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한 사회가 선호하는 지도자
상태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평등한 사회가 선호하는 지도자
  • 2020.02.11 10:00
현대사회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특히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구성원들이 선호하는 리더십 형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최근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이름에 따라, 불평등의 사회적 함의에 관한 논의와 연구가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경제적 불평등은 주로 부정적인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개인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경제적 불평등은 선호하는 리더십 형태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과 강한 리더십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경제적 불평등은 매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를 아노미 상태로 지각하게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했다Sprong et al., 2019. 즉, 불평등이 높은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그 사회가 불안정하고 혼란한 상태(가령, 사회 내 도덕규범이 무너지고, 정부와 지도층 사이에서 불법이 자행되는)에 빠졌다고 지각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아노미 상태에서 사회를 회복하고 재건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지도자를 필요로 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독재자라고 하더라도

해당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28개 국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주관적으로 지각하는 불평등의 정도, 사회 아노미 상태에 대한 지각, 그리고 강력한 리더의 필요성을 측정하는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이 사는 사회를 경제적으로 불평등한 곳으로 지각할수록 그 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붕괴되었다고(즉, 사회적 아노미 상태) 인지하였으며, 이러한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태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화가 하인리히가 그린 히틀러 초상화다. 전방을 내려보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영국군이 독일점령 당시 획득하여 런던 전쟁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Knirr, Heinrich. 'Der Fuhrer', 1937. oil on canvas, 129.5 * 96.5 cm, Imperial War Museum.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이들이 원하는 강력한 지도자가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거나 권위주의적인authoritarian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여도 여전히 그 필요성을 느낄지를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경제적 불평등을 높게 지각하는 것은 그 사회를 회복하고 재건하는 매우 강력한 리더를 필요로 하게 만들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주주의적 원칙을 부술 수도 있는 지도자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적 불평등을 조작한 실험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경제적 불평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불안

역사적으로 어두운 시기를 가져왔던 히틀러와 그의 나치 독일 정권이 등장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다수의 이론가는 나치 정권 이전 바이마르 공화국의 경제적 불안정성을 지목해왔다. 그러나 당시의 경제적 불안정성과 지금 사회 다수가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볼 수 없으므로 지난 역사적 잘못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 이 연구결과를 불평등이 독재 정권과 같은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다소 지나치게) 해석하기보다는, 경제적 불평등이 그만큼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이슈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로 해석하고 싶다. 동시에, 경제적 불평등 문제의 근원이 매우 깊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우므로, 다소 과격한 방법(혁명과 같은!)이 아니고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mind

<참고문헌>

  • Sprong, S., Jetten, J., Wang, Z., Peters, K., Mols, F., Verkuyten, M., ... & Badea, C. (2019). “Our Country Needs a Strong Leader Right Now”: Economic Inequality Enhances the Wish for a Strong Leader. Psychological science, 30(11), 1625-1637.
김영주 서강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현재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며, 집단 간 관계, 사회 계층, 및 경제적 불평등의 영향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