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걱정이라면 빈혈부터 관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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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걱정이라면 빈혈부터 관리하세요!
  • 2019.12.06 11:00
노인분들에게 어지러움을 동반한 빈혈은 흔하게 경험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암이나 심혈관계질환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때문에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몇몇 연구들에 의하면 노년기 빈혈,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어지럽다 어지러워…’ 하면서 누워 계시는 어르신들. 주변에서 한번쯤은 보신 적 있으시죠? 그럴때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어지러우니까 쉬세요’, ‘어지러우니까 누워 계세요’라며 가볍게 넘기지는 않았나요? 하지만 아래의 연구를 보시면 노년기 빈혈, 더 이상 가볍게 넘길 만한 일이 아닙니다. 노년기 빈혈은 뇌건강의 적신호이자 낙상위험을 포함한 여러 질병과 사망률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빈혈은 노년기에 경험하는 흔한 질병 중 하나로, 어지러움을 유발하여 제대로 거동조차 하지 못하게 합니다. 빈혈의 주원인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수가 부족하거나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병하지만 영양실조, 출혈장애, 암 등 여러가지 이유로도 발병될 수 있습니다.

빈혈은 전 세계적으로 16억명이 경험하고 있는 주요 건강 문제이며 국내에서는 60-69세 남녀 빈혈 유병률은 각 6.0%, 8.6%, 70세 이상 남녀 빈혈 유병률은 각 13.7%와 16.6%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당수의 노인이 빈혈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이나 심장질환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 때문에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가벼운 대처에 많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노년기 빈혈과 치매와의 관계성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80세 치매환자인 Carol Corby이 그린 작품이다. 그림은 치매예방과 지연에 도움된다고 한다. (c)AARP.
80세 치매환자인 Carol Corby이 그린 작품이다. 그림은 치매예방과 지연에 도움된다고 한다. (c)AARP.

2013년 Neurology에 실린 Hong과 동료들의 연구에 의하면 노년기 빈혈이 향후 치매 발병률과 높은 상관이 있는 것을 나타났습니다. 연구자들은 1997년부터 미국 테네시주(Tennessee)의 멤피스(Memphis)와 펜실베니아주(Pennsylvania)의 피츠버그(Pittsburgh)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데이터를 수집한 Health ABC Study 자료를 활용하였습니다. 그들은 백인과 흑인 노인 3,075명 중 치매가 없고, 빈혈 측정치를 포함하며,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노인을 제외한 2,552명을 대상으로 11년에 걸쳐 기억력과 사고력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연령, 인종, 성별, 교육수준, 우울수준 등을 통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빈혈을 경험한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치매 발병위험이 약 41%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동일 연구자들이 실시한 2개의 선행 코호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합니다. 한 연구는 빈혈을 경험한 1,139명의 노인들이 3년 후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 위험도가 약 2배 증가했다는 것을 보고하고, 다른 연구에서는 빈혈을 경험한 881명의 노인들이 3.3년이 지난 후에 치매 발생 위험도가 60% 증가한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이들의 연구결과는 빈혈과 치매 발병이 높은 상관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치매 진단을 위해 매우 간단한 도구(Modified Mini-Mental State; 3MS)를 사용했고 빈혈의 종류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ong과 동료들은 다수의 연구들에서 빈혈이 치매 발생에 중요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가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매우 구체적 연구가 또 다시 발표되었습니다. 679명의 65세 이상 노인을 표본으로 하는 Manitoba Study에서, 5년간 연구참여자를 추적조사한 결과 빈혈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모든 종류의 치매 발병률이 2.97배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4.22배, 혈관성 치매는 1.52배 높아졌습니다. 참여자의 연령, 성별, 교육수준, 우울, 고혈압,  심근 경색, 기타 심장 질환, 뇌졸중 및 당뇨병의 영향을 모두 배제한 결과였기에 이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빈혈은 더 이상 단순히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가벼운 질병이 아닌 노년기 치매와 관련된 하나의 요인으로 보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은 빈혈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면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연구자들은 균형 잡힌 식사, 특히 시금치와 해조류 같은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과 더불어 비타민과 철분제와 같은 영양제의 섭취 또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만약 이 기사를 보신 여러분 주변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계시다면 ‘혹시 빈혈은 아니실까?’ 하며 한번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요? 노년기 빈혈, 치매 위험을 알리는 우리 몸의 적신호입니다. mind

[감수: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김기연]

    <참고 문헌>

  • World Health Organization. (2008). Worldwide prevalence of anaemia report 1993-2005. Retrieved from: https://apps.who.int/iris/bitstream/handle/10665/43894/9789241596657_eng.pdf
  • Hong, C. H., Falvey, C., Harris, T. B., Simonsick, E. M., Satterfield, S., Ferrucci, L., Metti, A. L., Patel, K. V., & Yaffe, K. (2013). Anemia and risk of dementia in older adults. 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81(6), 528-533. Doi: https://doi.org/10.1212/WNL.0b013e31829e701d
  • 통계청. (2019). e-나라지표. Retrieved from: http://www.index.go.kr/search/search.jsp
  • Morton, R. E., St. John, P. D., & Tyas, S. L. (2019). Migraine and the risk of all‐cause dementia, Alzheimer's disease, and vascular dementia: A prospective cohort study in community‐dwelling older adults. 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34(11), 1667-1676.
장의미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안녕하세요.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장의미 입니다. 노년기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의 관계에 대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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