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은 후세대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현재 지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끼칩니다. 특히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 오염이 심해지면서 집집이 공기청정기는 필수가 되었고, 뉴스의 날씨 정보에서는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에 대해 알려줍니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 및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재난 문자가 오기도 합니다. 그만큼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런 공기 오염이 우리의 신체 건강뿐 아니라 도덕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더러워진 공기, 도덕심을 오염시키다
Lu와 동료들은 공기 오염이 범죄율과 비도덕적 행동을 예측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Lu et al., 2018.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공기 오염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이런 증폭된 불안감이 폭력과 비도덕적인 행동을 증가시킨다는 것입니다. 연구진들은 그들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9,360개 미국 도시의 9년 간의 패널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기 오염이 6개의 주요 범죄(살인, 강도, 빈집털이, 자동차 절도, 강간, 폭행)를 예측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또한, 오염된 환경을 경험하는 것이 불안을 증가시켜 비도덕적인 행동을 일으키는지 그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3개의 실험을 하였습니다. 이때, 실제 오염된 환경에 노출하는 것은 연구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미세먼지가 심한 날 vs. 공기가 맑은 날)을 활용하여 심리적으로 오염된 환경을 경험하게 하였습니다. 이후 사진 속 도시에서의 삶이 어떨 것 같은지에 대해 5분 간 글을 쓰게 시켰습니다. 글쓰기 과제에는 스트레스, 과민한, 무서운, 열정적인, 흥미로운, 행복, 평온함 등 정서적 상태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에게는 그들의 운을 실험해 보는 과제라고 소개한 후 주사위를 굴린 후 나온 숫자대로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안내했습니다. 실제로 이 과제는 그들의 운을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 주사위 숫자를 속이는 비도덕적 행동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습니다.
연구 결과, 공기 오염 조건은 깨끗한 공기 조건보다 비도덕적 행동이 더 많았으며, 불안감도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연구 분석 결과 불안감의 수준에 따라 공기 오염이 비도덕적 행동에 주는 영향력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즉, 오염된 공기를 경험한 사람들이 깨끗한 공기를 경험한 사람들보다 불안감이 더 높았으며, 증가한 불안감은 비도덕적 행동을 증가시켰습니다.
환경 보호의 필요성: 건강한 몸과 마음, 안전한 사회
오늘 소개해 드린 연구는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환경과 개인 내 심리적 메커니즘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였습니다. 심리학에서는 환경 오염과 비도덕적 행동의 관계에 관해 밝힌 연구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는 환경적 무질서(e.g., 깨진 유리창, 그라피티)가 사회적, 도덕적 무질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Keizer et al., 2008; Vohs et al., 2013; Wilson & Kelling, 1982. 실제로, 사람들은 더러운 환경에서 쓰레기를 허락 없이 내버리거나 더 많이 훔칩니다Keizer et al., 2008.
이를 통해 우리는 개인이 오염된 환경을 경험할 때, 도덕적 타당성에 대한 고려가 사라지고 이는 좀 더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 우리는 마스크만 챙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양심도 함께 챙겨야 하겠습니다. 비단 우리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건강한 마음과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도, 환경 보호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mind
<참고문헌>
- Lu, J. G., Lee, J. J., Gino, F., & Galinsky, A. D. (2018). Polluted morality: Air pollution predicts criminal activity and unethical behavior. Psychological science, 29(3), 340-355.
- Keizer, K., Lindenberg, S., & Steg, L. (2008). The spreading of disorder. Science, 322, 1681–1685.
- Vohs, K. D., Redden, J. P., & Rahinel, R. (2013). Physical order produces healthy choices, generosity, and conventionality, whereas disorder produces creativity. Psychological Science, 24, 1860–1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