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이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불면증은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인데,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은 수면과 수면 유지 그리고 수면 도중 깨어났을 때 다시 잠드는 것을 어려워한다황덕희, 이미나, 2020. 오랜 기간 동안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고혈압 및 우울증과 같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의 수면장애 환자수와 진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2019년을 기준으로 60대, 50대, 70대 순으로 수면장애 환자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중장〮년층 이상의 높은 연령대에서 불면증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20.
불면증은 노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수면장애 중 하나인데, 노인의 불면증은 고혈압, 심장질환, 위장관 문제 등과 같은 각종 신체질환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으며김재민 외, 2008, 우울감을 높이고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박승미 외, 2008. 이처럼 불면이 노인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인들이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화과정 자체가 불면을 유발하지는 않으며, 나이가 든다고 해서 양질의 수면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불면을 예방하고 수면장애를 회복하기 위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이동국, 2013. 따라서 본 논문 리뷰에서는 노인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 감상’이 불면증 극복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음악 치료music therapy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Chen 외, 2021.
음악 치료를 통한 노인의 불면증 극복
Chen 과 동료들2021은 음악 감상이 노인들의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체계적인 문헌 검토와 메타 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섯 개의 데이터베이스Ovid Medline, Embase, Cochrane Library, Scopus, Index to Taiwan Periodical Literature System를 활용하여 2021년 2월 20일까지 출판된 연구 총 458개를 탐색하였으며, 이 중 조건에 일치하는 5개의 연구를 최종 분석에 투입하였다. 알츠하이머와 같은 인지 기능 장애나 청력 손상이 있는 연구 대상자가 포함된 연구, 영어나 중국어로 작성되지 않은 연구, 혼합된 개입 방법을 사용한 연구, 60세 이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 등은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제외되었다. 최종적으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60세 이상의 아시아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음악 감상 개입이 이루어진 실험 집단과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은 통제 집단을 나누어 음악 감상이 수면의 질 향상에 미치는 효과를 비교한 연구들이 분석에 투입되었다.
분석 결과, 음악 감상은 노인들의 주관적인 수면의 질을 유의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음악 치료가 노인들의 수면의 질 향상에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음악이 치료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잔잔한 음악이 리드미컬한 음악보다 수면의 질 향상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주 이상 음악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정신 생리학적 이론에 따르면 느린 템포와 부드러운 멜로디의 잔잔한 음악을 듣는 것은 사람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이것이 자율신경계에서의 신경내분비 활동을 감소시켜 불안을 줄어들게 하고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 음악 치료는 간병인이나 의료 종사자가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면의 질 향상에 효과적인 개입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음악 감상은 수면장애가 있는 노인들이 수면제나 진정제에 의존하는 것을 줄여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Chen 외, 2021.
다만, 본 연구는 음악 치료의 유형이 매우 광범위하지만 각각의 음악 장르들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정확한 효과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중국어와 영어로 출판된 연구만을 분석하였고,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노인이 참여한 연구만을 분석에 포함하였기 때문에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한 모든 노인들을 대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아시아 지역의 노인들 사이에서 음악 치료가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첫 번째 메타 분석 사례라는 의의가 있다.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류의 일상을 크게 뒤흔들고 있고, 흔들리는 삶 속에서 우리는 쉬이 잠들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야외 활동과 사회 교류가 크게 제한되면서 사람들의 스트레스 수준은 높아지고 있는데, 전염병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불면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지친 마음을 달랠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돈 키호테』로 유명한 스페인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깨어난 다음 날 몸도 마음도 한결 가뿐해진 것을 느껴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요즘. 건강하고 지혜롭게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음악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을 불면으로부터 지켜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좋은 음악은 좋은 잠에 들게 한다. 오늘 밤 우리 가족의 침대 머리맡에 좋은 음악을 하나 조용히 틀어두는 건 어떨까? mind
[감수: 중앙대 심리학과 김기연 교수]
<참고문헌>
- Chen CT., Tung HH., Fang CJ., Wang JL., Ko NY., Chang YJ., Chen YC. (2021). Effect of music therapy on improving sleep quality in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Am Geriatr Soc, 69(7), 1925-1932. doi: 10.1111/jgs.17149
- 국민건강보험공단. (2020). 2020 알고 싶은 건강생활 정보. https://www.nhis.or.kr/nhis/together/wbhaec06700m01.do?mode=view&articleNo=138660&article.offset=0&articleLimit=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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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해나. (2021. 08. 14). [왕해나의 약통팔달]코로나 불면증, 의존성 없는 수면제 선택하세요. PHARM EDAILY. Retrieved from https://pharm.edaily.co.kr/news/read?newsId=01423526629147320&mediaCodeNo=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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