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기대수명 연장으로 인하여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년기의 치매 등 인지기능 장애 환자들이 늘고 있어 노년기의 인지기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서, 한국 사회에서도 치매 환자에 대한 종합 계획을 발표하여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치매와의 전쟁 선포
보건복지부2020에서 국가 치매관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제 4차 치매관리 종합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치매 환자 발병추이로는 50년 사이에 전체 노인 인구의 15.9%로 증가하여 국내에서의 사회적 부담 비용도 커질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4차 치매관리 종합 계획에서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사회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사회의 자원과 관계를 맺고 가족 부담 경감을 위해 돌봄 지원을 확대하며 치매 단계에 따른 전문화된 관리가 이뤄지도록 “선제적 치매 예방과 초기 집중 치료 및 관리”, “지역 거주 치매 환자에 대한 돌봄 지원과 가족 부담 경감”, “치매 관리 전달체계 효율화와 공급 인프라 확대”, “치매 연구와 기술지원 확대 및 사회적 환경 조성”의 큰 4가지를 중점으로 두었다보건복지부, 2020.
국내 및 해외에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짐으로써, 치매 환자에 대한 영화 및 드라마가 많이 연출되고 있지만 치매 환자에 대한 대부분 관찰자의 시점에서 다루고 있다. 최근 2020년에 개봉한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더 파더』에서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치매 환자를 다루는 드라마 및 영화와는 다르게 치매 환자 관점에서 치매 환자가 느끼는 혼란스럽고 두려운 심리를 생생하게 전달해줄 뿐만 아니라 치매로 인하여 주변인의 갈등과 아픔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치매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여러가지가 거론되고 있지만, 본 기사에서는 그 중에서도 담배와 알코올 사용의 물질남용이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라는 「BMC Geriatrics 21 권 1호」에 실린 고빈두와 그의 동료들Govindu et al.,2021의 연구를 살펴보고자 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물질남용
한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직장, 가정 등 여러 요인으로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스트레스를 푸는 많은 방법들 중에서 흡연과 음주를 손쉽게 떠올릴 수 있다. 담배와 알코올은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강력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어 아주 위험한 물질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담배, 알코올과 같은 중독성 물질을 사용하거나 중독성 행위에 몰두함으로써 생겨나는 다양한 부적응적 증상을 포함하는 물질 관련 장애Substance-Related Disorders를 하나의 질환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은 나이가 듦에 따라 환경적 및 사회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물질 관련 장애의 아래 범주인 물질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가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 이전 선행연구를 통해서 노인의 알코올 섭취와 인지 건강에 관한 관련성이 다양하게 보고 되었고, 흡연도 인지 능력의 영향력에 대해서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고빈두와 그의 동료들2021은 씹는 담배와 연초 흡연 및 음주와 인지장애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씹는 담배, 흡연, 알코올과 인지기능 간의 관련성
고빈두와 그의 동료들2021은 인도의 인구 고령화에 관한 국가 대표 데이터인 BKPAIBuilding a Knowledge Base on Population Aging in India를 이용하여 씹는 담배, 흡연, 알코올과 인지기능 간의 관련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농촌 지역 노인이 도시 지역의 노인보다 연초 및 씹는 담배를 더 소비하였고, 알코올 또한 농촌지역의 노인이 더 소비하였다. 이로 인하여, 농촌 지역의 노인들은 도시 지역의 노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담배 소비 및 알코올 섭취로 인하여 인지 장애 발병률도 높았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노인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노인보다 인지 장애가 발병 가능성이 24% 더 높게 나타났고, 알코올을 섭취하는 노인은 섭취하지 않는 노인보다 인지장애 발병 가능성이 30% 높았다. 또한, 알코올 섭취와 함께 연초를 피우는 노인은 흡연이나 음주를 하지 않는 노인이나 둘 중에 하나만 소비하는 노인에 비해서 인지 기능에 더 악영향의 위험성이 있었다.
인지기능 저하 예방법
2017년 EBS ‘지식채널 e’ 에서 방송된 ‘기억을 소환하는 고양이’ 편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등장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오로밸리Oro Valley에 위치한 치매 노인들 요양원에서 치매 노인들이 아기 고양이 터틀Turtle과 피치스Peaches를 양육을 하게 되었다. 어두운 표정으로만 멍하니 앉아있었던 치매 노인들에게 고양이들이 안식처가 되어주면서 노인들이 조금씩 기억을 찾았다. 치매 노인들은 아기 고양이들을 아기로 인식하고 젖병을 물리면서 인간의 본능이 자동으로 발동하며 근육 기억Muscle Memory이 다시 사용되고 움직임이 반복되면서 기억력이 되살아났다. 아기 고양이들이 성묘가 되어가면서 치매 노인들의 병세도 나날이 호전이 되었다고 한다. 방송에서의 자막을 인용하자면,
“치매가 있는 노인들이라도 아직 잊지 않았던 거예요. 사랑을 주고받고 싶은 마음을 말이죠”
이러한 사례를 살펴보면, 노인의 금연 및 금주가 인지 장애 발생률을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부로 삼고,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 초기 단계를 감지하기 위한 정책 및 국가적으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매 노인들에게 ‘아픈 환자’의 낙인이 아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줄 수 있는 본능’을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어떠할까? mind
[감수: 중앙대 심리학과 김기연 교수]
<참고문헌>
- 김서경 외, & 강수민 외. (2017. 06. 22). 기억을 소환하는 고양이. 박성오, 지식채널 e. 경기도 고양시. EBS.
- 보건복지부. (2020).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1-’25)｣. 세종: 보건복지부.
- Muhammad, T., Govindu, M., & Srivastava, S. (2021). Relationship between chewing tobacco, smoking, consuming alcohol and cognitive impairment among older adults in India: a cross‐sectional study. BMC Geriatrics, 21(1),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