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로봇을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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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로봇을 원할까?
  • 2020.09.07 00:05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로봇을 원할까? 그렇다면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난 글에서는 로봇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도 첫 인상이 작용하고, 외모에 대한 고정 관념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목소리를 가진 음성 에이전트 (SiriAlexa같이)나 사람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로봇을 선호하며, 그러한 로봇들에게서 더 높은 지능을 기대한다는 연구들도 소개했다.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물론 더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언어적 측면과 비언어적 측면으로 나누어 이야기 하려고 한다.

로봇도 꿈을 꿀 수있을까?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의 이야기, 영화 '아이로봇(i-Robot)'의 한 장면이다.
로봇도 꿈을 꿀 수있을까?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의 이야기, 영화 '아이로봇(i-Robot)'의 한 장면이다.

언어적 측면

SiriAlexa 와 같이 외모가 사람같이 생기지 않은 인공물이라 하더라도 일단 그 대상이 사람처럼 자연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 대상에 곧바로 사람의 속성 (나이, 성별, 성격 등)  부여하기 시작한다. 에이전트 음성의 속성에 대해서 이미 많은 연구가 있어왔다. 당연한 결과 같지만, 사람들은 컴퓨터로 합성한 음성보다 실제 사람의 음성을 더 좋아하며 사람의 음성을 가진 대상을 더욱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또한, 사람들은 그 음성이 자기 자신과 비슷한 속성 (말투, 억양, 성별)을 지닌 로봇과 상호작용 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소리와 관련하여 널리 퍼져 있는 고정 관념 중의 하나는 남녀 목소리에 대한 다른 반응이다. 고전적인 연구들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남자 목소리에 대해서는 더 신뢰감을 보이고 안전과 관련된 분야에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반면, 여자 목소리는 따뜻함과 친절함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고정 관념은 이제 많이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름이나 음성과 같은 명백한 성별 특징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고정 관념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성격과 같은 암시적인 성별에 대해서는 고정관념에 기반한 행동패턴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남성적인 성격을 가진 로봇을 더욱 신뢰하였고, 그 로봇이 남성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 여성적인 성격을 가진 로봇보다 더욱 믿을 만하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지했다Kraus et al., 2018. 또다른 최근 연구에서는 말의 내용은 로봇 선택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로봇의 성별이나 음성의 자연스러움이 로봇에 대한 인식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McGinn & Torre, 2019.

비언어적 측면

언어가 로봇 인식에 미치는 영향처럼 사람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외모를 가진 로봇보다 사람이나 동물과 같이 익숙한 외모를 가진 로봇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람들은 정서적인 표현이나 움직임이 인간과 닮은 로봇을 더 매력적이고, 쓸모 있고, 덜 기계적인 것으로 여기며 선호하였다Kishi et al., 2013. 더 나아가 필자의 연구실에서 진행했던 연구에서는 로봇의 외모와 언어 스타일 둘 중 하나만으로는 충분 조건이 되지 않으며, 여러가지 조합 중에서 사람과 더 닮은 외모를 지닌 로봇이 정서적인 언어 표현을 사용할 때에만, 참가자들이 그 로봇을 자기의 동반자로 인식한다는 것을 보였다Hosseini et al., 2017.

하지만, 이러한 선호의 경향이 누구에게나,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내향적인 사람들이나 감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오히려 기계적인 외향을 선호하였다Walters et al., 2008. 또 다른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이 인간을 닮은 로봇을 무섭다고 평가하고 공포 영화나 귀신의 집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반응하기도 하였다Lohse et al., 2007. 로봇이 사람과 비슷한 얼굴 표정을 지을 때, 참가자들이 그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불편해 했다는 것을 보고한 연구도 있다Seyama, & Nagayama, 2007. 영화 사탄의 인형에 나오는 처키를 떠올려보라!! 실제로 최근 인간-로봇 상호작용 학회에서 기조강연 중에 아주 유명한 교수님께서 자신이 만든 로봇이 너무 기이하게 생겨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 적합하지 않다며 논문을 거부당했다는 일화를 이야기한 바 있다 그 분의 로봇이 정말 징그럽게 생기긴 했다. 이러한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로봇 연구자들은 “Uncanny Valley” (불쾌한 골짜기) 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 용어는 원래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 나오는 정신분석학 용어로, 로봇 연구에서는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로봇을 보면 생기는 불안감, 혐오감, 및 두려움을 지칭한다. 로봇공학자 모리에 따르면, 로봇이 점점 더 사람의 모습과 비슷해질 수록 인간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갑자기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로봇의 외모와 행동이 인간과 거의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면 호감도는 다시 증가하여 인간이 인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의 수준까지 접근하게 된다. 여기서 '인간과 흡사한' 로봇과 '인간과 거의 똑같은' 로봇 사이에 존재하는 로봇의 모습과 행동에 의해 느껴지는 거부감이 존재하는 영역을 불쾌한 골짜기라고 한다. 이 이름은 거의 인간에 가깝게 보이는 로봇이 실제로는 인간과 다른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인간과 로봇 간의 상호작용에 필요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다는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람처럼 실수하는 로봇!

또 다른 연구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손과 팔의 몸짓에 따른 참가자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실험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몸짓 없이 말만 하는 경우, 말과 몸짓이 일치하는 경우 (예를 들어, 오른쪽이라고 말하면서 오른쪽을 가리키는 경우), 말과 몸짓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예를 들어, 오른쪽이라고 말하면서 왼쪽을 가리키는 경우) 였다Salem et al., 2013. 연구자들의 가설대로 로봇이 말과 몸짓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 사람들은 그 로봇을 더 좋아하고, 로봇과 더 현실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미래에도 더 협업을 하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 결과가 참가자들의 과제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줌에도 불구하고, 로봇의 말과 몸짓이 부분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때 이러한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 참가자들은 실수를 하는 로봇에서 더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하고 앞으로도 더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인식을 보였다. 사람들이 너무 완벽해서 빈틈이 없는 동료보다는 좀 더 인간미 넘치는 동료를 원하는 것처럼 실수도 할 줄 아는, 사람 냄새 나는 로봇을 원하는 것 같다mind

   <참고문헌>

  • Hosseini, S. M. F., Hilliger, S., Barnes, J., Jeon, M., Park, C. H., & Howard, A. M. (2017). Love at first sight: Mere exposure to robot appearance leaves impressions similar to interactions with physical robots. In 2017 26th 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Robot and Human Interactive Communication (RO-MAN) (pp. 615-620). IEEE.
  • Kraus, M., Kraus, J., Baumann, M., & Minker, W. (2018, May). Effects of Gender Stereotypes on Trust and Likability in Spoken Human-Robot Interaction. In Proceedings of the Eleven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Language Resources and Evaluation (LREC 2018).
  • Lohse, M., Hegel, F., Swadzba, A., Rohlfing, K., Wachsmuth, S., & Wrede, B. (2007, February). What can I do for you? Appearance and application of robots. In Proceedings of AISB (Vol. 7, pp. 121-126).
  • McGinn, C., & Torre, I. (2019, March). Can you tell the robot by the voice? An exploratory study on the role of voice in the perception of robots. In 2019 14th ACM/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Robot Interaction (HRI) (pp. 211-221). IEEE.
  • Salem, M., Eyssel, F., Rohlfing, K., Kopp, S., & Joublin, F. (2013). To err is human (-like): Effects of robot gesture on perceived anthropomorphism and likability. 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 Robotics, 5(3), 313-323.
  • Seyama, J. I., & Nagayama, R. S. (2007). The uncanny valley: Effect of realism on the impression of artificial human faces. Presence: Teleoperators and virtual environments, 16(4), 337-351.
  • Walters, M. L., Syrdal, D. S., Dautenhahn, K., Te Boekhorst, R., & Koay, K. L. (2008). Avoiding the uncanny valley: robot appearance, personality and consistency of behavior in an attention-seeking home scenario for a robot companion. Autonomous Robots, 24(2), 159-178.
전명훈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컴퓨터과학과 교수 공학심리 Ph.D.
가수의 꿈을 접고 전자회사에서 사운드 디자인을 하다가 영화 음악을 공부했다. 영화 음악가의 꿈을 접고 청각 디스플레이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버지니아공대 산업공학과와 컴퓨터과학과에서 Mind Music Machine Lab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기계(컴퓨터, 자동차, 로봇) 사이의 더 나은 상호작용을 디자인하기 위해 소리와 정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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