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건강관리와 반려동물
상태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년기 건강관리와 반려동물
  • 2020.03.17 16:45
노년기 만성통증관리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분들에 늘 반려동물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한국 국민의 약 28%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현재 또는 과거에 반려동물을 길러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노인 분들을 함께 떠올리면 어떤 모습이 생각나시나요? 시골 할머니 댁의 마당에서 강아지가 뛰어놀고, 혼자 계시는 할머니께서 고양이를 예뻐하시며 적적함을 달래시는 모습이 떠오르지는 않으신가요? 실제 노년기 어르신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019년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에 발표된 Janevic과 동료들의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pet)은 노년기 만성통증 관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Javenic et al., 2019.

노년기 만성통증

“건강하시기를 기원해도 좋을까요?”

“물론이죠. 사실 이 나이에 건강하기 힘들기는 하지만요. 진짜 기원할 일은 고통을 받지 않는 거에요.”

2008년 독일 시사 주간지 <Die Zeit>와의 인터뷰에서 아흔 살의 헬무트 슈미트(독일 전 총리)가 한 말입니다. 통증 관리는 노년기의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여러 선행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노인은 최소 한 가지 내지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겪고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은 곧 만성통증chronic pain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만성통증은 노년기 삶의 질과 노인의 일상생활 기능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만성질환을 겪고 있더라도 통증 관리를 잘 한다면 계속해서 높은 삶의 질과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려동물과 인지행동 전략

Janevic과 동료들의 연구에 의하면, 만성통증을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인 인지행동 자기관리 전략cognitive-behavioral self-management strategies은 노년기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방법입니다. 인지행동 전략은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노인 분들은 동시에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하고 젊은 연령대에 비해 더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약물 복용보다는 인지행동 전략을 통한 만성통증 관리가 더욱 요구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인지행동 전략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때, 반려동물이 노인 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인지행동 전략을 실천하도록 이끄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Janevic과 동료들은 말합니다. 반려동물 돌봄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지행동 전략에는 정서 조절(웃음, 애정, 필요로 된다는 느낌), 휴식(순간순간 잊게 되는 고통), 신체 활동(반려동물 산책), 행동 활성화(침대와 소파에서 나와서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반려동물), 사회적 활동(다른 사람과의 관계 증진) 등이 있습니다.

Gabriel Metsu (1629-1667), An Old Woman Feeding a Dog, ca. 1654-57, oil on canvas, 44.5 x 33.5 cm, The Bute Collection at Mount Stuart.
Gabriel Metsu (1629-1667), An Old Woman Feeding a Dog, ca. 1654-57, oil on canvas, 44.5 x 33.5 cm, The Bute Collection at Mount Stuart.

반려동물, 누구에게나 좋을까?

반려동물 돌봄이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모든 노인 분들이 반려동물을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Janevic과 동료들의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 키우기가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죽음 애도, 반려동물에 의한 수면 방해 등은 노인 분들의 건강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의 타고난 성격은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입니다.

매우 다양한 요인들이 반려동물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본 연구 역시 반려동물이 일부 노인에게만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한계점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본 연구는 노인 분들의 교육수준 및 경제 상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한계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고 Janevic과 동료들은 말합니다. 반려동물이 있으시다면 주변에서 도움과 지지를 보내드리고,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지는 않더라도 노인을 위한 동물 치료 요법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노인과 반려동물, 상부상조!

반려동물 키우기는 아동뿐만 아니라 노년기에도 여전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Reuters health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반려동물 보유 비율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앞선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한국 역시 60세 이상의 반려동물 양육 비율이 가장 낮으며,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향후 반려동물 비양육 의향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만약 반려동물을 키워보고 싶으신 어르신이 계시다면 ‘우리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아’ 라는 편견을 가지지 말고, 이러한 긍정적인 면도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감수: 중앙대 심리학과 김기연 교수] mind

   <참고문헌>

  • 문화체육관광부. (2018). 2018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 현황 조사 보고서. http://www.korea.kr/archive/expDocView.do?docId=38280
  • Bjorklund, B. R. (2015). The journey of adulthood (8th ed.). Boston: Pearson
  • Crist, C. (2019.7.20) Pets may help older adults manage chronic pain. REUTERS. Retrieved from https://www.reuters.com/article/us-health-pain-pets/pets-may-help-older-adults-manage-chronic-pain-idUSKCN1UE219
  • Irle, M. (2015). 노인은 늙지 않는다 - 두려움 없이 행복하게 나이 드는 법. 김태희 (번역). 서울: 믿음사 (원전은 2009에 출판)
  • Janevic, M. R., Shute, V., Connell, C. M., Piette, J. D., Goesling, J., & Fynke, J. (in press). The Role of Pets in Supporting Cognitive-Behavioral Chronic Pain Self-Management: Perspectives of Older Adults.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 doi: 10.1177/0733464819856270
신동희 중앙대 심리학과 대학원 노년심리 석사과정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노년심리 전공 석사과정 학생입니다. 노년기의 행복하고 활동적인 삶에 대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