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둘 달린 새가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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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둘 달린 새가 살아가는 법
  • 2020.01.22 10:00
인간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살다 보면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알고보면 이러한 이기적인 행동은 결코 생산적인 행동이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과 공존하며 협업하는 모습이야말로 인간이 성장하고 발달하는 생산적인 행동일 것이다.

공명지조共命之鳥

지난 2019년 12월 15일 교수신문을 통해서 전국 대학교수가 2019년 대한민국을 평가하는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택되었음을 신문기사로 접했다. 공명지조共命之鳥의 뜻을 보니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그러다간 모두 죽고 만다.’는 뜻으로 풀이되어 있었다.

이 사자성어는 불교경전인 아미타경阿彌陀經을 비롯해 여러 불교 경전에서 나오는 말이다. 서로가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의미로 지금 한국사회의 분열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사람들 간에, 집단 간에 갈등과 대립의 모순을 강조한 사자성어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갈등과 대립은 개인이나 집단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고 상생하지 못하며 마치 ‘배가 바다에서 서서히 침몰하듯’ 많은 것들을 잃고 말 것이다.

러시아 제국의 상징에 독수리 머리가 두 개인 것은 러시아 황제 이반 3세가 비잔틴 제국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둘이 하나가 되길 기대하지만 현실은 늘 마음같지 않다. 그림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한 울타리에 장식된 독수리 문장이다.
러시아 제국의 상징에 독수리 머리가 두 개인 것은 러시아 황제 이반 3세가 비잔틴 제국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둘이 하나가 되길 기대하지만 현실은 늘 마음같지 않다. 그림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한 울타리에 장식된 독수리 문장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사자성어가 대한민국의 어느 한 측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전반에 해당되는 사자성어가 아닌가 싶다. 최근 ‘나 혼자’, ‘1인 가구.’ ‘개인주의’, ‘이기주의’ 등의 말로 우리사회 생활전반의 분위기를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타인과의 관계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중시하고 혼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보내고자 하며 무엇이든 타인과의 관계를 분리하고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내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개개인의 모습은 그들이 속한 집단과 아닌 집단 간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집단을 비롯해서 정치집단에 이르기까지 집단 간 갈등으로 인해 2019년 대한민국을 평가하는 사자성어로 ‘공명지조’가 선택된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결핍심리와 성장심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다 보면 타인과의 타협과 협업이 어렵고 이기적인 행위들을 팽배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사회의 사건, 사고를 보면 자신의 이익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심지어 살해하는 사건들을 심상치 않게 언론보도를 통해서 보게 된다. 이러한 일들 또한 공명지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굳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을까? 살해할 이유가 충분했을까? 알고 보면 그렇지 않아 보이는 일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왜 이런 일들이 우리사회에 점점 많아지는 것일까?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우Maslow의 욕구위계이론을 통해서 접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매슬로우는 욕구위계를 결핍심리deficiency psychology와 성장심리growth or being psychology으로 구분하였다. 결핍심리는 인간의 생존과 관련하여 낮은 수준에서 기본적 욕구충족 영역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기에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성장심리는 결핍심리를 뛰어넘는 그 이상으로 향해가는 단계로 여기에 해당하는 심리는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이다.

이 심리상태는 가장 높은 자각의 상태 및 자아실현 욕구를 추구한다. 즉 인간의 성숙함을 말하고 있다. 이들의 대표적인 모습은 ‘자신에 대한 효율적 지각’, ‘타인 수용’, ‘민주적 성격’, ‘깊은 대인관계’ 등이 있다. 결국 매슬로우가 말한 성장심리에 포함되는 자기실현은 결코 ‘나 혼자’ 가 아닌 ‘나와 타인과의 관계’, ‘집단과 집단 간의 관계’에서 상호적이고 협업하는 모습이 반영되어 성숙한 개인과 사회로 성장 및 발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성숙한 사회는 기본욕구 너머에

그렇다면 매슬로우의 욕구위계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 우리사회에서 개인과 집단은 낮은 수준의 기본적 욕구를 뛰어넘어 타인 및 집단과 공존하고 협업하며 성장하는가? 안타깝게도 아직 충분히 성숙한 성장에 놓여 있지 못하고 결핍심리에 놓여 있는 모습이 많은 것 같다. 즉,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채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 사회는 여기에 지나치게 치우쳐 그 이상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눈앞에 놓인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일하고 타인이나 타집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개인적으로나 집단으로도 성숙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모습이 아닌 자기실현을 하는 성장심리를 갖고 공존하고 협업하는 모습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 공존과 협업이 아닌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이다.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아닌 개인의 성장 함께 타인과 집단 간에 공존하고 협업하는 모습이 2020년에는 지금보다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mind

   <참고문헌>

  • 노안영 (2018). 성격심리학 2판. 서울: 학지사.
  • Maslow, A. (1968). Toward a psychology of being(2nd ed.). New York: Van Nostrand.
박준성 중앙대 평생교육원 교수 사회및문화심리 Ph.D.
사회 및 문화심리학 주제 중 삶의 의미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중앙대 평생교육원 상담심리학에서 활동하고 있다. 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기초로, 사람들의 성격, 건강, 진로, 및 한국사회의 다양한 이슈 등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아들러, 행복의 재발견」(2016), 「통계분석의 개념과 실제」(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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