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아침엔 세 개, 저녁엔 네 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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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 아침엔 세 개, 저녁엔 네 개를!
  • 2019.10.03 16:43
사실상 차이가 없지만 그럴듯한 말로써 상대를 설득하는 것을 조삼모사라 합니다. 대개 부정적으로 쓰이는 이 말에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본래 조삼모사는 당장의 차이만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지만, 인간의 다양성 추구가 아침과 저녁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현상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즉, 조삼모사朝三暮四에서의 아침엔 세 개와 저녁엔 네 개의 개수 차이와 같이, 사람들은 아침(세 개)보다 저녁(네 개)에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선택과 시간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의사결정을 합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날 것인가 아니면 더 잠을 잘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시작으로 하여 늦은 저녁 시간에 지금 잠을 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일을 좀 더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의사결정을 하죠. 그리고 이 수많은 의사결정들은 여러 가지의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대표적인 요인으로 일시적인 정서나 관점의 차이와 같은 상황적 특성과 충동성이나 자기애, 성격과 같은 개인적 특성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요인은 상황적 특성과 개인적 특성 두 가지 모두와 관련이 있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간이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왜 시간이 상황적 특성과 개인적 특성 모두와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볼까요? 이에 대한 답을 Gullo 등의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Gullo et al., 2018.

인간의 다양성 추구

연구자들이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 연구자들은 마트에서 고객들의 구매 목록을 시간별로 비교하였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객들의 구매 목록들을 분석하여, 고객들이 어느 시간에 더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오전보다 오후에 더 다양한 제품들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조금 더 통제된 상황 속에서 시간에 따른 사람들의 다양성 추구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연구자들은 세 조건(오전 7:30분, 오후 12:30분, 오후 5:30분)으로 시간을 구분한 뒤, 참가자들에게 동일한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과제는 참가자들이 형광펜을 구매하는 것이었는데, 참가자들은 총 여섯 가지 색상의 펜 중에서 아무 색이나 여섯 개의 펜을 고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은 여섯 가지 색상을 하나씩 선택해서 각각의 색에 대해 하나의 펜을 가질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하나의 색상을 여섯 개 골라서 한 색상의 펜을 여섯 개 가질 수도 있는 것이죠.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몇 개의 색상을 고르는지를 분석하여 ‘다양성 추구 정도’를 평가했습니다. 즉, 여섯 가지 색상을 전부 선택한 사람의 다양성 점수는 6점이, 한 개의 색상을 선택한 사람의 다양성 점수는 1점이 되는 것이죠. 그 결과, 오전 7:30분에 과제를 진행한 참가자들의 다양성 추구 점수가 가장 낮고 오후 5:30분에 과제를 진행한 참가자들의 다양성 추구 점수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이를 통해 시간이 소비자의 다양성 추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고, 소비자들이 오전 시간보다 오후의 시간에 더욱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어느 모로 보나 저녁이 아침보다 더 여유있기 마련이다.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으로 거의 실물 크기에 가깝다.  마치 시골집 한 구석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 Oil Painting: After Dinner at Ornans by Gustave Courbet, 1849. Location: Musée des Beaux-Arts, Lille. Size of the original painting: 77" x 101" (195 cm x 257 cm)Jean Désiré Gustave Courbet (10 June 1819 - 31 December 1877) was a French painter who led the Realist movement in 19th-century French painting.
어느 모로 보나 저녁이 아침보다 더 여유있기 마련이다.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으로 거의 실물 크기에 가깝다. 마치 시골집 한 구석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쟝 구스타프 쿠르베Jean Désiré Gustave Courbet, 1819~1877.  '오르낭에서 저녁 식사후'. 1849. 캔버스에 오일. 195 x 257 cm. 파리 Musée des Beaux-Arts 소장. 

저녁에 더 다양한 펜을 산 이유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입니다. 이에 대한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우선 ‘시간’의 상황적 특성과 개인적 특성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고, 모두가 동일하게 24시간을 갖기 때문에 상황적 특성이 됩니다. 동시에 시간은 개인적 특성으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하루의 시작 시간을 의미하는 일주율Circadian rhythm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는 생물학적 시계라고도 불리는데, 주로 잠을 자는 시간이나 심장 박동 비율과 같은 생물학적 과정을 대략 24시간 주기로 관리를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사람들의 일주율이 모두 같을까요? 답은 사람마다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르다’가 됩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오전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과 늦은 오후에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일주율에서 차이를 보는 것이죠.

따라서 시간이라는 것은 상황적 특성이면서 동시에 개인적 특성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실험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개인적 특성, 즉 일주율의 차이에 따라 아침형 인간들은 저녁형 인간들보다 아침에 다양성을 더 추구하였고, 저녁형 인간들은 아침보다 저녁에 다양성을 더 추구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에 따라 다양성 추구가 변화하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다른 다양한 원인들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연구자들에 따르면, 다양성 추구가 변화하는 이유는 자극의 최적 수준optimal level of stimulation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Menon과 Kahn은 사람들이 자극의 최적 수준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성을 보상적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제안했습니다Menon & Kahn, 1995.

다시 말해, 사람들은 일정 수준의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는데 오전에는 신체적인 각성의 수준이 낮아서 단순한 자극으로도 자극의 최적 수준의 역치threshold에 도달하게 되지만, 오후에는 각성 수준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최적 수준의 역치 또한 높아져서 다양성 추구를 통해 자극의 최적 수준에 도달하려고 하는 것이죠.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시간에 따라 그리고 개인적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성 추구를 활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업에서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어느 시간에 하는 것이 좋을까요?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출근 시간은 주로 오전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아침형 인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오후보다 오전에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겠죠?

또한 마케터들도 시간에 따른 다양성 추구의 차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다양성 추구 성향을 파악하여 광고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저녁형 인간들이 많기 때문에 신제품이 출시될 경우, 신제품에 대한 소개 및 홍보를 저녁에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mind

    <참고문헌>

  • Gullo, K., Berger, J., Etkin, J., & Bollinger, B. (2018). Does time of day affect variety-seeking?.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6(1), 20-35.
  • Menon, Satya and Barbara E. Kahn (1995), “The Impact of Context on Variety Seeking in Product Choice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22(3), 285–295.
하창현 전북대 대학원 박사과정
충북대학교에서 사회심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전북대학교에서 소비자/광고심리 전공으로 박사과정 재학 중입니다. 어제보다 나은 선택을 위하여, 소비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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