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살이 찌지 않았어요, 표정이 슬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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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살이 찌지 않았어요, 표정이 슬플 뿐
  • 2019.07.29 12:30
사람의 얼굴 표정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 심지어 상대의 체중을 판단하는대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표정은 우리의 판단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를 테면 긍정적인 정서 표현을 하는 사람의 나이를 더 어리다고 생각하거나, 외모가 더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다수의 심리학자들이 자신의 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다면 미소를 지을 것을 추천한다. 심지어, 표정은 ‘체중을 판단할 때에도 영향을 미친다.

Schneider을 비롯한 연구진은 다양한 각도에서 사람의 얼굴만을 보고 체중을 판단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Schneider, et. al., 2012. 실제로 위, 아래 각도의 얼굴을 바라볼 때는 체중의 판단이 과소평가 되거나 과대평가 되었다. 그러나 정면 얼굴을 통해서는 아주 신속하고 비교적 정확하게 이루어졌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과소평가 및 과대평가 현상을 '높이-무게 착시height-weight illusion'라 명명하였다.

이후 Weston과 그 동료들은 얼굴과 체중 판단 사이의 관계에 표정을 추가했다Weston, et. al., 2012. 연구자들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슬픈 표정과 중립 표정의 남/녀 얼굴을 다양한 체중으로 변형시켜 제시하였고, 44명의 참가자들은 각 얼굴의 체중을 각기 판단하였다.

참가자들은 화면 중앙에 0.1초 동안 제시되는 얼굴을 보고 정상범위 체중인지, ‘비만범위의 체중인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키보드로 응답하도록 지시받았다. 그 결과 20% ~ 80% 수준의 체중으로 조작된 남성 얼굴이 슬픈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중립 표정의 남성보다) 과체중으로 판단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얼굴을 보고 체중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내기 어려울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들은 제시된 얼굴의 체중이 50%에 가까울수록, 중립 표정에 비해 슬픈 표정의 얼굴을 과체중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증가하였다. 이는 우리가 슬픈 표정의 얼굴을 볼 때, 과체중을 판단하는 기준이 낮아지고, 이러한 변화가 체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슬픈 표정이 체중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비만과 우울증은 함께 동반될 소지가 높고, 과체중이라는 건강의 한 측면은 부정적인 사회 평가 및 심리기능과 연합되어 있다. 이러한 유관성에 기초하여, 연구자들은 본 실험의 결과가 과체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정적인 신념, 고정관념 등이 체중판단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은 남성의 얼굴 자극에게서만 확인되었으며 여성의 경우 0%부터 100% 까지 어느 체중범주의 얼굴에서도 슬픈 표정과 중립 표정 간 체중 판단의 차이가 없었다. , 남성의 슬픈 얼굴만 참가자의 판단을 과체중 쪽으로 이끌 수 있었다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남녀 간 표정에 대한 사회적 기대 차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당신이 남성이고, 최근에 살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정말 체중이 늘었기 때문일까 혹은 당신이 지금 슬픈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일까상대방은 아주 일시적인 당신의 표정에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울 속 당신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감수: 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 mind

   <참고문헌>

  • Schneider, T. M., Hecht, H., & Carbon, C. C. (2012). Judging body weight from faces: The heightweight illusion. Perception, 41(1), 121-124.
  • Weston, T. D., Hass, N. C., & Lim, S. L. (2015). The effect of sad facial expressions on weight judgment. Frontiers in psychology, 6, 417.
이수진 한림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한림대 대학원 심리학과 박사 과정 재학중. 매력, 시청각연합과제, 시지각학습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질의 연구화를 모토로 삼고 있는 한림대 지각심리연구실 구석에서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와 이야기를 지각심리학 영역으로 끌고 들어올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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