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국심리학회 연차대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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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미국심리학회 연차대회를 다녀와서
  • 2019.08.20 13:00
미국심리학회 연차대의회는 어떻게 진행될까? 지난 8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연차대회를 다녀온 송현주 교수가 이번 대회의 특성과 의미를 정리했다.

충분한 토론을 위한 구성

 

201988~11일까지 열린 미국 심리학회 연차대회에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참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것이 7~8년 전, 전체 포맷이나 구성에서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 다만 이전과 비교할 때 여러 연구자들로 구성된 심포지엄이 줄어들고 개별 연구자의 발표와 연구자와 청중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장려하기 위한 구성이 증가한 것으로 보였다. 개인적으로, 일부 연구자의 발표에 총 2개의 회기가 배정되어 50분 발표하고 발표를 마친 이후 편한 장소로 이동하여 연구자와 관심 있는 청중들 간의 논의 시간을 50분 배정한 구성이 눈에 들어 왔다.

 

2019년 미국심리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총기폭력'을 주요주제로 다루었다. 주제연설에서 한 여성이 "이제 심리학자가 나서야 할 때"라고 발언하고 있다. 이 여성은 2012년 학교총기난동으로 아들을 잃었으며, 현재 가족심리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미국심리학회 연차대회에서는 '총기폭력'을 주요주제로 다루었다. 주제연설에서 한 여성이 "이제 심리학자가 나서야 할 때"라고 발언하고 있다. 이 여성은 2012년 학교총기난동으로 아들을 잃었으며, 현재 가족심리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APA.

본인이 경험한 한국심리학회의 학술대회는 일방적인 발표로 대부분 구성이 되며 그나마 배정되어 있는 패널 토론은 시간에 쫓겨 형식적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개별적인 한국 학자들의 연구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고 본다. 그러나 우수한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누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물론 개별 학자들 간의 연구 모임 등을 통해서 매우 수준 높은 토론과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학원생이나 박사 초년생들이 특정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중견 연구자들과 마음 편하게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학술대회에서 최신 주제의 심포지엄 외 다양한 중견 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 결과에 대해 관심 있는 집단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배정하는 구성을 제안하고 싶다.

총기폭력과 같은 사회문제  다뤄

또한 심리학 학술대회의 대표 주제에 대한 부분도 언급할 만하다올해 미국 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의 개회식 주제는 ‘Deep poverty’였으며 주요 주제로 ‘Gun violence’‘Suicide’를 다루었다.  개회식 주제 연설을 한 심리학회장이 가난과 관련된 자신의 성장 경험을 공개하는 것은 상당한 문화적 차이로 다가왔다. 자살 주제에서도 자살 생존자가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공개하는 것에는 여러 요소들이 관련되어 있어 어떠한 판단을 내리는데 제한이 있다. 그러나 자살 생존자의 자기공개가 외상 후 성장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에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Levi-Belz, 2016.

이밖에 관련 주제를 두고 정부 연구비 관련 책임자와 관련 분야 대표 연구자의 짧은 토론도 포함되었다.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최근의 중요한 주제를 핵심 주제로 잡고 이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발표를 포함하는 형태는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유사하게 시행되고 있다. 다만 관련 주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임감을 표현하는 강도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문화적 차이 이상의 무언가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 누적된 심리학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자신감의 결과로 보여 부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분과학회간의 협력 강조

미국심리학회는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는 매우 큰 학회이며 세부 주제를 다루는 학회에 비해 관심 있는 영역의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연구 경향을 파악하는 데는 만족도가 높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연구자들의 교류를 촉진하고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경험들을 제공하고자 한 점과 대외적으로 심리학의 방향성과 능력을 확실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적극적 노력은 매우 돋보였다. 또한 분과학회들간의 협력 프로그램을 확실하게 강조한 점은 모 학회 학술대회와 분과 학회 학술대회의 차별성을 주는 좋은 시도로 보였다.

흔히 심리학자들은 학문 특성상 내성적이라고도 한다. 학문을 시작하게 만든 경향성은 그럴 수도 있지만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분명히 달라지고 극복되어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활발하게 토론하고 사회 문제에도 힘 있는 목소리를 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였다고 본다.mind

    <참고문헌>

  • 2019 APA Event Video. https://convention.apa.org/2019-video
  • 2019 APA Collaborative program. https://convention.apa.org/agenda/collaborative-programs
  • Levi-Belz, Y.(2016). To share or not to share? The contribution of self-disclosure to stress-related growth among suicide survivors. Journal of Death Studies, 40(7), 405-413.
송현주 서울여대 심리치료학과 교수 임상심리 Ph.D.
임상심리학 주제중 조현병 환자의 회귀억제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하고 gamification을 활용한 조현병 위험집단에 대한 인지재활치료로 박사후 과정을 하였다. 현재 서울여대 심리치료학과(특수치료 전문대학원)에 재직하고 있다. 임상심리학에 중심을 두고 신경과학을 융합하는 연구에 주요 관심을 두고 있으며 주의력, 실행기능, 인지조절력과 정신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신장애의 조기진단과 치료적 책략을 개발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앱기반 아동 청소년 대상 일차 심리평가 게임 '코콘'을 개발하였고 가상현실을 활용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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