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과정 중에 내담자가 생일을 맞이하면 축하해주고, 상담적으로 다룰 때가 있습니다. 내담자에게 자주 하는 말은 ‘생일, 축하합니다’, ‘태어난 거, 축하합니다’인데요. 축하말을 들은 내담자는 다양한 반응을 보입니다. 뜻밖의 축하에 당황하거나, 어색하게 수줍어하기도 하고, 고마움의 미소를 짓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내담자에게 생일을 맞이한 느낌이 어떤지 물어봅니다. 내담자는 ‘여느 날과 다르지 않습니다’, ‘스스로에게 축하한다고 해줬어요’, ‘가족들하고 밥 먹었습니다’, ‘케잌 사서 혼자 불껐어요’에서부터 ‘나이만 먹는 거 같아 싫어요’,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 보니 잘못 산 거 같아요’, ‘내가 원한 것도 아닌 데 태어나서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뭐 해놓은 게 없어서 아직 축하할 수축하받을 수 없습니다’ 등 다양합니다.

생일을 자축하는 내담자의 자기충족적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자기 혼자서라도 생일을 치르려는 마음은 안쓰럽습니다. 생일이면 어쩌다가 이 세상에 내던져져서 이렇게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지, 원망이 솟는다던 내담자가 떠오릅니다.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거 같다는 내담자 마음과도 만나구요. 내담자가 자신이 일정한도달하기 거의 불가능한 성취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존중축하받을 가치도 없다고 말할 때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는, 내담자에게 다음의 말들 중 어떤 것을 건네며 소주제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생일인데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은 언제였나요~?’, ‘최악의 생일이 있었다면 언제셨나요~?’, ‘누구에게 가장 축하받고 싶으신가요~?’, ‘어떻게 받는 축하가 최고의 생일축하일까요~?’, ‘태어나게 해 준 것에 대해 부모님께 고마움을 느끼시나요~?’, ‘생일날 스스로에게 하게 되는해주고 싶은 말은 뭔가요~?’, ‘설령 실현될 수 없더라도 생일날 누구와 함께이고 싶나요~?’, ‘10년 후 생일날 뭘 하고 싶을까요~?’,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사람이길 바라나요~?’, ‘그럼에도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요~?’, ‘생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뭔가요~?’, ‘언젠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생일선물이 있다면요~?’ 등.

생명체는 탄생이라는 출현만으로 축하받아야 하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좋았던 생일경험은 인생의 최고 순간인 절정 경험_{peak Experience}이 되기도 하지만, 실망스럽고 초라한 생일로 인해 밑바닥느낌인 침체 경험_{Nadir Experience}이 남기도 합니다. 이럴때면 절정 경험과 침체 경험이 내담자 핵심감정의 근거 경험이 되었는 지 살펴봅니다. 자기생일에 대한 인식은 내담자의 자기상_self-image과 직결되어 있어, 자신에 대한 핵심신념과 관련되어 있을 때도 있습니다. 생일느낌이 내담자로 하여금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지, 즉 자아변형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다면 건설적인 미래상 구축을 위해 활용합니다. 간혹 행복에 대한 태도를 알게 해주며, 삶의 이유를 성찰하게 합니다.

생명체는 탄생이라는 출현만으로 축하받아야 하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나름의 최선으로 364일을 살아내 온 내담자에게, 행복을 바라는 마음과 응원을 그득 담아 상담대화를 이렇게 매듭짓습니다.

'살아온 것만으로 축하받을 날입니다!'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