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향촌, 노인의 사회통합을 위태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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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향촌, 노인의 사회통합을 위태롭게 만든다?
  • 2021.01.14 14:00

한국은 1960년대부터 국가의 경제 성장을 위해 도시를 중심으로 개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한때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 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인구 이동 현상은 급격한 도시화와 더불어 농촌 인구의 감소 또한 가속화 시켰습니다원재정, 2020. 4. 26. ‘탈농촌’의 문제는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로 그치지 않고 70세 이상의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촌의 고령화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농촌 인구 감소 및 고령화 문제는 농촌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도시지역과의 양극화 현상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됩니다이철현, 2020. 12. 17.

특히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현상은 농촌 사회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회 내 공동체 유지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농민신문, 2020. 8. 5. 왜냐하면 지역사회 내 공동체 유지 및 사회통합 등은 잠재적인 사회적 자원이자 자본으로써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발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신체적 심리적인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노인을 대상으로 사회적 네트워크, 신뢰, 상호호혜성 등의 사회적 자본과 개인의 신체 및 심리적 기능 간의 관계를 밝히고 있으며, 노년기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Forsman et al., 2013.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대화하고 상호작용 하는 등의 사회적 활동은 노인의 우울감을 낮추고 신뢰를 높이는 등의 효과가 있으며, 나아가 낮은 치매 및 자살사고의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Kelly et al., 2017; 배수현, 김기연, 2020.

이처럼 노년기 사회적 자본은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발전과 개인의 신체 및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논의된 것과 같이 중소도시 및 농촌을 떠나는 인구가 증가하고 지역사회의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농촌 지역 노인들의 사회적 자본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인구 감소와 같은 지리적 변화가 농촌 지역에 사는 노인들의 사회통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종단적으로 분석한 Huxhold & Fiori (2019)의 연구를 소개합니다.

Huxhold와 Fiori (2019)는 인구감소와 같은 지역사회의 맥락적 변화가 중노년기 사회통합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변화와 관련이 있음을 입증하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사회통합의 사회적 참여 및 지원과 같은 기능적인 측면과 네트워크 크기를 의미하는 구조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관계가 도시와 농촌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탐색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1996년에서 2008년까지 Research Data Centre of the German Centre of Gerontology (DZA)에서 수집된 German Ageing Survey (DEAS)를 활용하여, 본 연구의 주요 변수의 모든 문항에 응답한 40세에서 85세 사이의 독일인 약 4,79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Huxhold와 Fiori는 참가자들의 시간에 따른 네트워크의 크기, 사회적 참여 정도, 사회적 지원 정도 및 인구 밀도 등을 측정하였습니다. 사회통합 변수에 해당하는 네트워크의 크기를 평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의 수와 함께 거주하는 사람의 수를 측정하였습니다. 또한 사회적 참여 정도는 작년에 어떠한 종류의 사회적 참여(예를 들어, 친구와의 만남 또는 산책 등)를 경험하였는지 또 얼마나 자주 활동 하였는지를 측정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원의 경우, 도움을 요청하거나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수를 측정하였습니다. 지리적 변수에 해당하는 도시 및 농촌지역에 대한 정보 및 인구 밀도는 Federal Institute for Research on Building, Urban Affairs and Spatial Development (BBSR)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였고, 인구 밀도의 경우 km2 당 주민 수를 계산한 값으로 평가됩니다. 사회통합 수준의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다층 잠재 성장 모형multilevel latent growth curve models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이때 결과의 타당도를 높이기 위하여 연령, 성별, 교육수준, 자가진단 건강수준, 만성질환 수 등의 변수를 함께 통제하였습니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사회통합의 변화 정도에 대해 도시와 농촌 간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구조적 측면인 네트워크의 크기의 경우, 도시에 사는 노인들이 농촌에 사는 노인들보다 네트워크의 크기를 더 잘 유지하였습니다. 이는 농촌 지역에 비해 도시에서 상호작용의 대상이 되는 파트너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 기인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특히 노년기 노화 과정으로 인해 이동성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촌지역의 노인들이 타인과의 관계 맺음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사회통합의 기능적 측면인 사회적 참여와 사회적 지원의 경우 도시와 농촌 간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이는 농촌 지역 노인의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영역에서 가장 선호되는 사회적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성에 의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즉 농촌의 노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내에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인구 밀도 감소와 사회통합의 변화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구밀도의 감소는 농촌 지역에서 네트워크 크기, 사회적 참여 및 사회적 지원의 감소와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인구 밀도가 변화함에 따라 사회통합의 세 가지 측면인 네트워크 크기, 사회적 참여 및 사회적 지원의 궤적이 변화하였습니다. 더불어 이는 인구 밀도의 변화 정도(농촌 내 인구 감소 변화가 큰 지역 및 작은 지역)와 관계없이 사회통합의 모든 지표에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도시의 경우 인구 밀도 감소는 사회통합의 변화 궤적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구 밀도가 감소한 도시 지역에서도 사회통합의 정도는 유의한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진들은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먼저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는 네트워크의 크기를 축소시키고, 자녀 및 손자의 이주로 인해 사회적 지원의 측면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구 감소로 인해 사회경제적 기반이 약해져 대중 교통 및 문화 시설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이동에 제한을 받는 노인이 사회 활동을 하는 것에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구 감소를 경험하는 것은 노인이 지역 사회 내에서 행사에 참여하고 활동하려는 심리적인 동기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여러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먼저 사회통합의 구조적 및 기능적 측면만 포함하였으며 외로움과 같은 질적인 측면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노화 과정 속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삶의 사건 및 발달 과정이 다르고 이에 따라 사회적 자본의 양상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나 이를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향후 연구에서는 정책적 특성, 생활 조건 및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지역적인 변화와 도시 및 농촌 환경 노인의 사회통합의 변화 궤적 간의 관계를 증명하였고, 나아가 이러한 관계가 도시 및 농촌 환경에 따라 차별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농촌 환경에서는 아주 작은 인구 밀도의 변화조차도 노인의 사회통합을 저해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물리적 환경의 제약에 구속되지 않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하기 위해 컴퓨터, 태블릿 및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장치를 활용합니다. 실제로 한국 노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의 사용과 우울감 간의 관계를 분석한 Lee, Ferraro, & Kim (2020)의 연구에 따르면,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대면뿐만 아니라 원격 상황에서도 우울감과 관계가 있었고 특히 디지털 기술의 사용 효과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적은 노인에게서 더 큰 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파트너와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 속에서 경험하는 연결감이 또 다른 맥락에서의 사회통합적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능을 활용하자는 논의는 다양한 찬반 공방이 존재하지만, 인구의 감소, 고령화 및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속에서는 노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능을 활용한 정책적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물리적 공간에서 네트워크 크기가 감소하는 농촌의 노인들에게도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접근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촌 지역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앞선 연구 대상 지역인 독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럽 국가, 미국 및 아시아에서도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사회통합과 같은 사회적 자본이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노인의 심리사회적 건강에도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mind

[감수: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김기연]

   <참고문헌 >

  • Forsman, A., Herberts, C., Nyquist, F., Wahlbeck, K., & Scheirenbeck, I. (2013). Understanding the role of social capital for mental wellbeing among older adults. Ageing and Society, 33(5), 804-825. doi: 10.1017/S0144686X12000256.
  • Huxhold, O., & Fiori, K. L. (2019). Do demographic changes jeopardize social integration among aging adults living in rural regions?.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74(6), 954-963. doi: 10.1093/geronb/gby008.
  • Kelly, M. E., Duff, H., Kelly, S., Power, J. E. M., Brennan, S., Lawlor, B. A., & Loughrey, D. G. (2017). The impact of social activities, social networks, social support and social relationships on the cognitive functioning of healthy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Systematic Reviews, 6(1), 259. doi: https://doi.org/10.1186/s13643-017-0632-2.
  • Lee, M. A., Ferraro, K. F., & Kim, G. (2020). Digital technology use and depressive symptoms among older adults in Korea: beneficial for those who have fewer social interactions?. Aging & Mental Health, 1-9. doi: https://doi.org/10.1080/13607863.2020.1839863.
  • 농민신문. (2020. 8. 5). [사설] 더 벌어진 도농간 소득격차…해소방안 시급하다. 농민신문, Retrieved from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TL/325283/view
  • 배수현, 김기연. (2020). 노년기 우울감과 자살생각 간의 관계에서 사회적 신뢰를 통한 사회관계 만족도의 매개된 조절효과. 한국노년학연구, 29(2), 123-147. doi: http://dx.doi.org/10.25280/kjrg.29.2.4.
  • 원재정. (2020. 4. 26). 1년에 인구 7만명 사라지는 ‘농촌’. 한국농정, Retrieved from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0705
  • 이철현. (2020. 12. 17). “지방도시·농촌 인구 유출 해결 위해 ‘사회적 경제 활성화’ 필요”. 아시아투데이 Retrieved from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201217010011348
배수현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노년심리 전공 석사과정 학생이다. 김기연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주요 관심분야는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 노년기 인지기능 및 정신건강 불평등이다. 앞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는 노년기 정신건강에 있어 사회적 자본의 역할과 커뮤니티 케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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