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시간에 오래 남으면 성적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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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시간에 오래 남으면 성적이 좋을까요?
  • 2019.12.28 16:00
시험 시간에 끝까지 남아 있는 편입니까? 아니면 아는 답을 다 써 놓고 얼른 괴로움에서 탈출하는 편입니까? 시험시간에 끝까지 남아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은 시험 성적이 좋을까요?

의외의 연구결과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궁금했던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시험 시간에 끝까지 남아있는 학생들이 성적이 좋을까?’ 하는 점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시험에 끝까지 남아 있던 학생들에게 ‘남아 있는 시간과 성적 사이의 상관은 크지 않아요. 얼른 정리 합시다’라고 얘기한 적은 있습니다만, 실제로 그런 분석을 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말고사 기간에 한 번 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의외더군요. 

성적과 남아있는 시간의 상관 계수는 .21로 약한 관계가 있었습니다. 즉, 시험에 끝까지 남아 있을 수록 성적이 좋기는 한데, 설명량은 약 4% 정도로 크지 않다는 것이지요. 학생의 기말고사 성적의 약 4%를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시험을 치뤘느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역시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오래 남아 있다고 해서 성적이 꼭 잘 나오지는 않는 것이지요. 물론 전혀 상관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학점이 높을수록 시간과 무관

그런데 추가적으로 분석을 하다가 재밌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A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상관 계수가 .11로 오히려 더 관련이 없었습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의 경우, 얼마나 오래 시험을 보느냐가 시험 성적의 단  1%만을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C 등급 이하의 학생들의 상관은 좀 더 올라갑니다. 상관 계수가 .34로 시험 성적을 시험을 치루는 시간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11% 정도로 올라갑니다. B 등급 학생들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B 등급을 맞은 학생들은 시험 시간과 성적의 상관관계가 .51로 오래 남아 있을수록 시험 성적이 뚜렷하게 좋았습니다. B를 맞은 학생들의 시험 성적은 시험을 치룬 시간만으로도 약 25% 정도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지요. 꽤 높은 수치입니다. 

고민하는 만큼 효과도 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은 아는 것만 다 쓰고 얼른 나오거나 꼼꼼히 확인을 반복한 후 나오거나 상관없이 시험 성적이 좋았습니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시험을 제대로 치루기만 하면, 즉 공부를 조금이라도 하여 문제를 끝까지 풀기만하면 성적이 좋아집니다.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아서 그냥 찍어서 제출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 정도 하는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풀거나, 생각이 잘 나지 않아도 더 떠올리거나, 반복해서 확인하면 성적이 더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성실하고 열심히 할 수록 보답이 있는 것이지요.

자신이 중간 정도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성실하게 끝까지 버티는 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더 오래 시간을 투여하고 더 노력을 할수록 결과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후에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시간을 오래 쓰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완벽을 기한다고 끝까지 잡고 있기 보다는, 일정한 결과가 나올테니 빨리 마무리 하는 것이 방법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까? 그럼 일단 하던 일을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하는 경험을 통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시험 시간에 정해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에 대하여 장려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자료를 추가해볼 생각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이 결과를 일반화시킬 수 있을지는 다음 기말고사 이후에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ind

안정광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 임상심리 Ph. D.
충북대 심리학과 조교수로 한국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전문가,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공인 인지행동치료 전문가이다. 고려대 심리학과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학 전공으로 석사, 박사를 취득하였고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심리전문가 수련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암병원에서 암환자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하였으며, 고려대 사회불안장애 상담센터, KU 마음건강연구소에서 인지행동치료를 해 왔다. 인지행동치료 효과 비교 연구, 심상을 활용한 치료 기법 연구 및 치료 기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역서로 ‘정서도식치료매뉴얼: 심리치료에서의 정서조절(2019)’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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