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상태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짜 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 2020.03.09 09:00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가짜 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우울하고 걱정스러운 요즘입니다. 재난정신건강 정보센터(http://www.traumainfo.org)는 감염병이 유행할 때 스트레스 반응으로 불안, 공포, 외부 활동 감소 및 무기력함,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의심과 경계와 함께 관련 정보 검색에 대한 집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코로나 19에 대한 가짜 뉴스도 출현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가짜 뉴스를 잘 가려내어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까요?

Richard Mudariki, 'Reading The Fake News Times', 2019, Oil on Canvas, 90 * 90 cm. Enquire.
Richard Mudariki, 'Reading The Fake News Times', 2019, Oil on Canvas, 90 * 90 cm. Enquire.

정보를 믿게 만드는 요인들

여러분도 ‘나는 가짜 뉴스에 속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인터넷 가짜 뉴스에 보기 좋게 속은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었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합니다. 내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신념대로, 또는 그랬으면 하는 희망대로 믿거나, 내 마음에 드는 정보만 골라 내가 믿고 싶은 대로 해석하는 오류를 누구나 범할 수 있습니다(이러한 편향은 신속한 정보 처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류의 생존에 유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확증 편향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가 정보의 신뢰성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정보의 내용뿐만 아니라 제시하는 순서, 강력하게 주장하느냐, 완곡하게 설득하느냐와 같은 어조tone,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의 전문성, 매력, 나와의 유사성, 전달받는 사람의 연령, 성별, 문화, 자아존중감과 같은 성격특질, 인지능력, 그리고 판단할 때의 기분 등이 그 예입니다.

믿기 전에 확인하라

정보가 믿을 만한 것인지 판단하려고 할 때, 우리는 정보의 내용에 논리적인 근거가 있는지, 이야기가 앞뒤 상황에 맞는지(의심스러운 정황은 없는지), 이 정보를 사람들이 공유하면 누가 이익을 보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 정보가 △신뢰할 만한 내용, △그렇지 않은 내용, △정보가 부족하거나 확실치 않기 때문에 판단을 보류해야 하는 내용을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릴린 프라이스-미첼Marilyn Price-Mitchell은 뉴스를 ‘의심하라’고 말합니다Psychology Today, 2019. 2. 19. 편집증적으로 모두 다 의심하라는 것이 아니고, 가짜 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정보를 믿기 전에 우선 내용이 사실인지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죠. ‘어떤 유명한 대학교의 연구원이 그랬다는데’, ‘최신 논문에서 그랬다는데’ 하는 글을 무조건 믿기 전에 ‘유명한 대학교 연구원의 말, 최신 논문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정말로 확실한가?’를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석: 최신 연구에 따르면, ‘최신 연구에 따르면’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 전체 인구의 90%를 설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신 연구라고 한다고 다 믿으시면 안 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thelanguagenerds)
(해석: 최신 연구에 따르면, ‘최신 연구에 따르면’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면 전체 인구의 90%를 설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신 연구라고 한다고 다 믿으시면 안 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thelanguagenerds)

불행히도 소셜 미디어는 이러한 합리적 의심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과학 작가인 데이비드 포그David Pogue는 페이스북, 트위터에서는 자신이 팔로우한 사람의 포스트만 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Scientific American, 2017. 2. 1. 나와 비슷한 의견, 내가 보고 싶은 의견만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확증 편향이 일어나기 한층 쉬운 조건입니다.

가짜 뉴스의 특성을 파악하라

베이설과 동료 연구자들은 일종의 ‘예방접종’을 통해 가짜 뉴스에 대한 면역력을 기를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Basol et al., 2020. 예방주사를 통해 위험하지 않을 만큼 약한 병원체를 인체에 주입하면 항체가 생겨 질병을 예방할 수 있듯이, 가짜 뉴스를 ‘학습’해 봄으로써 가짜 뉴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가짜 뉴스를 ‘학습’할까요? 연구자들은 유럽의 학자, 언론인 모임인 DROG와 함께 ‘나쁜 뉴스’ 게임을 개발했습니다(https://www.aboutbadnews.com에서 직접 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목표는 온라인에서 가짜 뉴스를 이용해 최대한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화면에 팔로워 수와 신뢰성 측정기가 나타나는데, 다양한 가짜 뉴스를 많이 만들어 낼수록 팔로워 수는 늘어나고 신뢰성은 위태로워집니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대개 다음 여섯 가지 전략을 사용합니다.

  • 소셜 미디어에서 유명인을 비롯한 다른 사람인 것처럼 가장하기(예: 프로필에 트럼프 대통령 사진과, Donald Trump 대신 Donald Trunp라는 아이디를 사용함),
  • 감정(예: 분노, 동정)에 호소하기,
  • 집단 간 갈등(예: 진보 대 보수) 부추기기,
  • 음모론(예: 바이러스 확산은 누군가 의도한 것이다) 퍼뜨리기,
  •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 공격하기(예: 관련 없는 약점에 대한 의혹을 터뜨림),
  • 타인을 자극해 분란 일으키기(예: 모욕적인 별명을 부름)

이러한 전략을 모두 배우고(?) 나면 게임이 끝납니다.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짜 뉴스의 특성을 파악하게끔 한 것입니다.

(출처: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social-dilemmas/202001/fake-it-til-you-make-it-game-help-you-spot-fake-news)
'bad news' 게임 실행 화면(출처: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social-dilemmas/202001/fake-it-til-you-make-it-game-help-you-spot-fake-news)

연구자들은 모집한 참여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은 나쁜 뉴스게임을, 다른 집단은 다른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게임을 하기 전과 후에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여러 가짜 뉴스를 보여 주고 각각의 신뢰성을 점수로 평가하게 했고, 이 신뢰성 평가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도 측정했습니다. 더하여 참여자의 정치적 성향이 미치는 영향도 분석해 볼 수 있도록 이를 묻는 문항도 넣었습니다. 이들은 게임을 다 하고 나면 가짜 뉴스를 식별하는 저항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분석 결과, 예상대로 나쁜 뉴스게임을 해 본 참여자들은 다른 게임을 한 참여자들에 비해 가짜 뉴스를 더 잘 식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짜 뉴스를 더 잘 식별하게 된 참여자들은 자신의 신뢰성 평가에 더 자신을 가졌으며, 정치적 성향은 가짜 뉴스를 가려내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성향에 상관없이 참여자들은 게임이라는 예방접종을 통해 가짜 뉴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결론에서 연구자들은 가짜 뉴스의 특성과 그 위험성을 미리 알고 있으면,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그 가짜 뉴스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정치적으로 유리하다 할지라도).

불신 대신 사회적 신뢰를

가짜 뉴스는 사람들에게 근거 없는 두려움과 불안을 퍼뜨려 사회적 불신과 혐오를 조장할 수 있으며, 특히 지금처럼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전달은 때로는 사실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퍼져 나갈 정도로 속도가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도움이 되는 정보를 잘 선별하여 취하고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고, 차근차근 쌓은 사회적 신뢰는 위기 속에서 든든한 안전망이 됩니다. 고통받는 환자들, 고생하시는 의료진들, 바이러스 때문에 곤란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 그리고 말없이 이웃과 짐을 나누고 계신 모든 분들께 마음을 전합니다. minid

     <참고문헌>

  • Price-Mitchell, M. (2019). What is Fake News? Is Debate Worth the Effort?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the-moment-youth/201902/what-is-fake-news-is-debate-worth-the-effort.
  • Pogue, D. (2017). The Ultimate Cure for the Fake News Epidemic Will Be More Skeptical Readers.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the-ultimate-cure-for-the-fake-news-epidemic-will-be-more-skeptical-readers.
  • Basol, M., Roozenbeek, J., & van der Linden, S. (2020). Good News about Bad News: Gamified Inoculation Boosts Confidence and Cognitive Immunity Against Fake News. Journal of Cognition, 3(1): 2, pp. 19. DOI: https://doi.org/10.5334/joc.91.
신기원 중앙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수료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사회 및 문화심리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위험지각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내용과 형식이 아름다운 심리학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꿈은 나와 우리가 함께 행복한 삶의 길을 찾는 심리학에 보탬이 되는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