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어른이 된 세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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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어른이 된 세남자의 이야기
  • 2021.03.10 12:00
‘아동기의 반응성 애착 장애’는 자폐증세와 유사하며 주로 생애 초기 5세 이전에 시작되는데 이는 아동의 신체적, 감정적 욕구의 지속적인 방치, 양육자의 빈번한 교체, 부모의 양육 태만과 부적절한 양육, 학대 등 병적인 보살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천적원인은 없으며 후천적 양육환경에 의해 문제가 생긴다.

얼마 전 나는 3명의 남자 청소년을 만났다. 9살인 유동이가명는 초등학교 2학년이고, 성후가명는 고등학교 3학년, 그리고 준이가명20살이다. 1년 전 12월에 만나서 올해 2월 초 까지 상담을 한 유동이는 학년이 바뀌는 이동 시기 인지라 완결하지 못하고 상담이 종결되었다.

다르지만 같은 세 아이

한 달 후 성후가 어머니와 함께 상담을 하러 왔고, 그 뒤에 준이가 어머니와 함께 가족치료를 받고 싶다며 내방 하였다. 두 아이의 성장배경과 갈등 문제를 들으니, 유동이 생각이 났다. 마치 유동이의 미래가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놀라웠다. 세 아이의 성장 배경이, 정도의 차이와 환경은 다르지만 세 아이 모두 부모의 성장 과정이 비슷하며 특히 어머니가 가정폭력과 갈등이 심한 부모 밑에서 성장하였고 산후 우울증과 부부 갈등을 겪었다. 이 세 아이들이 보여주는 증상을 관련 서적에서 찾아보니 아동기 반응성 애착 장애라고 하며 마치 이들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삶이 연결되는 것 같아 내 마음이 매우 착잡하였다.

초등 2학년이던 유동이는 같은 반에 다니는 아이에게 6개월 동안 괴롭힘을 당했는데 부모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또 다른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자 즉각 엄마와 담임선생님에게 말하는 과정에서 유동이가 거의 6개월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초등 2학년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선생님들이 놀라는 가운데 유동이는 담임 선생님과 상담 선생님의 개입을 거부하고 말을 하지 않아서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하게 되어 나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유동이는 첫 만남에서 상담하기 싫어요.” “집에 가서 게임 할래요하였다. 의자에 앉는 것도 싫고 그림그리기도 싫다고 하였다. 그런 유동이에게 상담자가 미안해, 내가 게임을 못 하는데 대신 다른 것을 하며 놀면 어떨까?“ 하고 장난감을 고르게 했더니, 움직이는 모래인 키네틱샌드를 가져와 모래놀이를 하겠다고 했다. 모래로 성을 쌓고 커다란 모래 공을 만들어 성을 공격하며 로버트 장난감으로 성을 부수는 놀이를 하는 동안 상담자인 내가 유동이의 공격행동에 맞장구치며 다 죽었어, 너희들 가만 안 둬, 나쁜 X! 하고 유동이의 속마음 역할을 하니 유동이는 깔깔거리며 즐거워했다. 그렇게 한 시간을 실컷 놀고 나서 상담자가 정리할 때가 되었다고 하자 곧바로 장난감을 정리하고 자리에 앉았다. 매우 예의 바르고 침착한 모습이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상담자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선생님은 아이들과 놀지 않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다른 것 같습니다.” 하길래 칭찬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며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 하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네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엄마에게 말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더니, “그런 말은 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일이 많습니다.” “어머니가 속상하시면 아프십니다.” “저는 어머니가 아픈 게 싫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유동이의 말투는 마치 용감한 국군장병의 모습 같았다. 이어진 상담을 통해 알게 된 유동이의 현실은 방치와 외로움 가운데 부모의 과보호와 교육열로 학원을 전전하느라 지쳐있었다. 하루 종일 집에서 밤늦게 게임만 하는 유동이는 저는 늘 혼자 놉니다.” “엄마 아빠는 바쁘고 한 번도 나와 놀아주지 않습니다.” “6살 때 딱 한 번 서울랜드 갔습니다.” 난 이제 괜찮습니다.“ ”휴대폰만 있으면 됩니다.“ ”저는 발표하는게 싫습니다.“ “교실에서 저는 쓸모없는 휴지처럼 구석에 찌그러져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과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 앞에서 발표하는게 죽을 만큼 싫습니다.” “아이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너무 무섭고, 특히 여자아이들은 증오합니다.“ 라고 표현하였다.

Paul Gauguin, Interieur avec Aline Gauguin, 1881, Museums Sheffield, UK.
Paul Gauguin, Interieur avec Aline Gauguin, 1881, Museums Sheffield, UK.

놀아주는 상담사

유동이가 좋아하는 키네틱 모래와 장난감 도구들을 활용하여 매 상담시간 마다 역할놀이를 하였는데 내가 하는 역할놀이는 함께 신나게 놀아주며 아동의 마음속 이야기를 상담자가 역할을 맡아 하는 과정으로 매시간 유동이가 독창적으로 생각해내는 놀이를 함께 진행 하였다. 전부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성 쌓기와 폭파하기, 여러 가지 동물을 모래 속에 묻고 꼬리만 내어놓는 연가시 만들기, 굴을 만들고 파괴하기, 가면 만들기, 밀림과 바위산 만들어 놀기를 조금씩 다르게 진행하였던 것 같다. 놀이는 유동이의 가슴속에 쌓여 있는 적개심과 수치심, 외로움, 공포심을 조금씩 해소하였고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단계까지 진행하였는데 상담을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2월 초 마지막 상담에서 유동이의 공격적인 놀이들은 자연의 초원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으로 꾸며졌고 그림 속의 아이는 제대로 된 표정을 갖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날 인사차 데리러 온 엄마를 보자 유동이는 복도로 뛰어가 엄마를 향해 웃으며 나쁜 놈아하고 엄마를 공격하는 시늉을 했다. 사람들 앞에서 그런 행동을 보이니, 엄마가 당황하여 집에서는 가끔 그러는데 밖에선 처음이라며 웃으셨다.

한 달 후에 준이와 성후를 차례로 면담하고 상담목표 설정을 위한 사례개념화를 진행하면서 관찰해보니 세 사례들이 겹쳐지는 공통분모가 보이는 것이었다. 18살과 20살의 청소년 두 명은 유동이와 비슷한 아동기를 겪었고 모두 애어른 이며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다. 현재 한 명은 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혼자 방을 얻어 생활하고 있고, 또 한 아이는 부모와 대화를 단절하며 겉으로는 완벽한 예의를 지키는 이중적 태도와 강박신경증을 앓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고 말하며 우는 준이를 어머니는 낯설게 바라보며 아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머니가 가족 갈등과 본인의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 상담 요청을 하였다는 점과 온 가족이 협력하였다는 점이다.

아동기의 반응성 애착 장애

이 아이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아동기의 반응성 애착 장애는 자폐증세와 유사하며 주로 생애 초기 5세 이전에 시작되는데 이는 아동의 신체적, 감정적 욕구의 지속적인 방치, 양육자의 빈번한 교체, 부모의 양육 태만과 부적절한 양육, 학대 등 병적인 보살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원인은 없다고 하며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지지적 환경을 만들어 주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치료를 병행하면 정상 회복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자아와 타인의 관계 형성에 지나치게 억제하고 경계하며 양가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놀이치료, 부모교육, 작업치료, 통합치료, 언어치료와 대인관계 및 사회성 발달을 위한 개인상담 및 집단 심리치료를 실시한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면 그 후에 나타나는 행동 양상의 특성에 따라 피부 접촉, 적극적 놀이 유도, 적대행위가 나타날 때 적절한 행동 통제를 통해 사회적인 상호관계 및 정서적 유대관계를 최대한으로 확장하도록 한다. 또한 아동의 가정 내 갈등, 부모의 성격상 문제가 있으면 별도의 가족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도 제거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때 내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나는 세아이들의 증상을 보며 나는 용기를 내어 유동이 어머니와 통화를 했고 추수 상담을*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유동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나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던 성후와 준의 눈물이 헛되지 않게 세 아이 가족이 모두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아이들을 도울 기회를 주셨던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mind

* 추수follow-up 상담: 상 종결 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내담자의 행동변화의 지속상태를 점검하면서. 내담자가 잘하고 있는 점을 확인하기 위한 상담. 

   <참고문헌>

  • 박선환 외(2008). [정신건강론] 양서원
  • 조은숙(2003). 현대인의 정신건강(2) 법문사
  • 김혜련, 신혜섭공저(2003). [정신건강론] 학지사.
  • 금명자 외(1997). [청소년 이상행동] 청소년 대화의 광장
  • Jim Gumaer(2001) 이재연서영숙이명조 공역 [아동상담과 치료] 양서원
진혜전 다온심리상담센터와 대구드라마치료연구소 대표 상담심리 전공
1990년 3월 부터 26년간 대구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청소년상담을 하였고 2017년부터는 대구에서 다온심리상담센터와 대구드라마치료연구소를 운영한다. 계명대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하였으며, 대구가톨릭대에서 사회복지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사이코드라마소시오드라마학회 수련감독전문가로 청소년상담, 부모교육, 인간관계 갈등해결과 정신장애 재활을 위해 사이코드라마와 소시오드라마, 통합예술치료 적용을 위해 관심을 갖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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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하 2021-03-16 19:26:01
감사합니다 상담 열심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