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할수록 멀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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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할수록 멀어지는 이유
  • 2020.01.24 10:00
간절하게 붙잡을수록 일이 더 잘 풀릴까요? 아니면 간절함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까요?
간절함이 비합리적인 수준이라면, 채우려 할수록 공허해지곤 합니다.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인간으로서 우리가 가장 지키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자신 스스로’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이 언제나 안전하고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여러 가지 환경적인 도전과 역경이 도사리고 있고, 때로는 과업상의 실패와 관계에서 오는 상처도 견뎌야만 한다. 이러한 힘든 인생 사건으로부터 야기되는 의심과 걱정을 대처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는 타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확신을 얻는 것이다Joiner   et al., 1999.

나는 가치있는 사람일까?

부정적인 생활사건을 경험하면 사람들은 가장 크게 두 가지 의심을 하게 된다. 먼저는 자신 스스로의 존재 가치, 그리고 두 번째는 내가 몸담고 있는 세상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심은 아마도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고통 중 가장 극심한 것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의심이 든다면 우리는 더 이상 나를 지속시킬 이유를 상실하게 되고 이는 우울정서와 연결될 수 있다. 우리가 그토록 개인의 자아존중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자아존중감의 핵심 요소가 스스로 자신의 존재가치self worth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안전한 곳일까?

또 하나, 세상에 대한 안전성의 의심은 불안정서와 연결될 수 있다. 불안은 그 특성상 미래와 연결되는 정서이다. 과거의 안 좋았던 경험을 토대로 미래의 부정적인 사건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신념이 우리로 하여금 불안감을 경험하게 한다. 우울과 불안은 모두 인간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정서이고, 이러한 고통스러운 심리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처 전략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는 타인으로 부터 자신 그리고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계속해서 확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울과 불안이 야기하는 과도한 확신 추구

우울과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과도한 확신추구는 대인관계를 망칠 수 있다. 혹시 주변에 자신의 부정적인 정서를 완화하기 위해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확인을 하는 타인이 있는가? 문제는 그들이 상대방이 제공하는 답변을 수용하는지의 여부다. 과도한 확신추구는 절대 채워지지 않는 요술 항아리와 같기 때문에 그들은 보통 타인의 답변을 수용하지 못하고, 임시방편적인 미봉책으로 자신의 부정정서를 순간적으로 가라앉힐 수 있지만 금새 또 다시 동일한 문제에 휩싸인다Orden & Joiner, 2006.

사람들은 자신이 꽤나 괜찮은 사람이며,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자 하는 욕구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의 현재 신념을 유지하려고 하는 욕구가 있다. 특히 낮은 자아존중감의 사람들은 자기에 대해서 긍정적인 피드백보다는 현재 자신이 믿고 있는 부정적인 특성에 대한 피드백을 수용하는 경향이 강하다Swann, 1990.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확신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그 긍정성을 수용하지 하는 불일치로 인해서 상대방을 지치게 할 수 있다.

Edward Hopper, 1882 - 1976. ‘High Noon’, 1949. ©Edward Hopper.
현대인의 고독함을 주제을 즐겨 그렸던 호퍼의 작품이다. 붉은색 기초와 굴뚝이 낮설다.  Edward Hopper, 1882 - 1976. ‘High Noon’, 1949. ©Edward Hopper.

간절함이 차오르는 만큼 흘려보내기

우리는 누구나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긍정적인 것인지를 확인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러한 간절함이 지나칠 때 자신의 무게를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즉, 자신의 문제와 감정에 과도하게 심취해서,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서는 둔감해 지기 쉽다Halmilton & Deemer, 1999; Orden & Joiner,2006 재인용. 

내 안에 간절함이 차오를 때 우리의 초점은 오직 나를 향하게 되는데, 그럴 때 타인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간과할 수 있다. 이러한 탓에 우리의 간절함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불안으로 인해 차오르는 간절함은 마음속에 간직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이 미덕일 수 있다. 생각을 붙들기보다 자연스럽게 흘려보낼 때, 그제야 내가 보지 못했던 외부의 세상이 내 안으로 또 흘러들어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mind

<참고문헌>

  • Joiner, T. E. Jr., Katz, J., & Lew, A. (1999). Harbingers of depressotypic reassurance seeking: Negative life events, increased anxiety, and decreased self-esteem.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5, 632-639.
  • Orden, K. A., & Joiner, T. E. Jr. (2006). The Inner and Outer Turmoil of Excessive Reassurance Seeking. In K. D. Vohs, & E. J. Finkel. (Eds.), Self and Relationships: Connecting Intrapersonal and Interpersonal Processes (pp. 104-129). New York: Guilford Press.
  • Swann, W. B. Jr. (1990). To be known or to be adored: The interplay of self-enhancement and self-verification. In E. T. Higgins & R. M. Sorrentino (Eds.), Handbook of motivation and cognition: Vol. 2 (pp. 408-448). New York: Guilford.
장민희 한국인성교육협회 책임연구원 사회및문화심리 Ph.D.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사회 및 문화 심리학을 전공하였으며, 자아존중감의 기존 개념을 비판하면서 자기초월성의 개념적 확장을 제안하는 논문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심리학을 통해 한국 인성교육의 뿌리를 세우고, 전국민이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영위하는데 근간이 되는 인성의 발달 연구 및 교육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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