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Genie) 대 자비스 (Jarvis) (3): 자동차 에이전트의 몸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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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Genie) 대 자비스 (Jarvis) (3): 자동차 에이전트의 몸과 마음
  • 2022.12.04 17:30
스무 번째 글은 다시 에이전트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내 삶의 심리학”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니 몸을 주제로 하는 글이 몇 편 보여서 이번에는 우리 연구 가운데 에이전트의 몸(체현)과 음성 방식(마음)을 비교한 연구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몸과 마음

심리학에는 몸과 마음을 서로 다른 독립적인 개체로 보아온 긴 역사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신 현상학은 물리적인 몸과는 구분되는 것으로 취급해 왔다. 심리학에서 몸의 중요성은 체화된 인지”라는 용어와 함께 최근 20여년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 우리의 뇌가 우리 몸의 감각과 지각을 기반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변화해 나아갈 진대, 정신이 육체적인 것 혹은 물리적인 것과 별개라는 관점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받아들이기 힘든 이론이 아닐까? 사랑은 정신적이기도 하지만, 육체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지 않은가? 하지만, 이러한 몸에 대한 강조가 몸이 정신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몸과 마음이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며 이에 대해 얼마나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이는 비단 사람의 몸과 마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몸과 마음 중 어느 것이 인간다워야 인간으로 받아들일까?
우리는 몸과 마음 중 어느 것이 인간다워야 인간으로 받아들일까?

에이전트의 체현과 음성 방식이 운전자의 경험에 미치는 영향

몇 편의 글에서 이미 에이전트에게 몸을 선사해 주는 것이 의인화에 효과적이고 그것이 차례로 에이전트에 대한 인상에 영향을 주며 신뢰감 및 작업수행도를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지니 대 자비스(2)>에 이어서 에이전트의 체현(몸을 가지고 있는가)과 음성 방식(마음의 상태)이 자율 주행차에서의 운전자의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한 실험을 소개하려고 한다. 지난 글에서의 실험 환경이 완전 자율 주행차였다면, 본 글의 실험 환경은 완전하지 않은 자율 주행을 다루고 있다. 즉, 쉬운 구간에서는 차가 운전을 통제하지만, 만약의 경우, 운전자가 그 통제권을 이양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실험을 진행하였다Wang, Lee, Montavon, Qin, & Jeon, 2022.

우리의 실험을 위해서 24명의 젊은 운전자들이 운전 모의 실험 장치를 이용해 운전을 하였고, 각각 네 가지 조건의 에이전트를 서로 다른 순서로 모두 경험하였다: 정보 전달형 음성 에이전트, 대화형 음성 에이전트, 정보 전달형 로봇 에이전트, 대화형 로봇 에이전트. 에이전트는 운전 상황 및 도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참가자들은 로봇 에이전트를 시스템 응답 정확도 및 신뢰도 점수에서 더 높게 평가했음에도, 주의 분산의 이유때문에 선호하지는 않았다. 반면, 대화형 에이전트는 통제권 이양에 있어 더 좋은 결과를 보였고, 참가자들로부터도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가장 선호 받은 에이전트는 대화형 음성 에이전트였다.

통제권 이양에 관련된 수행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에이전트의 메세지로부터 통제권 이양에 걸리는 반응 시간에는 조건 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정보 전달형 에이전트 조건에서 참가자들은 대화형 에이전트 조건에 비해 더 위험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운전 행동을 보였다.

필수적인 인간 특성

정리해보자면, 참가자들은 에이전트가 로봇과 같은 몸을 가지고 있을 때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 그들의 운전 수행은 에이전트의 몸의 여부보다는 음성 방식에 더 큰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Waytz 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라 이러한 결과를 더 재미있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의인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인간의 특성을 피상적인 것과 필수적인 것으로 나누었다Waytz, Heafner, & Epley, 2014. 이들은 개체가 몸을 가지는지 혹은 인간과 비슷한 겉모습을 하고 있는지와 같은 체현의 특성들은 피상적인 인간 특성으로 구분하는 반면, 의도, 감정, 윤리와 같은 특성들은 필수적인 인간 특성으로 구분한다.

음성 방식은 태도와 감정 같은 필수적 의인화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실제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 않을까? 즉, 에이전트의 말투가 에이전트의 몸보다 더 마음 내면을 반영하고 있고, 그것이 참가자들에게 전해진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의인화의 영향은 자율 주행의 정도나 운전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덧붙여 둔다. mind

    <참고문헌>

  • Wang, M., Lee, S. C., Montavon, G., Qin, J., & Jeon, M. (2022, September). Conversational Voice Agents are Preferred and Lead to Better Driving Performance in Conditionally Automated Vehicles. In Proceedings of the 14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utomotive User Interfaces and Interactive Vehicular Applications (pp. 86-95).
  • Waytz, A., Heafner, J., & Epley, N. (2014). The mind in the machine: Anthropomorphism increases trust in an autonomous vehicle.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52, 113–117.
전명훈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컴퓨터과학과 교수 공학심리 Ph.D.
가수의 꿈을 접고 전자회사에서 사운드 디자인을 하다가 영화 음악을 공부했다. 영화 음악가의 꿈을 접고 청각 디스플레이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와 컴퓨터과학과에서 Mind Music Machine Lab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기계(컴퓨터, 자동차, 로봇) 사이의 더 나은 상호작용을 디자인하기 위해 소리와 정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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