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수면을 둘러싼 진실 혹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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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수면을 둘러싼 진실 혹은 거짓!
  • 2023.03.27 22:29
‘잠은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잠을 많이 자는 것이 노인에게 도움이 될까?

내 삶의 1/3, 수면

삶의 1/3을 차지하는 잠 혹은 수면sleep은 사람이 살아가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이다. 사람이 잠을 자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거나, 집중도를 유지하게 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뇌에 누적된 피로를 회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총 수면시간과 숙면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을 뿐 아니라, 수면 자체가 방해받을 가능성이 증가해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쉽게 경험하게 된다.

수면을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량과 노화로 인한 수면 효율의 감소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잠에 못 들게 하는 것을 넘어 일찍 잠에 들거나 중도에 깨어나게 해 이른 기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자주 혹은 오랫동안 누워있는 습관 등이 있다MSD MANUAL Consumer Version, 2022.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나 수면 장애는 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우울증, 비만 등과 같은 신체 및 정신건강 뿐 아니라, 인지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Berkley et al, 2020. 인지기능의 저하 및 치매와 노년기의 수면과 관련된 연구는 동서양 모두에서 수행되어왔으나,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으로 대표되는 복합적인 수면 지표와 치매와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와 수면시간과 치매 및 인지기능의 관계를 종단적으로 살펴본 연구와 같이 수면과 관련된 여러 특성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다. 이에 본 리뷰에서는 수면과 관련된 여러 지표를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와 연관지어 살펴본 중국에서 수행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Liu et al, 2022.

파블로 피카소의 꿈(1932), 캠버스에 유채. 내 삶의 1/3은 수면이다. 그리고 양질의 수면을 취한다는 것은 내 삶의 1/3 이상을 양질의 것으로 만든다
파블로 피카소의 꿈(1932), 캠버스에 유채. 내 삶의 1/3은 수면이다. 그리고 양질의 수면을 취한다는 것은 내 삶의 1/3 이상을 양질의 것으로 만든다

치매와 인지기능, 그리고 수면의 관계

Liu와 동료들은 중국 산둥성 양구현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농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인 ‘산둥 양구 노화 및 치매 연구Shandong Yanggu Study of Aging and Dementia, SYS-AD’에 참여한 1,982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인지기능 및 치매와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수면과 관련된 특성들과 인지기능 정도 및 치매 여부는 대면 인터뷰, 건강 검진, 실험 검사 등을 통해 수집되었으며, 2014년과 2018년 데이터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수면 지표와 인지기능의 변화에 따른 연관성도 함께 확인하였다.

연구자들은 참여자들로부터 수집한 수면 관련 특성으로는 수면시간, 취침 및 기상 시간,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Time In Bed, 취침과 기상의 중간 시점인 중간수면시간mid-sleep time, 잠에 드는데 걸리는 시간인 수면 잠복기sleep latency, 침대에 누워 실제로 잠을 잔 시간을 백분율로 나타낸 수면 효율성sleep efficiency이 있으며, 각 특성을 정도에 따라 세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연구 결과, 수면시간과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너무 많거나 적어도, 그리고 기상시간과 수면중간시간이 너무 이르거나 늦어도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일 때, 오후 9시 이전에 취침할 때, 수면중간시간이 오전 1시 이전일 때, 그리고 9시간 이상 침대에 누워있을 때 치매위험이 증가하였다. 9시 이전의 취침시간과 오전 1시 이전의 수면중간시간은 알츠하이머와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었는데, 특히, 취침시간과 수면중간시간이 1시간 늦어질수록 알츠하이머와의 연관성 증가하였다. 또한,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 길고, 취침시간이나 수면중간시간이 이르고, 기상시간이 이르거나 늦는 것 역시 인지기능의 저하와 연관되어 있었다. 한편,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고 기상시간과 수면중간시간이 이른 60-74세 집단 혹은 기상시간이 늦거나 이른 남성 집단에서만 인지기능의 저하와 연관성을 보였다. 더 나아가, 치매에 걸리지 않은 참여자 중 오래 침대에 누워있고, 취침시간이나 수면중간시간이 이르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유지한 참여자일수록 인지기능이 더 많이 저하되었다.

정리하자면, 기상시간이 이르거나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수록 치매, 알츠하이머, 그리고 더 빠른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되어 있었다. 또한, 수면 문제로 인한 인지기능의 저하는 75세 이하 집단과 남성 집단에서만 분명하게 나타났으나, 연구자들은 그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며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본 연구를 통해 수면시간이 이르고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다고 보고하는 노년층 중 특히, 75세 이하의 노년층과 남성의 인지기능을 모니터링해야 함을 연구자들은 시사하고 있다. 또한, 추후 연구를 통해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을 줄이고 수면시간을 늦추는 것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짧은 연구 기간과 자기보고식으로 측정,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 반복 측정으로 인한 긍정오류false positive의 가능성, 우울 증상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반영하지 못한 요인의 존재 가능성 등이 있다.

양질의 수면을 위한 방법

노년기에 수면에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충분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수면 방해를 극복하고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고, 낮에 눕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거나, 멜라토닌은 빛이 있을 때 분비되지 않으므로 침실을 어두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커피와 같이 카페인이 든 음료를 하루에 1~2잔 이상 마시지 않고, 수면에 방해되는 TV나 휴대전화 등의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한편,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운동을 함으로써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Chen et al, 2021; Zhang et al, 2022. 더 나은 수면을 위해 오늘부터 자기 전에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패턴을 형성해보는 건 어떨까? mind

[감수: 중앙대 심리학과 김기연 교수]

    <참고문헌>

  • MSD 매뉴얼 [웹사이트] Retrieved from https://www.msdmanuals.com/
  • 박도영 (2020.07.05). [슬립테크] 잠 못드는 노인들...노인 절반은 불면증, 고령일수록 수면장애 증가. 메디게이트뉴스, Retrieved from https://m.medigatenews.com/news/1905350063
  • 최성민 (2022.12.13). 나이 들면 잠이 없다? 건강 문제 도화선 ‘노인 수면질환’ 관리. 힐팁, Retrieved from http://www.healtip.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47
  • Berkley, A. S., Carter, P. A., Yoder, L. H., Acton, G., & Holahan, C. K. (2020). The effects of insomnia on older adults’ quality of life and daily functioning: A mixed-methods study. Geriatric Nursing, 41(6), 832-838.
  • Chen, C. T., Tung, H. H., Fang, C. J., Wang, J. L., Ko, N. Y., Chang, Y. J., & Chen, Y. C. (2021). Effect of music therapy on improving sleep quality in older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69(7), 1925-1932.
  • Liu, R., Ren, Y., Hou, T., Liang, X., Dong, Y., Wang, Y., Cong, L., Wang, X., Qin, Y., Ren, J., Sindi, S., Tang, S., Du, Y., & Qiu, C. (2022). Associations of sleep timing and time in bed with dementia and cognitive decline among Chinese older adults: A cohort study.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70(11), 3138-3151
  • Zhang, W., Liu, Y., Yu, J., Li, D., Jia, Y., Zhang, Q., Gao, Y., Wan, Z., Wei, W. (2022). Exercise improves sleep quality in older adults: a protocol fo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J Open, 12(1), e047555.
한가은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노년심리 전공 석사과정 학생입니다. 김기연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주요 관심분야는 노년기 주거 및 생활환경과 활동적 노화(Active aging), 연령차별(Ageism)입니다. 모든 사람이 즐겁고 건강한 제 2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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