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인터페이스 3: 제품 사운드와 소닉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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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인터페이스 3: 제품 사운드와 소닉 브랜드
  • 2021.09.07 04:32
음악은 우리의 기억에 강력한 자취를 남긴다. 어릴 적 외웠던 노래들은 평생 잊히지 않고, 중고등학교 때 들었던 음악은 평생 우리와 함께 간다.

손이 가요, 손이 , 땡땡땡에 손이 가요! 엄마손, 아이손 자꾸만 손이가! 언제든지 땡땡땡, 어디서나 맛있게! 누구든지 즐겨요, 농심 땡땡땡!!!” 한국인이라면 아마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같다. 땡땡땡에 알맞은 말은? 바로 새우깡이다아마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1 1깡은 아니더라도 달에 번은 새우깡을 먹지 않을까?

, 그렇다면 약간 고난이도의 문제. “좋은 사람 만나면 나눠주고 싶어요. 껌이라면 땡땡 롯데 ”. 땡땡에 알맞은 말은 무엇일까? 이번 여름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어머니와 노래 가사에 대한 작은 논쟁? 있었다. 기억은 껌이라면역시롯데 . 어머니의 기억은 껌이라면롯데롯데 껌이었다. 정답은??? 정답을 알아내기 위해서 나는 바로 너튜브를 검색해보았고, 정답은 놀랍게도 다였다. 노래를 이용한 다양한 편곡과 광고들이 있었는데, 어떤 편에서는역시 사용하고 있었고, 다른 편에서는롯데 반복하고 있었다.

음악은 우리의 기억에 강력한 자취를 남긴다. 어릴 외웠던 노래들은 평생 잊히지 않고, 중고등학교 들었던 음악은 평생 우리와 함께 간다. 이러한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특정한 상표브랜드 제품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도 음악 혹은 소리를 사용한다. 예전에는 이를 위해 사용되는 짧은 소리 혹은 음악을 징글 jingle이라고 불렀었는데, 요즘에는 소닉 브랜드sonic brand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브랜드나 제품을 소리로 표현한다고 했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리가 있는가? 할리 데이비슨미국의 유명한 오토바이 회사 엔진 소리와 같이 제품에서 발생되는 소리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인위적으로 만든 소리 가운데 가장 성공한 경우 중의 하나는 인텔의 소닉 브랜드일 것이다. “밤빰밤빰”. 개의 소리로 구성된 짧은 소리는 아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소닉 브랜드일 것이다. 이런 고유한 브랜드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리서치와 디자인의 단계가 필요하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 비록 개의 음표로 만들어진 간단해 보이는 소리이지만, 소리를 어느 매체에 어떤 나라들에서 사용할지에 따라 하나하나 따로 계약을 해야 해서 천문학적으로 많은 돈이 든다.

소닉 브랜드는 회사 로고와 같은 회사의비주얼 아이덴티티만큼 제품 이미지에 굉장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회사들이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BMW 같은 브랜드가 최근 한스 짐머라는 당대 최고의 영화 음악가를 자사의 전기 소리를 디자인 하기 위해 고용하는 예에서 이를 확인해 있다.

한국의 브랜드나 제품에 사용되는 소리 중에서 인텔의 소리만큼 크게 유행했던 소리가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땡땡 전자 혹은 땡땡 자동차 회사도 소닉 브랜드를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 떠올려 보시라! 또한,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2000년대 초반 배우 전지현이 모자를 쓰고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던 시절에는 네이버에도 소닉 브랜드가 있었다. 새로 고침을 때마다 소리가 재생되었다. 물론, 소리가 나는 것을 짜증내 하는 사용자도 있었을 것이다. 소리가 기능인 휴대폰의 경우는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연결할 때마다 재생되던 땡땡 텔레콤의 소리는 한국에서 성공한 소닉 브랜드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런 소닉 브랜드에 회사 이름이나 회사가 지향하는 이미지 키워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례로, 가전 회사 월풀은 광고에서 자사의 짧은 징글을 재생한 , “Whirlpool, inspired by you”여러분에게 영감을 받는 월풀이라는 음성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런 소닉 브랜드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광고에도 사용되지만, 제품 자체의 기능음으로도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포르쉐 폰의 엔진 사운드는 휴대폰의 전원 음으로 사용되었다. 전원 사운드 아니라, 이런 소리가 제품의 핵심 기능을 재생하는 소리로 사용될 수도 있다. 최근 한국 제품에서 나왔던 소리 중에 가장 강력하게 사용자의 기억에 남아 있는 소리로는 메세지 도착을 알리는 “까톡이나 밥이 지어졌다는 “쿠쿠 있을 같다. 이들 역시 제품의 이름이 그대로 기능 음으로 사용된 예시이다.

필자가 전자 회사에서 일하던 때에 만들었던 전원 사운드를 같은 브랜드의 다른 제품들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었다. 이를 테면, 같은 선율의 색깔을 제품의 이미지에 맞게 바꾸는 식이었다. 냉장고에는 얼음이 떨어지는 느낌의 소리를 추가하고, 세탁기에는 물방울 소리가 입혀진 선율을, 그리고 에어컨에는 바람소리가 섞인 느낌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전원 사운드를 음악의 모티브로 발전시켜서 제품의 시각 유저 인테페이스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의 백그라운드 음악으로 사용하였다.

예전에 회사에서 네비게이션을 개발할 때의 일이다. 하드웨어의 문제로 제품의 부팅 시간이 오래 걸려 이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이 있었다. 다행히 부팅이 완료되기 전에도 소리는 있었기에 우리는 자칫 지겨울 있는 시간을 보상해 주기 위해 부팅이 때까지 브랜드에 적합한 소리를 디자인해서 넣기로 했다. 인지-주의 이론Cognitive-Attention Theory 의하면 시간의 흐름을 감시하는 과제를 때에 다른 과제를 같이 하게 되면혹은 다른 정보가 시간에 같이 채워지면 시간을 짧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Hemmes, 2004. 우리는 운전자들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콧노래로 익숙한 선율을 따라 부르는 시간으로 바꿀 있었다. 소리 디자인이 브랜드에 대한 인상을 각인시켜줄 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결함을 보완한 셈이다.

이번 글에서는 제품의 소리가 기능적인 역할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기억시키고 재고시키는 역할을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 이제 눈을 감고 내가 사용하고 있는 전자제품에서 어떤 소리들이 나는지를 떠올려 보시라. 어떤 소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 질문은 실제 우리가 연구할 때에 참가자들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 가운데 하나이다.) 소리를 디자인하고 개발한 사람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을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mind

   <참고문헌>

  • Hemmes, N. S., Brown, B. L., & Kladopoulos, C. N. (2004). Time perception with and without a concurrent nontemporal task. Perception & Psychophysics, 66(2), 328-341.
전명훈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컴퓨터과학과 교수 공학심리 Ph.D.
가수의 꿈을 접고 전자회사에서 사운드 디자인을 하다가 영화 음악을 공부했다. 영화 음악가의 꿈을 접고 청각 디스플레이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와 컴퓨터과학과에서 Mind Music Machine Lab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기계(컴퓨터, 자동차, 로봇) 사이의 더 나은 상호작용을 디자인하기 위해 소리와 정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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