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이면 자기애가 더 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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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이면 자기애가 더 강할까?
  • 2019.10.23 07:10
외동 아들, 외동 딸 은 형제자매와의 경쟁 없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니 자기중심적일 거라고 쉽게 단정짓곤 하는데요. 그래서 심리학 연구결과를 준비했습니다. 이기적이지 않은 외동들의 억울함이 조금은 풀릴 수 있을까요.

자기애 성향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물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져, 물 속만 들여다 보다가 결국 물에 빠져 죽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나르키소스Narcissus에서 따온 말이다. 나르시시즘, 다른 말로 자기애는 자기중심적이고 스스로 남들보다 특별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여기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가 부족하고 자신을 남들보다 위에 두는 성향을 말한다.

매너리즘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지오가 그린 나르키소스의 모습이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얼굴에서 바로크의 기운을 발견할 수 있다. Caravaggio 	1597–1599 	Oil on canvas 110 cm × 92 cm, Galleria Nazionale d'Arte Antica, Italy.
매너리즘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지오가 그린 나르키소스의 모습이다. 나르시시즘이 자신의 모습에 매료된 나르키소스에서 유래했다. 나르키소스의 어원은 불확실하지만 '잠', '무감각'을 뜻하는 '나르케'Narke에서 나왔을 거라는 주장이 있다. Caravaggio(1571~1610), 'Narcissus', 1597~1599, Oil on canvas, 110 × 92 cm, Galleria Nazionale d'Arte Antica, Italy.

자기애적 성향이 나타나는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부모의 양육 방식도 그 하나로 여겨진다. 부모가 아이를 과도하게 칭찬하고 추켜세우면 아이는 부모의 이런 칭찬과 기대를 내면화하며 자신을 과장되고 거창하게 생각하며 특별하게 여기는 과장성 자기애grandiose narcissism를 발달시키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외동의 자기애 성향에 대한 믿음이 등장한다.

"외동이라서 그럴거야..."

외동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전적인 관심과 사랑을 형제와의 경쟁 없이 독차지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형제가 있는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자기애 수준을 보인다고 널리 생각되어 왔다. ‘자기애’라는 거창한 심리학적 용어를 사용하진 않더라도 사람들은 심심치 않게 “쟤는 외동이라 이기적이야” 또는 “외동들은 자기중심적이라 상호작용하기 힘들어” 등의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거리곤 한다.

형제가 없으니 성장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양보할 필요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은 비단 일반 대중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들과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했다. 따라서 마치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외동들의 자기애 성향은 미디어나 인쇄물 등을 통해서 전달되고 널리 퍼져 왔다.

외집단에 대한 부정적 편견

정말로 외동은 형제가 있는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더 위대하고 뛰어나며 최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할까? 독일 라이프치히대학 심리학과의 더프너Dufner 교수와 동료들은 널리 퍼져 있는 “외동은 자기애가 강하다”라는 믿음이 과연 사실인지 대규모 조사 자료를 이용해 확인해 보았다Dufner et al., 2019. 참고로 독일 라이프치히대학은 1879년에 빌헬름 분트Wilhelm Wundt가 역사상 최초의 심리학 연구실을 만든 곳으로, 심리학이 태어난 대학이다.

연구 결과, 역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외동이 더 자기애가 강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자기 자신이 외동인 경우 이러한 믿음이 좀 덜하다는 것이다. 즉, 외동인 사람들은 외동의 자기애적 성향에 대한 부정적 믿음을 덜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있지 않은 집단인 외집단out-group에 대해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인 내집단in-group에 대해서보다 더 강한 편견을 갖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외동이 더 이기적일까요?

외동의 자기애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형제가 있는 사람들보다 외동들이 실제로 더 자기애가 강한지에 대한 답이다. 연구 결과, 외동들과 형제가 있는 사람들 간에는 자기애적 성향의 차이가 없었다. 즉, 외동이라서 더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는 믿음은 사실이 아닌, 잘못된 믿음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며 형제나 자매가 없는 외동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기에 외동의 자기애 성향이 더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외동의 자기애에 대한 부정적 편견도 점차 사라져야 하겠다. mind

   <참고문헌>

  • Dufner, M., Back, M. D., Oehme, F. F., & Schmukle, S. C. (2019). The End of a Stereotype: Only Children Are Not More Narcissistic Than People With Siblings.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948550619870785.
임낭연 경성대 심리학과 교수 성격및사회심리 Ph.D.
연세대에서 사회 및 성격 심리학을 전공하였으며, 행복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하였다. 현재 경성대 심리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2015년에 한국심리학회에서 수여하는 김재일 소장학자 논문상을 수상하였다. 행복 및 긍정적 정서 연구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서로는 범죄피해 진술조력(2018), 범죄피해 조사론(2018), 심리학개론(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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