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잡생각은 무엇으로 채워져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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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잡생각은 무엇으로 채워져있나요
  • 2019.11.19 11:00
멍 하게 앉아 쉬고 있을 때에도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소비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목적 없는 잡생각도 그 내용에 따라 뇌 활동의 연결성이 달라지고, 이는 삶의 질과도 연관되어 있다.

생각만으로 20% 에너지 소비

우리의 생각은 가만히 있는 동안에도 쉬지 않습니다. 온몸의 근육과 달리 특별한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멍때리는 동안에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몸에서 20%에 가까운 에너지를 항상 소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있길래 그렇게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걸까요? 우리는 흩어진 경험의 파편들을 끊임없이 조각 모음하며 지나간 과거의 퍼즐을 맞추기도 하고, 잠시 후에 일어날 일들을 상상하기도 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에 대해서만 골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출처: https://noetic.org/blog/, <Meditation and the Ever Wandering Mind>)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이 잡생각의 내용을 파헤치려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이 떠도는 생각mind-wandering으로 채워져 있으며, 떠도는 생각의 내용과 방식에 따라 우리 삶의 양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잡생각은 마치 흐르는 물의 일순간처럼 포착하기가 어렵고 객관적인 측정과 관찰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최신 뇌 영상 기법을 활용한 접근은 새로운 발견을 가져다 주고 있을까요? 뇌 영상 기법을 활용한 최근의 잡생각 연구를 소개합니다.

뇌 영상으로 비추어보는 잡생각

뇌 영상은 떠다니는 마음을 읽는 새로운 독심술이 될 수 있을까요? (Russell Poldrack의 저서, <The New Mind Readers>, 2018)

Wang과 동료들(2018)은 Neuroimage지에 뇌 연결망의 접근으로 떠도는 마음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에서는 수많은 뇌 연결망의 패턴이 가만히 있는 동안 잡생각을 하는 내용을 구별해주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10분 동안 사람들은 가만히 누워있는 동안 여러 뇌의 영역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측정했습니다.

뇌를 촬영하는 동안 사람들은 아무런 지시 없이 평소처럼 생각이 떠다녔을 것입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활성화 패턴으로 1600개에 달하는 뇌 기능적 연결망의 정보들을 측정합니다. 그 다음, 뇌를 촬영하고 나온 사람들에게 몇 가지 질문들을 통해서 10분 동안 어떤 생각을 하면서 보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게 어떤 내용과 양식으로 생각이 떠다녔는지 응답하게 됩니다.

그 다음은 잡생각의 내용에 대한 응답 패턴에서 뇌 활성화 연결성에 대응되는 패턴이 있는지 찾았습니다. 연구에서는 이 응답의 패턴에 대응되는 세 종류의 뇌 연결망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패턴은 구체적이고 언어적이고 비교적 가까운 미래와 목적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두 번째 패턴은 정서적인 경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 패턴은 다소 구체적이지 않고 먼 미래의, 개인적으로 중요한 내용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의 패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평소에 어떤 생각이 떠다니시나요?

뇌 기능 영상을 촬영하면 수만 가지의 숫자가 주어질 뿐입니다. 이 정보는 어떤 뇌 구조물의 활동성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뇌 기능의 활동성을 개별 단위로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단위로 움직이는 패턴으로 이해했습니다(뇌의 패턴은 수많은 특징들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대략 표현을 하자면 다음 처럼 표현할 수 있습니다. 2번 네트워크와 다른 네트워크 간의 연결이 상대적으로 약한 패턴, 2번과 3번, 3번과 4번 네트워크만 연결이 강한 패턴 등). 패턴의 힘은 강력합니다. 각자로는 의미가 없던 26개의 알파벳이 모여서 수만 가지의 의미를 가진 단어를 만들듯이, 흩어진 뇌 활성화의 패턴 또한 의미있는 방식으로 조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흘러다니는 마음에 형태가 있다면, 이 복잡한 뇌 연결성의 조합이리라 제안합니다.

떠도는 마음, 떠도는 뇌

Mooneyham과 동료들(2017)은 떠돌아다니는 마음을 조금 더 역동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이들은 뇌 연결망이 고정된 패턴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수십 초에 걸쳐서 끊임없이 연결 패턴을 이리저리 바꾸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마치 우리 잡생각이 이리 저리 떠다니는 것처럼 말이죠. 뇌 연결망이 몇 가지 차원의 패턴으로 요약될 수 있다면, 사람들의 뇌 활성화는 아래 그림처럼 어떤 패턴의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는 것으로 묘사할 수 있습니다. 시간에 따라서 연결망의 패턴은 계속해서 달라지는데, 어떤 연결망 패턴이 두드러지면 그쪽으로 뇌의 상태가 이동한 셈입니다.

(출처: https://plot.ly/r/3d-line-plots/, 가상의 자료)

연구자들은 먼저 사람들에게 얼마나 평소에 떠다니는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사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평소에 먼 과거나 미래에 푹 빠져 있는지, 구체적인 현실감 속에서 사는지, 사람마다 마음을 챙기는 성향dispositional mindfulness이 다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만히 있는 동안 위의 뇌 연결망 패턴 중 하나에 더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었던 사람은 평소에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알아차리고 구체적인 현실에 대한 자각을 하는 성향dispositional mindfulness이 컸습니다. 마음이 정처없이 떠다니는 사람은 실제로 뇌의 상태도 더 역동적으로 상태를 바꾸며 떠다녔던 것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마음을 구체적으로 자각하도록 도와주는 마음챙김 명상의 훈련을 받은 후에, 사람들은 뇌의 상태가 한없이 떠돌지 않고 하나의 상태에 더 머무르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마음챙김의 훈련은 실제로 신경망이 떠돌아다니지 않도록 부여잡아준 것이죠.

마음의 회로와 정신건강

Vantasever와 동료들(2019)는 앞선 연구에 덧붙여 마음이 떠다니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연구를 합니다. 앞선 연구에서 확인되는 잡생각의 내용과 뇌 연결성의 패턴은 삶의 질과 관련이 있었던 것입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면서 스스로에게 중요한 것에 대한 생각, 그리고 과거 보다는 미래에 대해 언어적이고 심사숙고적 생각과 연결망의 패턴을 가진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의 질을 보고했습니다.

잡생각을 하더라도 건강하게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생각의 습관』 같은 자기계발서의 결론처럼 느껴지나요? 어떤 반복적인 생각에 의해 우리의 정신건강은 조금씩, 깊게 패여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생각의 반복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활동을 시작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떠다니는 생각의 내용은 더 나은 삶의 원인이자 결과를 구성하는 촘촘한 톱니바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심리학자들은 이 반복적인 마음의 회로를 찾고, 더 나은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보는 심리치료의 기법들을 개발해왔습니다. 그것이 설령 손톱만큼 작은 변화였다 할지라도, 변화의 방향이 맞았다면 그것은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떠다니며 우리를 이끌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mind

   <참고문헌>

  • Wang, H. T., Bzdok, D., Margulies, D., Craddock, C., Milham, M., Jefferies, E., & Smallwood, J. (2018). Patterns of thought: population variation in the associations between large-scale network organisation and self-reported experiences at rest. Neuroimage, 176, 518-527.
  • Vatansever, D., Karapanagiotidis, T., Margulies, D. S., Jefferies, E., & Smallwood, J. (2019). Distinct patterns of thought mediate the link between brain functional connectome and psychological well-being. bioRxiv, 762344.
  • Mooneyham, B. W., Mrazek, M. D., Mrazek, A. J., Mrazek, K. L., Phillips, D. T., & Schooler, J. W. (2017). States of mind: Characterizing the neural bases of focus and mind-wandering through dynamic functional connectivity.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29(3), 495-506.
곽세열 서울대 심리학과 임상심리 박사수료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임상심리학 전공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최진영 교수님이 운영하는 임상신경과학 연구실에서 어떤 노인이 인지기능과 건강한 뇌를 잘 유지할 수 있는지, 어떤 요인으로 치매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뇌과학이 정신병리와 만나는 지점에 대해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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