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알아가기 3_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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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알아가기 3_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 2020.03.19 10:20
성인 ADHD인들은 자신의 증상 자체가 꾸준한 관리를 방해하는 모순에 부딪힙니다. 오늘은 성인 ADHD인들의 효과적인 관리 방법에 대해서 알려 드립니다.

관리가 필요한 문제 - 성인 ADHD

성인 ADHD를 가지고 있어 다행스러우면서도 가장 짜증 나는 점은, ADHD가 당장 생명을 위협할 만큼 심한 질환은 아니면서도, 만성적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환이라는 점입니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 ADHD를 가진 성인은 ADHD가 없는 성인에 비해 정규직으로 고용될 확률이 낮고, 평균적으로 더 적은 연봉을 받으며, 교통사고나 과속의 위험도 높고, 다른 정신장애와의 유병률도 높습니다. 또한 체계적 건강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ADHD인들은 ADHD가 없는 성인에 비해 더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수명도 더 짧다는 연구 결과들도 보고되고 있습니다Barkley & Fischer, 2019.

이처럼 증상이 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ADHD 진단을 받은 경우 이 모든 증상을 당장 뿌리 뽑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고, 마치 당뇨병처럼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성인 ADHD 환자들은 질환 그 자체의 특성상 일상생활에서 꾸준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것 자체가 아주 힘들다는 데 있지요.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 투약을 잊기 일쑤고 약을 통째로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하루치 계획을 세우기 위해 플래너를 들고 자리에 앉아도 금방 주의가 다른 곳으로 분산되거나, 계획을 세우는 일 자체가 고통스러워(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전전두엽 기능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인지적 활동입니다!) 얼른 그만둬 버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ADHD인은 증상을 관리하기 위해 증상과 싸워야 한다는 모순에 매일 부딪히게 되는데, 이러한 사유로 주의 분산과 집중 사이의 어떤 경계를 넘기 위해서는 여러 특별한 조치와 조금의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터는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는 주의를 한곳으로 모으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약물치료

아동, 청소년의 경우, ADHD 증상 관리 및 치료에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것은 약물치료입니다. 성인의 경우에도 중등도 또는 중등 수준 이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에 약물치료를 1차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지요. 성인 ADHD의 경우 자극제인 메틸페니데이트와 비자극제인 아토목세틴이 보험이 적용되는데, 각각의 장, 단점이 다르고 개인마다 서로 다른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으니, 어떤 약물을 선택할지는 주치의와 상의하여 복용 약물과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관련하여 더 자세한 내용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ADHD 관련 안내를 참조하십시오.

심리치료와 자기관리

비록 약물이 1차적인 치료 권고사항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약물을 복용하기 어려운 경우(예: 임신,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심한 부작용, 높은 중독 가능성 등)가 있으며, 성인은 아동들보다 자극제 약물에 다소 낮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코칭과 심리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결합하여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성인 ADHD의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심리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가 있는데요Emilsson et al., 2011, 이 지면에서 성인 ADHD의 인지행동치료를 전부 설명하기는 어려우니 ‘맛보기’ 정도로만 소개해보겠습니다.

ADHD의 인지행동프로그램에서는 크게 업무 조직화와 시간 관리, 그리고 계획 세우기를 배우고 익힙니다. 또, 이러한 시간 관리와 계획 세우기를 방해하는 정서적 요인들(!!)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또 그런 것들은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배우지요. 예를 들면 시간 관리의 경우, 시간에 대한 인식 자체를 증대시키기(!!), 시간 관리용 수첩 만들기(최근에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방법도 생겼다고 합니다), 일상 활동 기록하기, 타이머 사용하기 등의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또, 공간과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해주는 조직화 전략도 알려 주고 함께 연습해 보는데, 예를 들면 중요도-긴급도에 따라 할 일을 나누어 중요하고 급한 일부터 차근차근 처리할 수 있게 한다든지,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주의를 잘 끌고, 손이 잘 닿는 곳에 정리하며, 중요도가 떨어지는 물건을 먼 곳으로 치우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 있는 원칙이지만, 성인 ADHD의 경우에는 이를 잘 실천하지 못하거나, 정리를 시작하려고 하면 너무나 많은 분량에 압도되어 전혀 시작하지 못하거나 중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중요

중요하지 않음

급함

 

 

 

급하지 않음

 

 

 

표1. 우선순위 정하기 방법의 예시

스스로 적용해보는 인재행동치료 책략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ADHD 인지행동치료가 적극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병,의원이나 상담센터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있기야 있겠지만, 막상 찾아가려고 하면 수소문을 해야 하는 처지이지요. 여러 가지 이유로 표준적 심리치료를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인지행동치료에서 권장하는 여러 가지 책략들을 스스로 활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저의 경우, 셀프-인지행동치료(?)의 일환으로 타이머 사용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바로 이 글도 그 타이머 덕분에 늦게나마 쓰여질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업무 중 가장 정신이 팔리는 것은 SNS입니다. 때문에 특정 SNS 사이트를 차단하는 블록 프로그램 타이머 겸 행동 제한용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림1. 사용자가 정한 시간 동안 특정 사이트 접속을 막아주는 프로그램. 성인 ADHD인의 경우 주의가 분산되기 쉬운데, 자주 주의 자원을 빼앗아가는 범인(?)이 있다면 그 범인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일에 집중하기 용이해진다. 

적절한 보상은 금상첨화

그리고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는 활동이 동반되면 금상첨화입니다. ADHD인의 경우 쉽게 지루해지거나 지칠 수 있어서, 흥미를 가지고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보통 스티커 보상을 많이 활용하는데, 시각적으로 자신이 해낸 것을 볼 수 있어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또 작은 일을 하나 수행하고 스티커를 붙인다는 행동이 의외로 큰(!) 정서적 보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40분 집중-20분 휴식 / 20분 집중-10분 휴식 루틴을 활용하고 있는데, 한 번의 집중을 끝낼 때마다 스티커 하나를 붙임+잠깐의 쉬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단기’ 보상을 주고 있고, 어느 정도 이상을 달성하면 더 큰 보상을 주는(중간 보상과 장기 보상) 방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보상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표준 인지행동치료 매뉴얼에서는 산책하기, 친구와 통화하기, 인터넷 서핑, TV 보기 등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을 보상으로 선택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보상은 무엇이든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쉽게 실행 가능한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단기 보상으로는 스티커 붙이기, 중간 보상으로는 커피 마시기, 장기 보상으로는 구매를 미루던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설정하였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써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걷기는 무엇을 위해서나 좋은 일이다. 스페인 화가 소롤라가 발렌시아 해변을 걷고 있는 부인과 딸을 포착했다. Joaquín Sorolla, 1909, oil on canvas, 205 × 200 cm, Museo Sorolla, Madrid.
걷기는 무엇을 위해서나 좋은 일이다. 스페인 화가 소롤라가 발렌시아 해변을 걷고 있는 부인과 딸을 포착했다. Joaquín Sorolla, 1909, oil on canvas, 205 × 200 cm, Museo Sorolla, Madrid.

운동

이런 말 그다지 듣고 싶지 않은 ADHD인도 많겠지만, ADHD인의 집중력 향상에 있어 유산소운동만큼 도움이 되는 활동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의 경우 각성수준을 높여주고 카테콜라민 수치를 증가시켜 주기 때문에 인지적 이점을 발생시켜줄 수 있습니다Den Heijer et al., 2017. 만성적 효과와 급성 운동 효과 모두 확인되었다고 하니, 오늘부터 계획표에는 운동을 포함시켜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ADHD의 강점 - 과집중

성인 ADHD를 가진 심리학자로서, ADHD가 가진 장점은 어떤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보이기에(그렇지 않았다면 애초에 ‘장애’라고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긴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막막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을 찾아본다면, 첫 번째는 ADHD인 특유의 과집중Hyperfocus 상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집중이란, ADHD인들이 자신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일을 할 때 평소와 달리 주변을 살피지 못할 정도로 몰두하거나, 긴 시간 집중하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Hupfeld, Abagis, & Shah, 2019.

보통 ADHD에 대해 말할 때 사람들은 주의력이 ‘부족하고’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없다기보다도 ‘통제되지 않는’, ‘주의를 분배하기 어려운’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즉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필요할 때 필요할 만큼 주의 자원을 분배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 있으면 오히려 주의자원을 과도하게 배분하게 되고, 한번 빠져들면 다른 일로 주의가 전환되지도 않아 같은 일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이 과집중의 대상이 목적 없는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일 경우 문제가 됩니다만(안타깝게도 이러한 경우가 많습니다), 보다 생산적이고 자신이나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제에 흥미를 가질 수만 있다면 과집중은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집중이 본인이 원할 때만 골라 발생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좀 까다로운 일입니다만…. 매일 해야 하는, 어쩌면 지루한 과제들을 보다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것으로 만들면 보다 쉽게 이러한 과집중상태가 촉발될 수 있다고 합니다. ADHD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재미’에 이끌리는 사람들이니까요. 1편에서 제 친구가 사용한다고 했던 ‘일상을 게임처럼 만들기’ 역시 이러한 측면을 활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ADHD의 강점 - 창의성

ADHD인의 장점 두 번째는 – 비록 아직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기는 합니다만 – ADHD 특유의 혼란한 정신이 창의성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White, 2018.

그림2. 앞서 인용한 White 등의 연구에서.
좌측은 비-ADHD인이, 오른쪽은 ADHD인이 그린 과일 그림 

ADHD가 비록 전전두엽의 기능 저하로 인해 규칙을 따르거나 ‘전통적인’ 규율에 따라 규격화된 것을 생산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확산적 사고를 가능케 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무언가를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달리 말하면, ADHD인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은 비교적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환경이라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네요. 이처럼 상대적으로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간다면,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ADHD 인 특유의 인지 양상이 강점으로 발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mind

    <참고문헌>

  • Barkley, R. A., & Fischer, M. (2019). Hyperactive child syndrome and estimated life expectancy at young adult follow-up: the role of ADHD persistence and other potential predictors. Journal of attention disorders, 23(9), 907-923.
  • Den Heijer, A. E., Groen, Y., Tucha, L., Fuermaier, A. B., Koerts, J., Lange, K. W., . . . & Tucha, O. (2017). Sweat it out? The effects of physical exercise on cognition and behavior in children and adults with ADHD: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Journal of Neural Transmission, 124(1), 3-26.
  • Emilsson, B., Gudjonsson, G., Sigurdsson, J. F., Baldursson, G., Einarsson, E., Olafsdottir, H., & Young, S. (2011). Cognitive behaviour therapy in medication-treated adults with ADHD and persistent symptom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BMC psychiatry, 11(1), 116.
  • Hupfeld, K. E., Abagis, T. R., &Shah, P. (2019). Living “in the zone”: hyperfocus in adult ADHD. ADHD Attention Deficit and Hyperactivity Disorders, 11(2), 191-208.
  • White, H. A. (2018). Thinking “Outside the Box”: Unconstrained Creative Generation in Adults with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The Journal of Creative Behavior.
임민경 범죄피해 트라우마 통합지원기관 임상심리전문가
독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현재는 임상심리전문가로서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언제나 누군가의 애독자이자 무언가의 애호가이며, 트위터 그만두어야 한다고 매일 말하지만 그만두지 못하는 트위터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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