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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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
  • 2020.01.14 10:00
늦은 밤, 할머니의 방 문틈 사이로 텔레비전의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을 보신적이 있나요? 할머니들은 나이가 들어 잠이 없다며 밤 늦게까지 드라마를 보시거나 새벽에 일어나 집안일을 하십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것, 정상적인 노화 현상일까요?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고 하는 것은 노화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논렘 non-REM 수면'을 경험해야 합니다. 논렘 수면은 뇌파가 서파 slow-wave 를 나타내는 정상 수면인 상태로, 서파 수면 slow-wave sleep 으로도 불립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서파 수면의 시간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Joo, 2006. 이러한 수면 구조의 변화는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보람, 2018. 3. 19.

수면이 불규칙할 경우

그러나 잠이 줄어든 이유를 단순히 노화의 결과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늦은 밤까지 잠이 오지 않고, 자주 깨는 등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면, 수면 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러한 수면 장애는 신체 및 정신건강의 악화로 인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많은 연구들이 수면의 질과 신체 및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 대해 보고하고 있으며, 그 중 2018년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Lunsford-Avery와 동료들의 노인의 수면 특성과 건강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Lunsford-Avery와 동료들(2018)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수집된 종단 자료인 MESA Multi-Ethnic Study of Atherosclerosis 데이터를 활용하여, 본 연구의 주요 변수의 모든 문항에 응답한 45세에서 84세 사이의 1978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Lunsford-Avery와 동료들은 참가자의 수면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수면 규칙성 지수Sleep Regularity Index: SRI 척도를 사용하였고, 심혈관 및 대사 질환과 관련된 혈압, 콜레스테롤, 당뇨 등과 정신건강과 관련한 우울감 CES-D, 스트레스 PSS-4 등을 분석 자료에 포함하였습니다. 그 결과, 충분하지 않은 수면을 경험할 경우와 수면 패턴이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 심혈관 및 대사 질환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Paul Hesse, 1879-1973. Fisk Tire Company Print Ad - Man Sleeping in His Chair, 1925, Oil Painting.©chicopeepubliclibrary.
20세기 초반 미국의 유명한 '피스크'라는 타이어 회사 선전 유인물이다.광고만 봐도 잠이 올 정도라면 정말 좋은 타이어가 아닐 수 없다. Paul Hesse, 1879-1973. Fisk Tire Company Print Ad - Man Sleeping in His Chair, 1925, Oil Painting.©chicopeepubliclibrary.

수면이 규칙적이야 하는 이유

구체적으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잠을 자는 시간과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수면 불규칙성이 지속될 경우, 비만, 고혈압, 높은 당화혈색소 수치 및 당뇨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심장병 위험과 관련이 있는 지각된 스트레스 정도와 우울감 등 정신건강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잠을 자는 시간과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일정한 최적의 수면 규칙을 경험할 때, 신체의 하루주기 리듬이 유지되고 식욕과 소화 등의 다른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에 기인합니다. Lunsford-Avery와 동료들은 여러 수면 문제 중 수면의 규칙성이 건강과 가장 일관되고 강하게 관련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또한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노인이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심혈관 및 대사 질환의 조기 식별 및 예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 하였습니다.

노인의 수면이 불규칙한 이유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흔한 현상이지만, 특히 노인의 경우 노동환경을 떠난 경우가 많아 문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늦은 밤까지 잠이 들지 못하거나,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등 수면이 질이 낮아지는 것에 대해 노화로 인한 보편적인 현상으로 생각하여 주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불어 노인 일자리를 살펴보면, 경비, 청소 등 야간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수면 장애를 경험하는 노인의 비율이 많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노인의 경우, 노화의 과정 동안 멜라토닌 분비와 일주기 리듬의 변화로 인해, 일주기 리듬이 아침형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침형의 경우 신체 리듬인 일주기 리듬의 주기를 지연시키는 유연성이 낮기 때문에 야간 근무를 할 경우 수면이 이루어지는 주간 시간의 신체 각성으로 인해 적절한 수면을 취하기 어려워 수면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수현, 김기연, 2019.

따라서 의료인, 연구자 및 노인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규칙적인 수면의 중요성과 수면의 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하여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일자리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노인 복지정책에서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또한 노인이 스스로 자신의 수면의 질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mind

[감수: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김기연]

<참고문헌>

  • Joo, E. Y. (2006). Circadian neurobiology. Journal of Korean Sleep Research Society, 3(1), 1-5.
  • 이보람 (2019. 3. 19). 나이 들면, 아침잠이 없어지는 까닭. 헬스조선, Retrieved from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9/2018031901452.html. 2019. 12. 27.
  • Lunsford-Avery, J. R., Engelhard, M. M., Navar, A. M., & Kollins, S. H. (2018). Validation of the sleep regularity index in older adults and associations with cardiometabolic risk. Scientific Reports, 8(1), 14158. Doi:10.1038/s41598-018-32402-5.
  • 배수현, 김기연 (2019). 한국 장년 및 노인 근로자의 시간 유형별 근무 형태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수면의 질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39(4), 11-40.
배수현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노년심리 전공 석사과정 학생이다. 김기연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주요 관심분야는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 노년기 인지기능 및 정신건강 불평등이다. 앞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는 노년기 정신건강에 있어 사회적 자본의 역할과 커뮤니티 케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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