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의 인터넷 사용, 과연 독일까 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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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의 인터넷 사용, 과연 독일까 약일까?
  • 2023.12.21 09:49
코로나 이후 증가한 노년층의 인터넷 사용. 과연,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까? 앞으로 더욱 증가할 노인 인터넷 이용자를 위해 무엇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코로나 19의 유행은 온라인 중심으로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비대면 수업이나 회의, 재택 근무가 과거보다 보편화되었고, 배달앱을 통한 음식 주문이나 인터넷 쇼핑 역시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정책 정보를 제공하고, 복지 및 행정 서비스 신청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자연스레 노년층의 인터넷 사용률도 함께 증가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조사한 ‘2022 인터넷 이용실태조사’를 통해 2018년과 비교했을 때, 60대와 7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은 각각 5.2%p, 16.1%p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주 목적은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였으며, 커뮤니케이션과 여가활동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70대 이상에서는 동영상 서비스와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인터넷이용실태조사, 2022.

노년기의 인터넷 사용은 노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노년기 인터넷 사용은 정보 서비스 제공, 사회적 관계 확산으로 인한 외로움 감소, 자기효능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킨다김자영, 2022; 엄사랑, 신혜리, 김영선, 2021; Heo et al., 2015. 동시에 인터넷 사용 시간이 증가할수록 의존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중독 문제로 이어져 인터넷 이용 시간을 조절하거나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신체 및 정신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특히, 인터넷 과사용은 취침 지연이나 일주기리듬의 교란을 일으켜 수면을 방해하게 되고, 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생활패턴을 망가뜨리게 된다. 수면 부족은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적 문제를 유발하고 집중력 저하와 같은 인지기능뿐 아니라 신체활동의 감소로 사회 참여 및 신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윤인애, 마신연, 신윤아, 2023. 한편, 30분 이내의 적당한 낮잠은 이러한 수면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낮잠은 피로를 해소하고 각성 수준을 높여 정서적, 인지적 측면을 강화하고, 면역이나 통증을 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지나친 낮잠이나 습관성 낮잠은 오히려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신재공, 2020.

이에 본 논문 리뷰에서는 노년기의 인터넷 사용과 심리적 안녕감, 그리고 낮잠과 생산적 대면활동 참여 활동의 관계를 연관지어 살펴본 중국에서 수행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Fu & Chen, 2023.

젊은 세대는 너무 많이 인터넷을 사용하여 문제라고 하는데, 노인 세대의 인터넷 사용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만들어 내는걸까? [사진 = Dall.e]
젊은 세대는 너무 많이 인터넷을 사용하여 문제라고 하는데, 노인 세대의 인터넷 사용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만들어 내는걸까? [사진 = Dall.e]

노년기 인터넷 사용과 낮잠, 그리고 생산적 활동 참여가 우울에 영향을 미칠까?

Fu와 Chen은 중국 노인들의 인터넷 사용과 우울 증상 간의 관계에서 1) 낮잠의 역할과 2) 생산적 대면 활동 참여에 따라 우울증상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자들은 베이징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956명을 대상으로 우울, 낮잠 양상, 인터넷 사용 목적, 생산적 활동 참여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때, 우울과 낮잠 양상은 각각 역학연구센터 우울척도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CES-D와 중국판 엡워스 졸음 척도Chinese version of the Epworth Sleepiness Scale, EES를 활용하였고, 인터넷 사용은 지난 1주일간 인터넷을 사용한 목적을 정보 획득 및 사회적 이용(뉴스 및 건강 정보 검색, 동영상 시청, 음악 감상, 친구와 연락, 온라인 게임 등)과 도구적 이용(구직 활동, 이메일 확인, 온라인 강의 수강)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생산적 활동 참여는 6개의 요인(봉사활동, 여가활동, 유급 노동, 집단 예술 및 학습 활동, 가족 돌봄, 스포츠 활동)으로 구분하여 각 요인에 따른 차이와 전반적 활동 참여를 모두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정보 이용 및 사회적 목적의 인터넷 사용은 노인들이 낮잠을 증가시키는, 우울 증상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보 이용 및 사회적 목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노인들의 규칙적 생활을 변화시키므로 심리적 웰빙을 증진하기 위해 더 많은 낮잠을 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도구적 목적의 인터넷 사용은 낮잠 및 우울과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구체적인 목적이 있고, 어느 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사용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사용은 생산적 활동 참여 수준이 낮은 노인들의 우울 증상 감소와 연관되어 있었다. 특히, 정보 이용 및 사회적 목적의 인터넷 사용은 가족 돌봄 참여 수준이 낮을 때, 그리고 도구적 인터넷 사용은 스포츠 활동 참여 수준이 낮을 때, 노인들의 낮은 우울 수준과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정보 이용 및 사회적 목적의 인터넷 사용이 생산적 활동 참여 수준이 높은 노인들의 우울 증상에 미치는 영향은 낮잠 양상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즉, 인터넷 사용은 생산적 활동 참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노인들의 우울 증상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생산적 활동 참여 욕구가 충족된 노인들에게는 오히려 피로도를 증가시켜 우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본 연구는 인터넷 사용 목적에 따라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뿐 아니라, 노년층의 인터넷 사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기존 연구들과 다르게 오히려 노인들의 행복을 위협하는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사용이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이유로 생산적 활동 참여가 적은 노인들에게만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사용이 노인들의 우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 목적에 따른 적절한 사용 시간과 같은 지침을 제공하고, 특히, 생산적 활동 참여 수준이 낮거나, 인터넷 사용 수준이 높은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한편, 본 연구는 횡단조사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알기 어렵다는 점, 효과 크기가 작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 인터넷 사용 목적에만 초점을 두어 사용 정도를 알기 어렵다는 점, 우울 증상만을 살펴보았기에 다른 건강 차원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적당한 인터넷 사용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그렇다면, 노인들에게 어느 정도가 적당한 인터넷 사용 시간일까? 하루에 2시간 이내의 인터넷 사용은 인지기능 저하를 완화하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최근 미국의학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발표되었다(Cho, Betensky & Chang, 2023). 연구자들은 과하지 않은 인터넷 사용과 이를 통한 온라인 활동 참여는 오히려 뇌에 도움이 되는 인지적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노년기의 인터넷 사용은 단순히 좋다 혹은 나쁘다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그리고 어느정도 사용하는지에 따라 보약이 될 수도, 독약이 될 수 있는 노년기의 인터넷 사용. 아무리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인지기능에 도움이 된다고 해도 지나친 사용은 주의해야하지 않을까? mind

[감수: 중앙대 심리학과 김기연 교수]

    <참고문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화진흥원. (2022). 2022 인터넷이용실태조사.
  • 김자영. (2022). 노인의 스마트기기 활용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2(5), 424-434.
  • 엄사랑, 신혜리, 김영선. (2021). 중고령자의 인터넷 이용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성향점수매칭과 이중차이 결합모형을 이용한 분석. 보건사회연구, 41(4), 72-87.
  • 윤인애, 마신연, 신윤아. (2023). 수면부족 원인과 결과에 대한 고찰: 청소년, 대학생, 노인. 한국웰니스학회지, 18(1), 89-96.
  • 신재공. (2020). 낮잠의 수면 의학적 개관. 수면정신생리, 27(2), 41-50.
  • Cho, G., Betensky, R. A., & Chang, V. W. (2023). Internet usage and the prospective risk of dementia: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71(8), 2419–2429.
  • Fu, Y., & Chen, M. (2023). Association between internet use and depressive symptoms among older adults: mediating role of daytime napping and moderating role of productive engagement. Aging & Mental Health, 27(11), 2248-2256.
  • Heo, J., Chun, S., Lee, S., Lee, K. H., & Kim, J. (2015). Internet use and well-being in older adults.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18(5), 268-272.
한가은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노년심리 전공 석사과정 학생입니다. 김기연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주요 관심분야는 노년기 주거 및 생활환경과 활동적 노화(Active aging), 연령차별(Ageism)입니다. 모든 사람이 즐겁고 건강한 제 2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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