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상담도 찾아가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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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상담도 찾아가는 시대
  • 2020.01.21 10:00
심리상담이란 일반적으로 내담자가 상담실을 방문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러나 최근 수년 간 상담실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왔다. '찾아가는 상담'이란 대상자 중심, 고객 중심으로 그가 있는 곳을 찾아가 그곳에 머물며 진행하는 상담 방법이다.

사람은 한 개인으로는 호랑이, 표범, 사자보다 무력하고 연약하다. 자기의 약점을 보이기도 하며, 타인에게 의지하다가도 또 협력하기도 한다. 즉 사람은 개인으로서 존재하면서도 끊임없이 타인과 협력 및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야 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힘겹고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 관계에서 갈등, 화해, 격려, 지지, 칭찬, 비난, 분노, 좌절 등 다양한 정서를 학습하고 적용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한다. 그래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Edvard Munch , 1863–1944.  Melancholy, 1906–07, tempera on canvas, 90 cm×160 cm .
정서적 어려움을 겪었던 에드바르드 뭉크의 멜랑꼬리한 작품이다. Edvard Munch , 1863–1944. Melancholy, 1906–07, tempera on canvas, 90 × 160 cm .

상담이 필요한 곳

사람은 생활하면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개인은 심리·정서적으로 복잡하고 미묘한 느낌으로 생활하며, 보이지 않는 정서적 파장을 겪는다. 그 정서적 파장으로 인하여 누구나 심리적으로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등 기본적인 감정을 타인과 교류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정서에 의해서 개인이 호소하는 심리적 갈등과 고민, 타인 관계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대인관계 어려움이, 일상생활 가운데 언어와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관심을 보이는 것 중에 긍정적인 관계나 영향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정서 갈등, 대인 관계의 어려움, 일상생활의 부적응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심리·정서 상황이 심리상담의 영역이다.

상담이란, 개인 각자가 느끼는 심리·정서·환경적 갈등이나 고민, 대인관계에서의 심리·정서·환경적 문제로 인한 갈등, 대인 관계 어려움, 일상생활에서의 부적응 등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에 대해, 건강하고 적응적이며 행복한 삶을 위하여 대상자내담자와 상담자가 협력하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상담이라고 하면 상담자가 상담실에서 기다리고 있고 고객Client : 내담자, 상담자이 상담실에 내방하는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상담 장면에서 고객은 상담을 원하는 사람을 내담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상담자는 고객을 상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하나의 직업이다.

찾아가는 상담이란?

상담자의 관점에서는 고객이 상담실을 방문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실제로는 상담실로 방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 그래서 2005년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상담실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에 가정, 학교, 사회복지관, 동사무소, 부모의 직장으로 찾아가는 상담전문가Youth Companion: 청소년동반자가 활동이 시작되었다. 찾아가는 상담자를 청소년동반자로 부르고 고객의 입장에서 가정, 학교,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관, 부모의 직장, 시설 등 찾아가서 상담에서 심리·정서적 지원 및 연계 활동을 하였다. 공식적으로 청소년동반자라는 찾아가는 상담이 진행되면서 대상자와 부모, 지역사회로부터 새롭고 효과적인 접근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고, 2005년에는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으나, 2019년에는 1,300명 이상의 청소년동반자가 활동하고 있다. 찾아가는 상담에 대한 많은 호응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국가기관과 민간위탁기관에서 찾아가는 상담이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상담이란 무엇일까? 단어의 문자적인 의미로는 심리상담을 실행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상담자가 대상자를 심리적·물리적 공간으로 찾아가서 상담’하므로, 찾아가는 상담은 단순히 찾아오는 상담의 반대개념이다. 하지만, 찾아가는 상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는 심리적·물리적 공간으로 찾아간다는 문자적인 의미 외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곳으로 찾아 가기

첫째, 상담자가 대상자의 생활공간으로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찾아가는 상담이 가지는 문자적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상담은 대상자가 상담실로 찾아오는 것으로 출발한다. 그러나 상담센터에 내방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대상자를 상담해야 할 때가 있다. 상담센터에 내방하지 못하는 대상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인터넷을 과도하게 몰입하는 경우, 나이가 너무 어려 상담센터를 혼자 내방하기 어려운 경우, 상담 동기가 낮아 상담에 매우 소극적인 경우, 심리상담이라는 이유로 학업이나 업무수행을 회피(현실 도피)하는 경우, 상담센터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경비가 없는 경우, 우울 증상이 심하거나 대인관계가 어려운 경우 등도 있다. 이때 상담자가 대상자가 거주하는 심리적·물리적 공간에 찾아가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상담 현장은 가정, 학교, 시설, 행정복지센터, 거리 등 다양한 장소가 상담실이다. 상담자가 대상자를 상담하기 위해 어느 곳이든 찾아간다는 것은 기존의 내방 상담의 틀에서 벗어나는 상담방식이다.

그 공간에 머물기

둘째, 찾아가는 상담은 상담자가 대상자의 심리적·물리적 공간으로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대상자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내적 상황에 찾아가서 머무르며 대상자와 함께 하는 것이다. 즉 상담자가 대상자의 심리적·물리적 공간에 찾아가는 것을 전제로 심리적·물리적 공간에 머무른다는 의미가 있다. 찾아가는 상담이 진행되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나 대상자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상담자가 대상자의 심리적·물리적 공간으로 찾아가 상담이 진행되면서 변화의 욕구가 형성되지 않으며, 또 심리·사회의 다양한 관계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며, 대상자의 욕구를 타인이 모두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생활 환경 살피기

셋째, 대상자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상자 생활 및 주변 환경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상담자는 대상자의 내적인 요소와 함께 대상자를 둘러싼 주변 여건도 주의 깊게 관찰하여 필요한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대상자 개인의 변화를 위해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하여 적절한 개입을 해야 한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넷째, 찾아가는 상담은 상담자가 대상자의 필요에 맞는 고객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담이라는 전문직도 고객 중심의 자세가 있어야 하는 영역이다. 심리상담자는 자기가 가진 특수한 기법을 간판처럼 걸어 놓고 이에 걸맞은 대상자를 수동적인 태도에서 고객을 위해 자신의 고유 기법과 특성을 지키면서 고객의 욕구와 사회적 필요성을 제공하는 능동적인 전문가로서의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의 심리상담이 발전하고 있다. 주어진 여건이나 환경에서 머무르기보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욕구에 부합하는 활동도 필요하다.

환경적 조건에도 개입하기

다섯째, 찾아가는 상담은 상담자의 준비와 함께 대상자를 존중하고 이웃과 함께하겠다는 배려가 포함된 것이다.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자도 방문하면서 대상자의 심리적·물리적·환경적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준비와 대비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어려움을 가지고 상담에 임한다. 심리상담이라는 고유한 기법과 특성들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상담 현장에서 심리상담자는 개인 대상자만을 상대하지는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부모, 양육자, 지역사회의 단체, 학교,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기업체, 나아가 국가로부터 상담 서비스 제공에 대한 제안을 받기도 한다. 이때 상담자는 대상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하게 되었다.

위의 다섯 가지 의미를 종합하면, 찾아가는 상담은 ‘대상자의 심리적·물리적·환경적 공간에 찾아가서 대상자의 심리적·물리적 공간에 머무르며, 환경적인 변화까지도 시도하는 것’이라도 정의 할 수 있다. 즉 찾아가는 상담은 대상자 중심, 고객 중심이며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상담하는 방법이다.

다양한 이들을 위한 다양한 심리상담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편안하며 서로의 의견을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교환하여야 할 공간이며, 공동의 생활공간이다. 그런데 현대가정은 이상적인 생활공간을 넘어선 심리·정서·환경적으로 위기라 할 수 있는 상황에 있는 가정과 함께 많은 개인이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심리·정서·환경적 어려움에 대하여 극복하기 위한 타협, 양보, 조정 등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래서 개인과 가족은 일탈을 넘어 법적인 제한으로 활동이 자유스럽지 못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다양한 요인으로 말미암아 외부활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IT산업, 미디어와 다양한 정보통신의 발달과 스마트 폰의 보급으로 인하여 인터넷 스마트 폰 과다의존 등 타인과 대화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방에서 주로 생활하는 이들이 있다.

청소년이 심리상담을 원하거나 타인에 의해서 상담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양육자가 심리상담이라는 과정을 위해 함께 참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청소년, 주 양육자가 양육하는 상태이지만 이주민 가정의 청소년, 주 양육자가 조부모인 조손가정의 청소년, 주 양육자가 한부모 가정으로 청소년이 상담 기관에 방문하여 상담 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상황이 존재한다. 또 농협, 산업, 정보화 혁명을 넘어 산업의 융화(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르면서 심리·정서·환경은 능력과 적응하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능력과 함께 유능한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이다. 그러나 적응하지 못하거나 다르게 생활하는 사람에 대하여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찾아가는 상담이 많은 분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찾아가는 상담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도 있다.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하는 활동가로 적극적인 수용과 변화가 필요하다. 즉 찾아가는 상담이 고객을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상담 활동이 되었으면 한다. mind

  <참고문헌>

  • 노성덕(2008). 찾아가는 상담. 학지사.
  • 오상빈(2019). 은둔형 외톨이 가정방문 상담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 목포대.
오상빈 광주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호남신학대학교 기독상담학 석사, 목포대학교에서 은둔형 외톨이가정방문 상담프로그램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광주광역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가정, 학교, 기관으로 찾아가서 상담하는 일을 하였으며, 현재는 광주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외부로 나가지 않는 분들을 대상으로 상담하는 현장 활동가이며 앞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부분을 이론이나 현실에서 적용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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