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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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네
  • 2019.08.30 18:13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 그리고 안도감을 갖게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하마터면' 혹은 '했더라면'의 심리에 삶에 대한 우리의 기원이 담겨있다.

우리 아이가 운 이유

얼마 전 무더운 여름 오후에, 필자와 가족이 외부에 나갔다 집에 돌아오기 위해서 외부에 주차되어 있었던 차에 타게 되었다. 필자의 아이는 아직 24개월 밖에 안됐기 때문에 카시트에 타야 하는 상황에서 카시트에 아이를 태웠는데, 아직 24개월 밖에 안 된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아직 어리기에 충분한 소통이 되지 않았던 터라 카시트에 타기 싫어서 우는 줄만 알았었다.

그런데 아이의 울음이 심상치 않아 차를 멈추고 아이가 왜 우는지 상황을 파악하던 중, 알고보니 카시트가 엄청 뜨거워져 있었던 것을 알게 되어 카시트에 묶여 있던 아이를 풀고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며 다행히도 아이에게 매우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그러며 필자와 가족은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고 말하며 다행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이러한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며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를 찾다보니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심리학 이론을 떠올리게 되었다.

'후회'란 제목의 이 작품은 헝가리계 영국화가 드 라즐로의 작품이다. 아쉬움이 가득한 남성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Philip Alexius de Laszlo, 1869~1937.

사후가정적 사고

이러한 상황을 사회심리학에서는 사후가정적 사고로 설명할 수 있다. 사후가정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이란 어떤 사건을 경험한 후에 일어날 수도 있었지만, 결국 일어나지 않은 가상의 대안적 사건을 생각해보는 심리과정이다. 또한 세부적으로 사후가정적 사고에는 실제 사건보다 긍정적 결과를 가정하느냐 아니면 부정적 결과를 가정하느냐에 따라 두 유형으로 구분가능하다Roses & Olson, 1993.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첫째는 상향적 사후가정 사고로 ‘~라면 더 좋았을 텐데’처럼 실제 상황보다 좀 더 긍정적인 결과를 상상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후회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예를 들어 연말이 되면 송년 모임에서 ‘올해를 돌이켜 생각해보니 좀더 좋은 결과가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얘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고는 일반적으로 아쉬움이나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뒤따라오기 마련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볼 수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지게 되면 매우 아쉬워하고 후회하며 우는 선수들을 종종 목격된다. 경기 후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특히, 이등 한 팀이나 이등한 선수들을 인터뷰하면 여러 내용 중 하나가 ‘조금만 더했으면 우승 혹은 일등을 했을텐데~, 다음엔 꼭 우승하겠다, 혹은 일등하겠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경우가 상향적 사후가정적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왜냐하면 결과가 아쉽고 조금만 더 하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하향적 사후가정 사고

둘째는 하향적 사후가정 사고이다. ‘~라면 큰일 날뻔 했다.’처럼 실제 상황보다 더 부정적인 결과를 상상하는 일이다. 이러한 사고는 일반적으로 안도감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뒤따라오는데 이러한 감정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려는 동기와 관련이 있다. 필자처럼 안도감을 내쉬는 경우들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이 피곤한 날 운전을 하게 되면 자칫 일어나면 안 되는 상황을 겪곤 한다. 바로 졸음운전이다. 순간 졸게 되면 ‘앗차’ 깜짝 놀라며 정신차리고 다시 운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경우들을 보게 된다. 졸음운전은 자칫 큰 인명사고로 야기되므로 운전을 하는 많은 운전자들은 졸음 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 운전자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비단 이뿐만 아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보면 ‘정말 큰일날 뻔 했는데 이만하길 다행’이라 말한다. 왜냐하면 이미 일어난 사건의 심각성을 따지며 더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며 현 상황에 적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쉬움 많은 우리 삶

사람들은 사후가정적 사고를 언제 더 많이 사용할까? 아쉬움이 많이 남을 때? 아니면 안도감이 나타났을 때? 누군가는 (안도감과 관련이 있는) 하향적 사후가정 사고라 생각할 수 있다. 그 사건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하마터면'의 하향적 사고가 빈번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는 상향식 사고가정 사고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oese & Hur, 1997. 이유는 밝혀진 바 없으나 다만 우리 삶에 특히 아쉬움이 많이 남기 때문이리라, 생각해본다. mind

 

 <참고문헌>

  • Roses, N. J., & Hur. T. (1997). Affective determinants of counterfactual thinking. Social Cognition, 15, 333-350.3
  • Roses. N. J., & Olson, J. M. (1993). The structure of counterfactual thought.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19, 312-319.
박준성 중앙대 평생교육원 교수 사회및문화심리 Ph.D.
사회 및 문화심리학 주제 중 삶의 의미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중앙대 평생교육원 상담심리학에서 활동하고 있다. 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기초로, 사람들의 성격, 건강, 진로, 및 한국사회의 다양한 이슈 등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아들러, 행복의 재발견」(2016), 「통계분석의 개념과 실제」(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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