건강정보 수용 경로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디지털 매체를 통한 정보 탐색 과정에서 한정되고 폐쇄적인 출처로부터 얻은 정보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판단하는 경향이 크다안순태, 정재선, 2019. 더욱이 노년기 사회적 관계는 가족, 친구, 지인으로 구성된 제한된 관계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어르신들의 제한된 사회관계망,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 그리고 부정확한 건강 정보가 결합되면, 제한된 네트워크 안에서 잘못된 건강 정보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수용되는 결과가 야기될 수 있다안순태, 정재선, 2019.

코로나19 정보 습득과 예방 행동

팬데믹 기간 동안 어르신들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코로나19를 대비하였을까. 홍콩에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연령에 따른 정보 탐색information-seeking 패턴의 차이,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예방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Chu et al., 2021. 이를 위해, 홍콩의 코로나19 첫번째 대유행 기간이었던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젊은 성인18-34세 90명과 노인60-84세 105명을 대상으로 생활일지daily diary 조사를 실시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Chu 와 동료들2021은 팬데믹 기간 동안 노인과 젊은 세대 간 정보 탐색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고, 사회정서적 선택 이론Socioemotional Selectivity Theory에 기반하여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사회정서적 선택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깨닫고, 삶의 목적이 변하게 된다. 즉, 정보 추구와 목표 달성에 집중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정서적 만족감을 중요시하게 된다Carstensen et al., 2003. 이에 따르면, 젊은 성인과 비교하여 노인은 더욱 제한적인 출처로부터 선택적으로 정보를 탐색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노인에게 특히 취약하고 중대한 상황이므로, 예외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탐색하고자 노력할 수도 있다.

연구 결과, 팬데믹 기간 동안 노인은 젊은 세대보다 전통적인 매체뉴스, TV 그리고 가족, 친구와 같은 가까운 관계로부터 정보를 더 많이 얻었다. 특히 예상과 달리 노인은 젊은 세대보다 더 다양한 출처로부터 정보를 얻었다. 즉 코로나19는 노인에게 더욱 취약하고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노인일수록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이때, 다양한 출처로부터 정보를 얻을수록 코로나19에 대해 더욱 걱정을 하게 되었고, 이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건강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Chu et al., 2021.

그러나 현재처럼 코로나19에 관한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오정보misinformation[3]가 도처에 퍼져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의지와 관계없이 잘못된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며, 이는 역으로 코로나19 예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ee 와 동료들2020은 한국의 20대부터 60대까지의 성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오정보misinformation가 실제 사람들의 믿음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3월 이후 하향곡선을 그렸던 2020년 4월에, 한국 성인 104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오정보에 노출되는 것은 잘못된 정보에 대한 믿음misinformation belief을 증가시켰고, 이는 코로나19 예방 행동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었다Lee et al., 2020. 따라서 온라인에서 정확하고 올바른 건강 정보를 판단하고 습득하는 능력,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digital health literacy가 중요할 수 있다Lee et al., 2020.

코로나19와 디지털 정보불평등

코로나19로 현재는 디지털 매체를 통한 정보 습득이 매우 중요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 디지털 정보 탐색에서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으며안순태, 정재선, 2019, 이는 노년기 건강정보 불평등 나아가 디지털 정보격차digital divide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정보에 대한 단순한 ‘접근’ 수준은 매년 높아지고 있으나 실제 ‘활용’ 수준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2020년 기준, 한국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유율 및 인터넷 이용률은 약 76%로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4대 정보취약계층[4] 중에서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여전히 가장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한국정보화진흥원, 2021년. 예를 들어, 2018년도 기준 한국의 60대 이상 노인 중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88.8%로 높은 수준이지만, 많은 분들이 카카오톡과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만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한다안순태, 정재선, 2019. 단순하게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안다는 사실만으로 노인들의 정보 접근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진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어르신들은 건강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으로 더 많은 정보를 찾아 나서지만, 범람하는 가짜뉴스의 홍수 속에서 누구보다도 길을 잃어버리기 쉬운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 “노인만 물백신 맞는다"는 가짜뉴스의 사례는 사회적 약자로 밀려나 고군분투하시는 어르신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 사회와 공동체에서 어르신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가장 필요한 때일지 모른다. mind

[감수: 중앙대 심리학과 김기연 교수]


[1] “뉴스기사 형식을 띈 조작된 콘텐츠” 뿐만 아니라, “오보”, “SNS 등에 올라온 내용을 확인 없이 그대로 전재한 기사”, “선정적 제목을 붙인 낚시성 기사”, “클릭수 높이기 위해 짜깁기 하거나 동일 내용을 반복 게재하는 기사”, “한 쪽 입장만 혹은 전체 사건 중 일부분만 전달하는 편파적 기사” 등을 모두 포함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온라인 설문조사, 양정애, 2019)

[2] 한국노년학회 홈페이지 참고 (http://tkgs.or.kr/html/?pmode=notice&smode=view&seq=1913)

[3] 가짜뉴스(fake news)라는 용어는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 오정보(misinformation) 등의 다양한 의미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김민정, 2019). 모두 허위 내용을 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해를 끼칠 의도로 만들어진 경우는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오정보(misinformation)에 해당될 수 있다(김민정, 2019).

[4] 장애인, 고령층, 저소득층, 농어민


   <참고문헌>

  • 김민정. (2019). 가짜뉴스(fake news)에서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로. 미디어와 인격권, 5(2), 43-81.
  • 안순태, 정재선. (2019). 노인들의 건강 정보 수용: 임파워먼트의 역할. 한국광고홍보학보, 12(4), 273-299.
  • 양정애. (2019).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뉴스’와 ‘가짜뉴스’. 미디어 이슈, 5(1), 한국언론진흥재단.
  • 한국노년학회. (2020). 코로나-19로부터 어르신이 안전한 사회를 위한 한국노년학회의 권고.
  • 한국정보화진흥원. (2021). 2020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
  • 황선윤. (2021.02.21). "노인만 물백신 맞는다" "백신 사망 은폐" 가짜뉴스 판친다. 중앙일보. Retrieved from https://news.joins.com/article/23996484
  • Carstensen, L. L., Fung, H. H., & Charles, S. T. (2003). Socioemotional Selectivity Theory and the Regulation of Emotion in the Second Half of Life. Motivation and Emotion, 27(2), 103-123.
  • Chu, L., Fung, H. H., Tse, D. C., Tsang, V. H., Zhang, H., & Mai, C. (2021). Obtaining Information from Different Sources Matter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e Gerontologist, 61(2), 187–195.
  • Lee, J. J., Kang, K. A., Wang, M. P., Zhao, S. Z., Wong, J. Y. H., O'Connor, S., ... & Shin, S. (2020). Associations Between COVID-19 Misinformation Exposure and Belief With COVID-19 Knowledge and Preventive Behaviors: Cross-Sectional Online Study. J Med Internet Res, 22(11). doi: 10.2196/22205.
신동희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노년심리 전공 석사과정 학생입니다. 노년기의 행복하고 활동적인 삶에 대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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