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학습법: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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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학습법: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 2019.09.18 11:13
메타인지 심리학의 대가인 리사 손 교수의 책 《메타인지 학습법》을 소개합니다.
메타인지 학습법: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리사 손 지음. 21세기북스. 15,000원.
메타인지 학습법: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리사 손 지음. 21세기북스. 15,000원.

지난 여름, 한 학회의 이사회에서 만난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칼리지 심리학과 교수이자 메타인지심리학의 대가 리사 손 교수의 첫인상은 무척 강렬했다. (가보지도 않은)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인간으로 구현하면 저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의 에너지와 쾌활함.

리사 손 교수는 1년 여 간 고려대학교에서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인간의 학습과 기억, 메타인지, 특히 학습방법과 장기기억 보유의 최적화에 대한 본인의 연구를 무기로 한국의 학계 내외를 종횡무진하였고, 한국을 떠나기 몇 달 전 『메타인지 학습법: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를 펴내고는 홀연히 미국으로 돌아갔다.

떠나기 며칠 전 인터뷰를 제안드렸고 이에 특유의 유쾌함으로 "재미있겠다!"고 소리치며 응한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에 방문교수로 있으면서 이 책을 쓴 것으로 안다. 교육과 연구로 상당히 바쁜 것으로 아는데, 이런 책을 대체 언제, 왜 썼는가?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칼리지 심리학과 Lisa Kim Son 교수

한국에서 1년 동안 강의와 연구로 정말 바쁘게 보내기도 했고, 또 아이 둘을 한국에 있는 학교에 보내게 되면서 더 정신이 없었어요. 그 와중에 아이들 덕분에 학부모들과 만나서 대화할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한국의 학부모들과 직접 대화해 보니 아이들 공부 때문에 고민이 많더라구요. 아이들이 공부를 곧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 스스로도, 그리고 부모들도 끝없이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다 이렇게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한국에서 공부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어요.

사실 책을 쓰기 전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제가 미국에서 살기 때문에 한국 아이들의 학습방법에 대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거든요. 한국 교육에서 좋은 점도 분명히 있고, 또 한국의 학부모들은 저보다 한국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들을 더 잘 아실 테니까요. 실제로 한국 아이들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학원도 바쁘게 다녀요. 그리고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고요.

하지만 저는 한국 아이들과 부모들이 학업에 있어서 기술적인 면, 그러니까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고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감”을 어떻게 키우는지에 대한 노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부분은 제가 확실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고요.

제가 하는 연구는 '메타인지'라고 하는데, 풀어서 설명하면 '자기 자신의 상태에 대한 알아차림'이에요. 메타인지를 알면 아이들도 부모들도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 노력하게 돼요. 그러면 ‘현재의 나’와 ‘내가 바라는 나’와의 간극이나 거리를 파악할 수 있게 되니까, 그런 차이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가 더 쉬워져요. 그렇게 한국에 안식년으로 있는 1년 동안 부지런히 책을 만들어 한국의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메타인지를 직접 알려드리려 노력하게 된 거죠.

덧붙이자면, 사실 제가 만난 한국 사람들이 완전히 메타인지를 모르는 게 아니였더라고요. 하지만 부모님들의 경우 메타인지에 대한 착각들은 조금 있었던 것 같았어요. 예를 들어 메타인지를 잘 알면 아이의 학교 성적들이 무조건 올라갈 거라 생각하셨던 것 같았어요. 꼭 그건 아니거든요. 이런 착각들 때문에 더더욱 메타인지를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어요.  

이 책은 부모의 세 가지 큰 착각에서 시작한다. 특히 이 부분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예비 독자들이 책 구매를 서두를 것 같다(...). 소개를 부탁드린다.

네. 간단하게 말하자면 3가지 착각들을 책 속에서 설명했어요
(1) 빠른 학습이 좋다고 생각한다. 
(2) 쉬운 학습이 좋다고 생각한다. 
(3) 실패 없는 학습이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자기 아이가 틀리는 것 없이 '빨리' '쉽게' 배울 수 있다면,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아주 '똑똑하다' 또는 '공부를 잘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거든요. 사실 심리학 연구들에 따르면 이런 '실수 없는 공부'방법을 선택하면 나중에 더 빨리 잊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인데, 이렇게 '천재'과에 속해서 막힘없이 공부를 하다 보면 이후에 조금이라도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어요.

책을 쓰면서 이런 경우를 정말 많이 봤어요. 초등학교 때 아이들은 항상 너무 잘 배우고 대부분의 숙제도 큰 무리 없이 잘 해요. 솔직히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초등학생 아이들이 빨리, 쉽게 배우는 걸 보고 '우리 아이 정말 똑똑하구나' 아니면 '우리 애 천재 아닌가?' 같은 생각을 하지요. 근데 아이가 중학교를 가게 되면 '우리 아이가 원래 얼마나 잘 하는 아이인데 왜 갑자기 학원을 안 간다는 거지?' '시험 성적은 왜 점점 떨어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아이의 학업 수준이 갑자기 변하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부모들이 이 점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지금까지 학습을 하면서 실패한 적이 없으면 공부가 어려워졌을 때 이전처럼 쭉쭉 해 나가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는 사실을요. 원래 학습은 느리고 어렵게 이루어지고, 계속해서 우리는 실수를 해 나가며 여러 가지를 배워나가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겪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요.

주양육자로서 두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이 사례로 들어가 있어 그 부분도 무척 재미있었다. 특히 아이(기욱 군)가 유치원에서 친구와 다툰 이후의 대처가 인상적이다. 나 같았으면 내 아이를 잡아다가... (웃음)

아이들 키우는 게 어디든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우리 세린이 기욱이가 빨리 쉽게 실수 없이 뭐든지 다 할 수 있으면 좋죠. 엄마인 저도 때로는 이런 좋지 않은 착각들에 빠져요. 그래서 항상 이렇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해요. '우리 아이들의 학교 성적들보다 자신감, 자기의 믿음이 더 중요하다.' 

책에서 세린이 기욱이 이야기를 많이 했던 이유가 '아이의 스스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거든요. 예를 들어 아이가 시험을 잘 못 봤으면 '왜 시험을 못 봤을까?' 아니면 '앞으로 어떤 공부방법을 할까?'라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다른 아이들보다 우리 아이가 공부를 못하나?' 또는 '선생님이 우리 아이가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하게 되죠. 부모가 이런 생각들에 사로잡히면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점점 약해질 거에요.

행동도 마찬가지에요. 기욱이가 누구를 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욱이가 진짜 그랬는지, 그랬다면 왜 그랬는지 묻기도 전에 다른 아이들에게 나쁜 아이로 보여질 것 같아 일단 혼내 버리면, 아이가 자기 자신의 행동에 대한 믿음이 약해질까 봐 걱정이 됐어요. 이런 걱정들 때문에 제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책에 담았어요. 아이를 혼낼 땐 아이가 진짜 잘못해서 혼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창피해서 혼내고 있는 것인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는 심리학과를 가기 위해, 심리학 전공 대학원을 가기 위해, 그리고 특정 학과들은 이후에도 전문가 수련을 받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십여 년에 걸쳐 공부하고 관련 시험을 봐야 한다. 십여 년을 심리학도이자 수험생으로 살아가는데, 혹시 메타인지로 시험공부를 조금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모든 분야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의 오랜 시간을 공부하면서 견디는 것이 필요한데 그때 메타인지를 사용하면 더 견디기 쉬울 수는 있어요. 다시 말하면 학습과정에서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이 인지하게 되면 오랜 시간 동안 공부하는 것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된다고 믿어요.

또 위에서 언급했던 세 가지 착각에 대해서 주의해야 해요. 빨리, 쉽게, 실수 없이 배울 수 있는 건 단기적으로는 기분을 좋게 해줄 수 있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못해요. 특히 어떤 것을 진행하기가 좀 어렵게 느끼면 그때 학습이 더 안 되거나 완전히 멈출 수도 있어요.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이 생길 수도 있고요. 결론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메타인지는 학습을 더 빠르고 쉽게 진행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해도 '원래 이렇게 배우는 거야', 그리고 '어려워도, 실수해도, 나는 꼭 해낼 수 있어!'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준다고 볼 수 있어요.

이 기사들을 보고 있는 독자들 중에서 가면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를 포함해 내 주위에도 한 트럭인데(...). 특히 박사를 마쳤거나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여전히 자신감 부족을 호소하며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메타인지 학습법에 따라 간단한 팁을 주자면? 

가면증후군이야말로 바로 인지와 메타인지의 차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죠. 가면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특히 박사과정을 마쳤거나 공부를 오래 한 '성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빠르고 쉽게 실수 없이 공부했다고 보여지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학습 과정이 힘들고 오래 걸리고 크고 작은 실수도 많이 하면서 어렵게 현재의 위치에 도달한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런 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결과 자체만 보고 성공한 사람들을 가리켜 타고난 '천재'라고 말하지요. 이때 몇몇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과정이 아닌 결과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걱정하는데 이것이 가면증후군이지요.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게 이룩한 과정을 메타인지를 통해 점검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하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가면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어려운 길을 통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일단은 열심히 메타인지를 올려보도록 하겠다(웃음). 그런데, 거북이를 응원하는 책이지만 작가 본인의 성취를 비추어보면 작가는 거북이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질문도 가면증후군과 관련되어 있는 질문인 것 같아요. 왜 제가 거북이가 아닐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이룩한 결과들만 보고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저는 확실하게 거북이입니다. 저는 느리게, 오랫동안, 실수도 많이 하면서 공부해 왔어요. 그리고 저는 모든 사람들이 거북이라고 믿어요. 자신이 거북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토끼처럼 빨리 하려고 하면 그것은 자신의 메타인지를 죽이는 것이고, 그때 자신감의 문제들이 생긴다고 봐요.   

아, 그렇게는 생각 안 해 봤다. 죄송하다(...). 그나저나 그간 한국의 몇몇 대학 심리학과에 머물면서 많은 학생들과 교류한 것으로 안다. 지금은 뉴욕으로 다시 돌아갔지만, 혹시 한국 학생들에게 전할 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미국에 왔지만 전 이상하게도 마음이 항상 한국 학생들한테 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 학생들이 메타인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으면 해요. 학생들은 너무 열심히 공부하지만 빠르게, 쉽게, 실수 없이 공부하는 걸 원하는 것 같고(부모들도 그걸 원한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못했을 때 자신감도 떨어지고, 안 그래도 어려운 공부가 너무 재미없어져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 학생들이 메타인지 능력이 왜 중요한지 부디 알았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메타인지가 있는 이유는 하나예요. 답을 모를 때, 문제가 생길 때, 아무도 못 도와줄 때,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잘 안 보일 때, 이런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하게 만드는 힘이 되어주는 거죠.

서문에는 『작은 아씨들』의 한 구절을 인용하였다. "엄마가 되기 위한 나의 노력에 대해 내가 받을 수 있었던 가장 달콤한 보상은 내 아이들의 사랑, 존경, 그리고 자신감이었습니다. 내 아이들도 나처럼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은 아씨들』의 캐릭터 중에서 가장 마음이 끌렸던 캐릭터는 누구였나?

원래 Jo가 제일 용기있는 캐릭터라 생각했었는데, 제가 엄마가 되고 나서는 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작은 아씨들의 어머니야말로 가장 멋진, 대단한 사람이었던 거죠.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렇게 너무나도 서로 다른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그 자체로 온전히 믿는 엄마를 처음 봤어요. 저는 이게 엄청난 용기라고 생각해요. 이런 용기를 가지는게 정말 힘들거든요. 책을 쓰면서 작은 아씨들의 어머니를 자주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실수해도 어려워해도 항상 믿어 주고 기다려 주는 작은 아씨들의 어머니가, 저한테는 훌륭한 메타인지 학습법의 선생님이 된 거예요.

사실 아이들을 키울 때 처음부터 다짐한 것이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실수를 해도, 저는 모르지만 아이들은 각자가 알고 있을, 그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 메타인지를 믿자고요. 제가 아이들에게 그런 믿음을 가지면 우리 아이들도 자기 자신을 믿게 되리라고 항상 기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이 책이 어떤 의미였으면 좋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제 책을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제 책이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도록 만들기 위해 쓴 책은 아니었어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메타인지'의 존재를 알려주고 이 메타인지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한 것이었지요. 자기 자신을 다시 바라보면서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내용을 담은 책이에요.

메타인지 훈련을 통해서 착각들을 버릴 수 있다면, 인생에서 너무 중요한 것을 얻는다고 확신해요.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에요. 제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감을 얻기를 바랍니다[인터뷰: 허지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mind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임상심리 Ph.D.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임상심리전문가. 한국임상심리학회 특임이사,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홍보이사, 대한뇌기능매핑학회 대의원 및 학술위원, 한국인지과학회 총무이사. 정신병리 및 심리치료의 효과를 임상과학 및 뇌신경학적 수준에서 규명하고자 연구를 지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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