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성생활, 삶의 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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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성생활, 삶의 질을 높인다!
  • 2019.10.11 21:00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노년의 성생활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올해 발표된 7천명 대상의 연구는 노인의 성생활을 더 크고 떠들썩하게 말하라 제안합니다.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  오승근, 내 나이가 어때서

2002년 개봉한 박진표 감독의 영화 ‘죽어도 좋아’는 노인의 성과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각자의 배우자와 사별한 후 고독함과 외로움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갑니다.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많은 이들의 관심, 더 나아가 비난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영화 속 두 주인공은 일흔이 넘은 ‘노인’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 ‘죽어도 좋아’는 지금껏 감추어져 왔던 노년기 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노년기의 성에 대해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건전한 성생활은 노년기 삶에 있어 필수요소 중 하나임을 밝히며, 성생활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심리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경험적 연구들이 노년기 성생활의 가치에 대해 보고하고 있으며, 그중 노년기 성생활과 삶의 질 간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Lee Smith 와 동료들의 2019년 연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Smith와 동료들(2019)은 영국에서 수집된 ELSA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데이터를 활용하여, 50세에서 89세 사이의 약 7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Smith와 동료들은 참가자의 성적 활동 여부, 성과 관련된 문제 및 우려를 측정하였고, 삶의 질과 관련이 있는 연령, 배우자 상태, 사회경제적 지위, 흡연 여부, 알코올 섭취 여부, 만성질환, 우울 증상 등의 요인을 통제하였습니다.

그 결과, 성 행동을 보고하는 참가자의 삶의 질이 높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성 행동의 긍정적인 효과를 들여다보니, 성관계를 맺을 때 발생하는 상대와의 정서적 교감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스 브로피 Des Brophy. ‘Still In Love’ 캔버스에 오일.
데스 브로피 Des Brophy. ‘Still In Love’ 캔버스에 오일.

성 행동에 대한 선호도는 성별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남성 노인의 경우 삽입을 통한 성관계(penetrative sex)를 선호하는 반면, 여성 노인의 경우 삽입 여부와는 관계 없이 키스, 포옹, 대화 등의 애정표현과 같은 성 행동non-penetrative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성생활에 대한 우려에 있어서, 남성 노인의 경우 ‘성 욕구의 수준, 성 행동의 빈도, 발기 능력, 오르가즘에 대한 우려’가 삶의 즐거움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반면, 여성 노인의 경우 ‘성 행동의 빈도와 만족감, 오르가즘에 대한 우려’가 삶의 즐거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본 연구는 상관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 삶의 질과 성생활 간의 양방향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성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은 것인지 또는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성생활을 즐길 가능성이 높은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또한 성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화적 규범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지금껏 다루어지지 않았던 노년기 성생활에 대해 탐구하며, 노년기 성과 사랑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의의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Smith와 동료들은 노인에게 성생활에 대한 정보와 격려는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노인에게 성생활에 대해 질문하고, 성적인 어려움에 대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노년기의 성생활은 삽입이 있는 성 행위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포옹, 키스, 신체 접촉 등 상대방과의 정서적인 교감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타인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고, 친밀감과 행복이라는 긍정적 정서를 느낌으로써 노년기 우울, 고독, 외로움의 정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인해 건강한 노인들이 많아졌습니다. 사랑과 성은 인간의 본성이며,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성생활은 나이와 관계가 없으며,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에 달려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노년기 성생활에 대해 터부시하는 태도는 노인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노인의 경우 유교사상으로 인해, 노인이 성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남성중심의 성 행동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노인의 성 문화에 대해 어떤 편견도 없이 편안한 태도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회일까요? 분명한 것은, 이미 고령사회인 한국에서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 교육과 상담이 이루어져야 하며, 비용 문제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일이 없도록 의료 서비스가 지원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노인의 건강한 성생활을 이루고자하는 사회의 노력은 사회가 노인을 이해하고, 노인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정도의 차이일 뿐,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하는 고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mind

    <참고 문헌>

  • Smith, L., Yang, L., Veronese, N., Soysal, P., Stubbs, B., & Jackson, S. E. (2019). Sexual activity is associated with greater enjoyment of life in older adults. Sexual Medicine, 7(1), 11-18. DOI: https://doi.org/10.1016/j.esxm.2018.11.00
배수현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노년심리 전공 석사과정 학생이다. 김기연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주요 관심분야는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 노년기 인지기능 및 정신건강 불평등이다. 앞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는 노년기 정신건강에 있어 사회적 자본의 역할과 커뮤니티 케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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