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의 심리학: 우리는 왜 위선자를 싫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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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의 심리학: 우리는 왜 위선자를 싫어하는가?
타인의 도덕적 문제를 비판하는 것은 자기가 얼마나 윤리적인지를 은근히 드러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로남불을 외치는 위선자들을 싫어한다. 왜일까?

한국정치판의 내로남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있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자의 진영에서 서로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이라며 비난한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피차 똑같은 잘못을 한 판에 상대진영의 잘못을 비난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적잖이 불편하다. 왜일까? 이에 대한 한 가지 해석을 제공해주는 최신의 심리연구가 있다.

"누구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 위선에 대한 예수의 절규였다. 	Guercino  (1591–1666). 'The Woman taken in Adultery', c. 1621. 캔버스에 오일. 98.2 * 122.7 cm. Dulwich Picture Gallery 소장.
"죄없는 자 그녀에게 돌을 던져라!" 인간의 위선적 태도에 대한 예수의 준엄한 비판이었다.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 구에르치노의 작품이다. 구에르치노Guercino, 1591~1666. 'The Woman taken in Adultery', c. 1621. 캔버스에 오일. 98.2 * 122.7 cm. Dulwich Picture Gallery 소장.

거짓신호이론의 함정

예일대학의 Jordan 박사 연구팀은 우리가 위선자, , 자신도 잘못을 저질렀으면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거짓신호이론으로 설명한다. 본래 타인을 향한 언어적 비난은 자신의 도덕적 선함의 신호로 작동한다.

, 사람들을 향해 타인의 비도덕성을 비난하면서 '나는 그러한 나쁜 짓을 하지 않는 도덕적인 사람입니다' 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인데, 위선자는 그 나쁜 짓을 실제로 이미 저질렀거나 하고 있음에도 타인을 마구 비난하며 '본인은 그 사람과 다른 윤리적인 사람'이라는 거짓신호를 보내고 우리는 그 사람을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오해하게 된다. 이후 이 위선자의 정체를 알게되면 사람들은 더 큰 분노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연구질문을 통해서 거짓신호이론을 검증하였다.

연구 1: 우리는 타인의 비난을 그 사람의 도덕적 신호로 여길 것인가?

• 연구 2: 타인에 대한 비난은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도덕적 신호가 되는가?

연구 3: 같은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있을 때 그들 중 내로남불의 위선자는 더 부정적으로 여겨질것인가?

연구 4: 이때 위선자가 자신도 사실 잘못을 저지른다고 시인한다면 이 정직한 위선자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것인가?

연구1에서는 타인을 향한 언어적 비난은 도덕적 행동에 대한 신호로 여겨질 것인지 검증하였다. 스포츠금지약물을 사용한 동료를 비난하는 사람과 비난의 말을 하지 않는 사람 중 누구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인가? 연구결과, 피험자들은 인물의 도덕적 정보가 없는 조건인 경우에 한해서 비난을 한 사람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타인 비난의 효과

그렇다면, 실제로 사람들은 타인 비난과 '나는 나쁜짓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가운데 무엇을 더 도덕적인 신호로 지각할까? 만일 타인의 비난이 도덕적 신호로 여겨진다면 타인 비난을 한 사람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때 연구2는 비난이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는 것보다 더 도덕적으로 판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피험자에게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과 자신은 무고함을 직접 밝히는 사람에 대한 진술문을 읽고 대상 간 평가를 하게 한 결과,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요약하면 타인의 비난은 자신의 무고함을 직접 밝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도덕성의 신호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연구 12를 통해 타인의 비난이 도덕성의 신호가 되며, 이는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도덕적 신호가 됨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내로남불 격으로 타인을 비난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도덕성이 높다는 거짓신호를 보낸 위선자의 경우는 어떤 평가를 받게될까. 연구진은 연구 3에서 위선자, 거짓말쟁이, 위반자(위반행위를 했지만 위반한 타인을 비난하지 않은 사람)중 누구를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하는지 살펴보았다. 불법다운로드 받는 사람들을 비난하면서 정작 자기는 불법다운로드를 하는 위선자, 불법다운로드를 받았으면서 받은 적 없다고 말하는 거짓말쟁이, 불법다운로드를 하지만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 위반자 중 누구를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할까? 연구 결과, 위선자가 거짓말쟁이나 규칙 위반자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정직한 위선자의 경우

 위선자들이 특히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가 위선자가 타인을 비난하면서 은근히 보낸 거짓신호, 즉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비윤리적이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위선 때문이라면, 자신의 죄를 정직하게 말해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연구4에서는 위선자와 정직한 위선자(타인을 비난하지만 사실 자신도 이러한 나쁜 짓을 해본적이 있다고 이실직고한 사람)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정직한 위선자는 위반자와 유사한 평가를 받았고, 위선자 집단만이 단연 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 연구결과는 주요한 몇 가지를 시사하고 있다. 첫 번째로 타인비난행동은 직접적으로 자신의 도덕성을 밝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도덕적 신호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도덕성을 직접 말하는 것은 자기고양적이며 편파적인 발언으로 비추어질 여지가 있으나 타인을 비난하는 행위는 직접적으로 자신의 높이기 위한 발언이라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더 진심어린 도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연구진들은 해석하였다.

  두 번째,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보다 위선자를 더 싫어하는 이유는 위선자의 거짓신호 때문이다. 사람들은 타인을 호도하는 것이 더 잘못된 것이라고 믿는다. 게다가 위선자는 도덕적 행동이라는 비용도 들이지 않고 자신의 평판을 향상시키고, 비난한 타인에게 모욕을 주기 때문에 더 나쁘게 어겨진다.

도덕적 비난을 피하는 방법

 그렇다면 위선자는 어떻게 도덕적 비난을 모면할 수 있을까? 이 이론에서 한가지 해법은 위선자가 자신의 잘못도 인정하는 것이다

 정치판의 내로남불이 왜 그토록 불편해 지는지 짐작이 된다. 남이 하면 불륜인데, 자기가 하면 곧 죽어도 로맨스란다. 심리학자들이 말한다. "차라리 인정을 하세요. 그럼 적당히 참작해드릴께요." mind

    <참고문헌> 

  • Jordan, J. J., Sommers, R., Bloom, P., & Rand, D. G. (2017). Why do we hate hypocrites? Evidence for a theory of false signaling. Psychological science, 28(3), 356-368.
박은미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사회및문화심리 박사 수료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사회및문화 박사수료하였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이유는 나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심리학을 통해 아주 조금 내가 이해되자, 당신이 궁금해졌고, 당신과의 관계도 궁금해졌습니다. 관계가 시들해져가는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사람들과 ‘관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탐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계’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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