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같은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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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같은 삶의 의미
  • 2019.07.30 13:30
당신을 지루하게 하는 반복적인 일상이 어쩌면 당신 삶의 의미였다면? 쳇바퀴 같은 삶의 심리학적 의미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긍정적이다. 루틴한 일을 하는 동안 우리는 삶의 의미를 더욱 깊이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상의 지루함

‘쳇바퀴 같은 삶’이란 문구처럼 우울한 표현이 또 있을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 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잡혀 있는 회의와 세미나는 일상이란 단어에 지루함을 색칠한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지인과의 만남을 통해, 일상에서 탈출하고 종종 삶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시도한다. 무료하지 않은 충만한 삶을 찾아 떠날 어느 날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삶의 의미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충만한 삶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 먼 곳을 헤매고 돌아온 집 안에서 파랑새를 찾은 것처럼 삶의 의미도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직장과 학교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일주일간의 대학생의 일상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삶의 의미

일상에서 경험하는 삶의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대학생 85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의 스마트폰에 간단한 어플을 설치하도록 한 후, 매일 6번씩 시간을 정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알람을 보냈다. 학생들은 학기말이 다가오는 상황이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행동을 하는 루틴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알람을 받을 때마다 그들은 그 순간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행동이 자신의 루틴인지, 즉 매일 반복되는 행동인지 7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여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보고했다. 마지막으로 그 당시의 기분 상태("당신의 지금 기분을 매우 나쁨부터 매우 좋음 사이에서 평가하시오")와 삶의 의미("나는 만족스러운 삶의 목적을 발견했다"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루틴하게  살아가는 학생일수록

연구 결과, 알람을 받는 당시에 하고 있던 행동이 매일 하는 루틴일수록 학생이 그 순간 경험하는 삶의 의미 역시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보고하는 행동은 수업을 듣거나, 공부하거나, 친구와 같이 캠퍼스를 걷고, 대화하는 행동이었다. 학생들은 보통 수업을 듣거나, 공부하고 있을 때, 친구들과 대화할 때 삶의 의미 역시 가장 깊게 경험한다고 응답했다.

일상의 평범함을 이토록 견고하게 보여주는 그림이 또 있을까. 요하네스 베르메이르Johannes Vermeer, 1632~1675. '우유를 따르는 여인', 캔버스에 오일, 45.5 x 41c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소장. 

그럼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은 어떨까? 이 연구에서는 주말(금요일 오후 5시부터 일요일 오후 5시까지)과 주중(일요일 오후 5시부터 금요일 오후 5시까지)을 나누어서 주말과 주중에 따라 학생들이 보고하는 행동과 삶의 의미에 차이가 있는지 다시 한 번 분석했다. 분석 결과, 루틴한 행동을 할 때 삶의 의미를 경험하는 것은 주말과 주중에 따라 달라지지 않았다. 즉, 학생들은 주말에도 늘 하던 일상을 반복하면서 삶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삶의 의미를 찾았는가

누군가 당신에게 삶의 의미를 찾았냐고 물었을 때, 쉽게 대답할 수 없다면 이 연구를 기억하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는 내 삶을 더 큰 세계와 연결시키고, 삶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목적을 가졌을 때 삶의 의미를 경험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눈을 뜨는 것, 같은 시간에 가족과 식사를 하고 출근하는 것, 퇴근 후 가족과 같이 공원을 산책하는 것들은 여러분의 삶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 우리는 일상에 충실함으로써 삶을 충만하게 누릴 수 있다. mind

    <참고문헌>

  • Heintzelman & King (2019). Routines and Meaning in Life.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5(5), p.688-699.
전미연 중앙대 심리학과 박사수료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사회 및 문화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자기와 사회, 개인의 삶의 의미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진보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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