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몇 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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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몇 살인가요?
  • 2019.10.30 13:00
나이가 들면 전통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나이든 분들에게 기념품 취향을 물었습니다.

실제 나이와 내가 느끼는 나이

누군가 자신에게 나이를 묻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나이를 답하는데, 이것을 ‘생활 연령chronological age’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나이에는 생활 연령만 있을까요? 심리학에서는 나이를 생활 연령 하나로 보지 않고, ‘생활 연령’, ‘사회적 연령’, 그리고 ‘주관적 연령’ 크게 세 가지로 나이를 구분합니다.

사회적 연령social age은 사회 제도와 관습, 문화 등에 따라 구분되는 나이입니다. 예를 들면, 사회 제도에 따른 음주/흡연 허용 연령, 관습이나 문화에 따른 결혼 적령기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관적 연령subjective age은 자신이 스스로 지각하고 있는 나이를 뜻합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자신을 몇 살처럼 느끼는가?’에 대한 답으로 나오는 나이가 되는 것이죠. 친구들과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며 대화를 하면, “얘들아, 난 아직도 우리가 함께 뛰놀던 고등학생처럼 느껴져”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자신의 ‘주관적 연령’을 17-19세 사이로 느끼는 것이죠.

이번에 소개할 연구는 세 가지 나이 중에서 주관적 연령에 관심을 두고,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입니다Amatulli et al., 2018.

한 선비가 산길을 가다 문득 버드나무 위에 울고 있는 꾀꼬리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다. 단원을 오래 연구한 오주석에 의하면 그림의 "여백이 망망하니 넓다는 것은 화가가 나이가 많이 들어 원숙해 졌다"는 뜻이라 한다. 길 가던 선비가 하찮은 꾀꼬리 소리에 눈길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김홍도,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마상청앵도)', 제작연도 미상, 종이에 수묵, 117 × 52.2 ㎝, 간송미술관.
한 선비가 산길을 가다 문득 버드나무 위에 울고 있는 꾀꼬리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다. 단원을 오래 연구한 오주석에 의하면 그림의 "여백이 망망하니 넓다는 것은 화가가 나이가 많이 들어 원숙해 졌다"는 뜻이라 한다. 길 가던 선비가 하찮은 꾀꼬리 소리에 눈길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김홍도,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마상청앵도)', 제작연도 미상, 종이에 수묵, 117 × 52.2 ㎝, 간송미술관.

자신이 몇 살처럼 느껴지세요?

사람들은 자신의 나이를 몇 살로 느낄까요? 여러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나이가 많은 성인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생활 연령보다 자신의 나이를 약 10년 정도 더 젊게 생각한다고 합니다Barak et al., 1988; Guiot, 2001. 또한, 이러한 경향은 고령자들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나이보다 더 젊게 느끼는 고령자들은 패션과 관련된 제품들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새로 출시된 각종 제품들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한편,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주관적 연령은 사회적 단서에 영향을 받아 변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주관적 연령과 사회적 단서의 영향에 대한 선행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령자들의 주관적 연령이 제품 소비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하였습니다. 연구에서 어떤 재밌는 실험을 하였는지 알아볼까요?

사회적 단서는 힘이 세다

연구자들은 기본 전제들이 진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고령자들의 주관적 연령이 사회적 단서에 따라 달라지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연구자들은 65세 이상의 참가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 연구하였습니다.

  1. 한 집단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하나인 면접 상황에서, 고령자 집단이 만난 면접자가 젊은 경우(젊은 사회적 단서)
  2. 다른 집단은 면접자가 나이든 경우(나이든 사회적 단서),
  3. 그리고 마지막 집단은 사회적 단서가 존재하지 않는 통제 조건으로 세 집단을 구성하였습니다.

사회적 단서의 조작은 면접자의 나이가 많음 또는 적음을 이용하였습니다. 젊은 사회적 단서 집단은 35세 이하의 두 면접자가 고령 참가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나이든 사회적 단서는 65세 이상의 면접자가 고령 참가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었어요. 사회적 단서를 통제한 집단에서는 면접자의 나이를 파악하지 못하는 온라인 조사로 진행하였습니다.

연구에서 면접자들은 ‘지금 자신의 나이가 몇 살처럼 느껴지세요?’라는 질문을 하였는데, 그 결과 젊은 사회적 단서 조건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약 18살 정도 더 어리게 느껴진다고 답하고, 나이든 사회적 단서 조건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약 7살 정도 더 어리게, 통제 조건의 참가자들은 약 11살 정도 더 어리게 느낀다고 답하였습니다. 즉, 연구자들은 기본 전제인 ‘고령자들은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더 젊게 자신의 나이를 지각한다는 것’과 ‘사회적 단서가 젊을 경우, 나이든 경우보다 자신의 나이를 더 젊게 지각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죠.

사회적 단서가 구매취향을 바꿀 때

두 가지의 기본 전제들을 확인한 뒤 연구자들은 추가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이 연구에서는 사회적 단서가 고령자들의 주관적 연령에 영향을 미쳐서 의사결정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였어요. 젊은 사회적 단서는 현대적 제품의 소비를, 나이든 사회적 단서는 전통적인 제품의 소비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예상하였던 것이죠.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온라인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단서의 조작을 면접자들의 나이가 많음 또는 적음을 이용하지 않고, 온라인 광고 사진에서 사진 속에 있는 광고 모델의 나이가 많음 또는 나이가 적음을 이용해서 조작을 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두 가지 온라인 광고 중 하나를 본 뒤, 현대식 디자인의 펜(왼쪽)과 전통적인 디자인(오른쪽)의 펜 중 어떤 것을 연구 참가의 보상으로 받을 것인지 선택하였어요. 그 결과, 고령 참가자들은 사회적 단서에 따라서 제품 선택의 성향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젊은 사회적 단서 조건의 고령 참가자들은 전통적 디자인의 펜보다 현대식 디자인의 펜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습니다.

보상으로 선택 가능한 펜(왼쪽, 현대적인 디자인; 오른쪽, 전통적인 디자인)

낮은 자존감, 젊은 느낌으로 보상받겠어

그렇다면 이러한 이 현상의 기제는 무엇일까요? 연구자들은 그 기제를 ‘젊음’이라는 것이 더 긍정적인 것으로 지각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예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사회적 단서(젊음, 나이가 듦)의 유인가(긍정적, 부정적)를 조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어요. 참가자들은 사회적 단서의 조작에 따라서 ‘젊은 사람들은 심리적, 신체적으로 부정적이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글을, ‘나이든 사람들은 심리적, 신체적으로 부정적이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 결과, ‘젊은 것’이 부정적이라는 글을 읽은 고령 참가자들은 나이든 것이 부정적이라는 글을 읽은 참가자들보다 자신의 나이를 덜 젊다고 지각하는 결과가 나타났어요. 한편, 고령자들의 자존감이 높은 경우에는 사회적 단서에 따라 자신의 나이를 지각하는 것의 차이가 크지 않고,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는 사회적 단서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따라서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젊음은 긍정적이다’라는 사고로 인해 고령자들이 젊은 사회적 단서를 마주하였을 때 자신의 나이를 더 젊게 지각하는 것이 되고, 이는 제품의 구매에서 더 현대적 디자인 제품을 선택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자존감이 낮은 고령자에게는 이러한 경향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마케터들은 고령자들에게 현대식 제품을 광고할 때, 젊은 사회적 단서를 이용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예상됩니다. 당연히 젊은 사회적 단서는 ‘젊음은 긍정적이다’라는 느낌을 주어야 하겠죠? mind

   <참고문헌>

  • Amatulli, C., Peluso, A. M., Guido, G., & Yoon, C. (2018). When Feeling Younger Depends on Others: The Effects of Social Cues on Older Consumer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5(4), 691-709.
  • Barak, B., Stern, B. B., & Gould, S. J. (1988). Ideal age concepts: An exploration. ACR North American Advances.
  • Guido, G., Amatulli, C., & Peluso, A. M. (2014). Context effects on older consumers’ cognitive age: the role of hedonic versus utilitarian goals. Psychology & Marketing, 31(2), 103-114.
  • Guiot, D. (2001). Antecedents of subjective age biases among senior women. Psychology & Marketing, 18(10), 1049-1071.
하창현 전북대 대학원 박사과정
충북대학교에서 사회심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전북대학교에서 소비자/광고심리 전공으로 박사과정 재학 중입니다. 어제보다 나은 선택을 위하여, 소비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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