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건강을 위한 자가격리, 마음의 건강도 챙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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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건강을 위한 자가격리, 마음의 건강도 챙기려면
  • 2020.04.08 08:00
코로나바이러스에 백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감염되었고, 훨씬 많은 이들이 자가격리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생전 처음 겪는 자가격리 상태에 우리가 맞닥뜨리게 되는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코로나19로 인해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우리에게 사회적 접촉을 제한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가능한 집 안에만 있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심환자 및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의심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자가격리self-quarantine[1]를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2주 동안, 혹은 그 이상 스스로를 집안에 격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자가격리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 기사 속 ‘자가격리’는 자가격리와 시설격리를 모두 포함한 의미임을 밝힙니다.

자가격리에 대한 심리적 반응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자가격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받도록 만드는 어려운 일입니다. 자가격리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심리적 반응을 보일까요? 미국 정신분석학회American Psychoanalytic Association는 자가격리를 경험한 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post-traumatic stress symptoms(정신적 외상, 즉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후 괴로운 꿈을 꾸거나 기억이 떠오르고(플래시백flashback), 신체적 및 정신적으로 예민해지고 약해지는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 우리는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끼거나,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혼란스러워하거나 분노하기도 하고, 공포감이나 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단조로운 자가격리 생활에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스페인 화가 NICOLAS ARNAREZ의 작품. http://www.nicolasaznarez.com/
스페인 화가 NICOLAS ARNAREZ의 작품. http://www.nicolasaznarez.com/

마크 스몰러Mark Smaller박사는 중국에서 9주 간 격리된 한 여성 “Ms. A”와 그녀의 가족의 심리 상태의 변화를 보고하였습니다. Ms. A와 그녀의 가족은 처음에는 완전히 바깥출입이 차단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다양한 반응을 보고하였는데, 처음에는 충격을, 그 다음에는 부정denial(“몇 주만 지나면 괜찮을 거야”)을, 그 후에는 무력감과 분노, 슬픔에 압도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수용하며 이를 극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가격리는 일종의 ‘마시멜로 실험’

호아킴 데 포사다의 책 <마시멜로 이야기>에 대해 다들 한 번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마시멜로 실험’은 월터 미셸Walter Mischel박사와 그 동료들에 의해 처음 진행되었던 것인데요, 이 실험에서 마시멜로를 앞에 둔 미취학 아동들은 실험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됩니다. “만약 내가 돌아왔을 때 네가 이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고 있으면, 너에게 마시멜로를 하나 더 줄게.” 그리고 방을 빠져나간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혼자 방 안에서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를 녹화하고 기록합니다. 이 연구는 우리에게 자기통제self-control, 만족지연delay of gratification, 성격차personality difference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습니다. 미셸 반델렌Michelle vanDellen박사는 이 실험이 지금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고 말합니다. 이 실험에서 아이들에게 연구자들이 했던 요청을 지금의 우리가 똑같이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집에 있으세요. 나가지 마세요. 사람들과 포옹하지 마세요. 나중에 문제가 될 겁니다.” 마시멜로 실험에서의 아이들처럼, 우리는 이러한 권위 있는 인물들의 말을 믿게 됩니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보상(바이러스가 잠잠해지고 바이러스 이전의 삶으로 건강하게 돌아가는 것)을 약속하지만, 그 보상은 너무나 멀리 있어서 실제로 올 것 같지 않죠.

대중매체는 우리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여주지만, 대중매체가 전하는 사실, 수치, 심지어는 일어날 수 있는 아주 무서운 결과에 대한 이야기도 우리가 지금 앞에 두고 보고 있는 마시멜로(자가격리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마시멜로는 여전히 달콤해 보입니다. 그러나 연구에 참여했던 아이들처럼, 우리는 바로 앞에 원하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상적인 미래의 보상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밖에 나가서 평소처럼 지내고 싶은) 강한 욕망을 누르며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실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좀 더 나쁜 소식은,  실험이 끝날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마시멜로 실험에서는 이제 중반이나 넘었을까요. 앞으로의 10~14일은 아마도 당신의 삶에서 가장 긴 시간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거리두기가 끝날 때까지 우리의 이러한 노력의 대가를 볼 수 없을 것이며, 실제로 우리의 사회적 행동이 결과를 바꾼다 해도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보거나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병에 걸리고 죽음에 이를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 시절 부모님, 선생님들, 그리고 다른 사랑하는 이들이 당신에게 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그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만족을 늦출 수 있도록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러한 교훈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입니다. 마음은 급한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기에, 그리고 지금까지 기다려왔기에 이제 그만 마시멜로를 먹어버리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침착하세요, 여러분. 당신의 마음이 당신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마시멜로에 대한 생각을 돌리기 위해 노래를 부르거나 마시멜로를 구름이라고 상상했던 연구 속 아이들처럼, 우리는 바로 눈앞의 유혹에 집중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든지, 상황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불편하고 불확실할 겁니다. 자가격리 생활의 지루함과 상황의 불확실함은 우리가 지금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도록 부추길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같은 긴급사태는 우리가 실제로 하는 것보다 선택의 여지가 적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죠. 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마음이 당신을 괴롭히고 있는 또 다른 속임수입니다.

결국 다 지나갈 겁니다. 마시멜로 연구에 참가한 아이들이 기다려야 했던 5분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지도 모르지만 결국 이 시간은 우리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운 교훈을 되새겨볼 때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침착하게,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에 괜찮다 여기며 지내야 합니다.

자가격리 동안 해볼 수 있는 7가지 일

그렇다면 자가격리 동안 마시멜로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카일 킬리안Kyle D Killian박사는 자가격리 동안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활동들을 제안합니다.

  1. 친구에게 전화를 거세요. 한동안 연락하지 않은 이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하거나, 영상통화를 거세요. 지금이야 말로 끊겼던 연락을 이어 나갈 좋은 기회입니다.
  2. 집에서 운동을 하세요. 현재 우리나라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을 시행하며 실내 체육시설의 운영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 제한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운동하는 체육시설에 가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에서 사이클을 타고, 계단에서 런지를 하고, 팔굽혀펴기와 플랭크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3. 읽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했던 책 다섯 권을 읽어 보세요. 이제 당신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쁘다는 이유로 읽지 못했던 책들을 마음껏 읽어 보세요.
  4. 스포츠 중계를 대체할 만한 TV 프로그램을 찾아보세요. 당신의 친구들이 추천한 TV 프로그램을 3, 4회 정도 시청해 보세요. 이번 기회에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등의 OTT서비스가 제공하는 ‘한 달 무료’ 혹은 ‘2주 무료’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5. 시 또는 소설을 써 보세요. 당신 안의 뮤즈를 깨워 보세요. 키보드를 두드려 블로그에 글을 적거나, 종이를 펴고 펜을 들어 보세요. 생각지도 못한 대작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6. 자연과 교감해보세요.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들과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햇볕 아래를 거닐어 보세요. 운동도 하고 비타민 D도 얻고, 이보다 더 나은 것이 있을까요?
  7. 요리를 해 보세요. 유튜브의 훌륭한 레시피를 참고해 자랑할 만한 식사를 차려 보세요. SNS에서 유행하는 달고나 커피, 수플레 계란후라이 등 다양한 요리에 도전해 보고 이를 SNS에 자랑해 보는 것도 좋겠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스스로를 다른 이들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이렇게 날씨 좋은 봄에 집안에만 있는 것만큼 지루하고 아쉬운 일도 없죠. 지루함을 달래고 집 안에서도 할 수 있는 놀이를 찾기 위해 SNS에서는 다양한 게임과 챌린지, 캠페인 등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 수행하는 자가격리, 그 과정에서 마음의 건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mind

    <참고문헌>


[1] 우리말로는 모두 ‘자가격리’이지만, 영어에서는 ‘self-quarantine’과 ‘self-isolation’을 구분하는데, 전자는 보다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후자는 의무적인 형태의 자가격리를 의미합니다. 의심환자나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해 증상은 없지만 자발적으로 집 안에 있는 것은 self-quarantine, 의심증상이 발생하여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자가격리는 self-isolation(우리나라에서는 시설격리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 속 ‘자가격리’는 이 두 가지 모두를 의미합니다.

유승현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사회 및 문화심리 전공 석사과정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사회 및 문화심리 연구실에서 정태연 교수님의 지도를 받으며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서로 '남'이었던 사람들이 관계를 맺기 시작해 결국 '우리'가 되는 과정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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